지구를 살리는 바이오플라스틱
지구를 살리는 바이오플라스틱
  • 김경선
  • 승인 2021.02.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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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개발된 지 150년. 그 사이 세상은 플라스틱공화국이 되었다.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으로 생활 곳곳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뛰어난 가성비, 편의성으로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놓았다. 그러나 이제 플라스틱은 긍정의 아이콘이 아니다. 바다에 쓰레기 대륙을 만들고,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된 지 오래.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인류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에 노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삶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을 절대 사용하지 않겠어!’라고 다짐을 해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대인의 일상을 파고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지만 비대면 사회가 초래한 배달문화는 일회용기의 사용을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플라스틱은 썩는데 무척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가 흔히 쓰는 비닐팩이 분해되는 시간은 10~20년, 플라스틱 용기는 80년에 달한다. 반면 한국에서 하루에 소비하는 플라스틱 양만해도 6400톤(2018년 기준)이니 전 세계가 일 년간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되는 지 쉽사리 감도 오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한 선물에서 재앙이 되어 버린 플라스틱의 대안을 연구했고, 바이오플라스틱을 찾아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살아있는 식물체 및 생물 유기체인 바이오매스 기반의 고분자 플라스틱을 의미한다. 바이오플라스틱에 주로 활용하는 식물계 바이오매스는 탄소를 발생시키는 화석연료와 달리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등 지속가능성이 탁월해 탄소순환 관점에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를 기반으로 바이오플라스틱은 크게 생분해 플라스틱, 산화 생분해 플라스틱,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천연고분자 플라스틱으로 분류하며, 이중 생분해 플라스틱이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쉽게 썩는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을 사용한 후 폐기하면 일정한 조건 하에서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썩지 않은 플라스틱과 달리 빠른 시간에 분해되는 친환경적인 소재지만 플라스틱을 완벽하게 대체하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다. 먼저 가성비다. 일반적인 석유계 플라스틱은 낮은 단가 대비 내구성이 우수하고 실용성이 좋은 반면 바이오플라스틱은 가격이 비싸고 강도가 약하다.

바이오플라스틱의 최대 약점은 강도다. 물성이 약하고 내수성이 취약해 장기간 보관하거나 유통할 때 제품에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셀룰로오스(섬유질) 같은 보강재를 넣어 강도를 높이는 등 약점을 보완한 신소재를 개발중이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전 세계가 이에 동참하면서 바이오플라스틱 산업도 급격하게 팽창할 전망이다. 지난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규모는 약 31조원에 달하며 2022년에는 45조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바이오플라스틱 산업 육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C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 필름을 상용화했으며, LG화학은 지난 10월 100% 생분해성 단일 신소재를, SK케미칼은 옥수수를 발효해 만드는 친환경 바이오폴리올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 롯데케미칼, 대상, 효성티앤씨 등 국내 많은 기업들이 바이오플라스틱 및 섬유 개발에 앞장서며 더 나은 미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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