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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서 미안, 제주의 매력적인 스폿
몰라봐서 미안, 제주의 매력적인 스폿
  • 조혜원 | 조혜원
  • 승인 2021.02.1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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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 달 살기 여행자가 추천하는 한적한 탐라 여행지

여행이 조심스러워진 요즘, 제주엔 매력적이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비교적 한적한 여행지가 숨어있다. 평일 낮엔 거의 아무도, 주말이라도 어쩌다 가끔 멀찍이서 사람을 마주칠 수 있는 언택트 여행지.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인 곳들을 소개한다.

돌문화공원
신비로운 돌의 공원

‘제주도 어디가 제일 좋냐’는 질문에 여행기자들이 비밀처럼 넌지시 말해주던 장소는 돌문화공원이다. 화려하거나 특별히 아름다운 장소는 아니지만 가보면 참 좋을 거라고, 흐리거나 안개 낀 날 간다면 신비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거란 조언도 함께. 이름도 생소한 돌문화공원은 이름처럼 돌에 관한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돌문화공원은 설문대할망과 오백 장군의 돌에 관한 전설을 테마로 100만 평의 드넓은 대지 위에 설립된 생태공원이다. 그중 80%가 돌, 나무, 넝쿨들이 엉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곶자왈 지대다. 그러니 돌문화공원에 갈 땐 발이 편한 운동화와 숨을 깊이 들이마실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돌문화공원은 크게 세 코스로 나뉘어 있다. 1코스 신화의 정원은 실내 박물관과 야외 정원이 어우러진 곳, 2코스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돌 문화를 관람할 수 있는 야외전시장, 3코스는 제주 전통한옥마을이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돌이 늘어선 길을 지나면 둘레 125m의 둥그런 연못 안에 하늘이 찰랑거린다. 놀랍게도 하늘 연못은 돌 박물관의 옥상이다.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지도록 구릉지를 이용해 지하에 박물관을 지었다. 돌 박물관에서는 지구의 시작부터 작은 조약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제주도의 탄생에 대해 알 수 있다. 기이한 모양의 돌이 가득하고 시각 자료가 알차 교과서에 나올 법한 지루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박물관을 나와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걸으면 꼬마 돌 마을에 온 듯 숲 곳곳에 키1m 미만의 작은 동자석들이 숨어 있어 제주의 옛 돌 문화를 자연스럽게 관람할 수 있다. 제3코스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제주의 옛집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세거리 집, 두 거리 집, 말 방앗간 등 마을의 형태를 재현했다. 3코스만 둘러보는데도 50분은 소요되니 체력이 허락하지 않거나 시간이 없다면 지나쳐도 좋다.

3코스를 지나 출구로 가는 길은 다시 1코스인 신화의 정원이다. 돌문화공원을 추천해 줬던 사람들이 말했던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모아이 석상처럼 커다란 하르방, 사람 키만 한 석상들이 군집해있다. 거대한 석상의 나라에 들어간 난쟁이가 된 기분이랄까? 비가 오거나 안개 낀 날이라면 신비로움이 극대화된다. 이곳에서 설문대할망과 오백 장군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 흥미로운 설화는 돌문화공원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시길.

제주 조천읍 남조로 2023
09:00~18:00 (첫째주 월요일 휴원)
성인 5천원, 청소년 3500원
064-710-7734

평화통일 불사리탑
의외의 일몰 조망지

조천읍 일주동로를 달리다 보면 거대한 돔 형태의 이국적인 사원이 불쑥 머리를 내밀고 있다. 거의 매일 보면서도 ‘가 봐도 되는 건지’ 고민하며 지나치다 용기를 냈다. 이 이국적인 공간은 대한불교 조계종의 평화통일 불사리탑이다. 관광지는 아니지만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볼 때보다 사원에 들어섰을 때 더 이국적이다. 국내의 다른 사찰에선 보기 힘든 독특한 형태의 탑, 키 큰 야자수 덕에 해외 관광지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평화통일 불사리탑은 일제강점기와 제주 4·3 사건 당시 억울하게 숨진 수많은 영령들을 위로하고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창건됐다. 불사리탑 정문이 백두산 천지를 향해 있는데 이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통일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찰의 형태, 기둥의 개수, 탑의 높이까지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불사리탑의 바닥 원형이 360평인 것은 둥근 우주의 평화와 행복을 상징하고, 1층의 기둥 32개는 관세음보살 32응신을 나타내며, 3층의 면적 108평은 108번뇌를 상징한다. 탑 꼭대기 황금 사리탑에는 석가모니의 사리가 봉안돼 있으며 건물의 3층을 돌며 탑돌이를 할 수 있다.

종교와 관계없이 노을 지는 시간 또는 구름이 웅장한 날 조천읍을 지난다면 평화통일 불사리탑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바다처럼 잔잔하게 펼쳐지는 하늘과 멋진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3층에 올라 정면을 바라보면 거대한 불상 뒤로 아기자기한 조천읍과 바다가 펼쳐지고, 탑을 따라 빙 돌아보면 한라산 능선 옆으로 달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해가 저물며 하늘이 불타오르고 있는데 마땅한 일몰 명소를 찾지 못했다면 평화통일 불사리탑으로 가면 된다.

제주 조천읍 일주동로 884

거슨세미오름
사려니 숲보다 신비로운 편백 숲

키 큰 나무가 길게 늘어선 길 끝에 놓여있는 민트색 차와 이국적인 숲의 분위기로 요즘 뜨는 핫플인 안돌오름과 비밀의 숲, 그 바로 옆 거슨세미오름에 멋진 숲길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밀의 숲으로 들어가는 수많은 차가 거슨세미오름 입구를 지나친다. 거슨세미오름은 정상이 아닌 둘레길을 걸어야 한다. 삼나무와 편백이 사려니 숲보다 울창하고 빼곡하게 자란 960m의 긴 숲길을 고즈넉하게 즐길 수 있다. 거슨세미오름 입구에서 왼편으로 가면 거슨세미물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편이 비자나무 조림지와 편백 숲길이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입구에 이정표가 있으니 점선으로 표시된 삼나무, 편백 숲길 방향으로 가면 된다.

오름 아래를 빙 둘러 걷는 길이라 평지에 가깝게 완만하고 사람이 많지 않다. 시작부터 키 작은 비자나무가 귀여운 터널을 만들며 늘어서 있다. 비자나무숲은 송당리 주민들이 직접 조림하고, 열매를 채취하는 곳이다. 귀여운 열매가 달려있어도 사진만 찍고 지나치도록 하자. 아주 작은 개울을 건너면 삼나무와 편백 숲길이 시작된다. 나무가 산책길 양옆만 채운 게 아니라 수백 미터에 걸쳐 자생한 숲이라 걷다 보면 숲의 일부가 된 듯하다. 피톤치드를 듬뿍 들이마시며 걷다가 오르막길에 계단이 시작되면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면 된다. 높지 않은 오름이니 정상에 올라가 보는 것도 괜찮다. 둘레길 만큼이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의 숲도 자연 그대로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제주 구좌읍 송당리 산 145

도두봉
비행기가 손에 닿을 듯한 오름

많은 여행자가 여행의 첫날이나 마지막 날은 공항 근처로 숙소를 잡는다. 보통 맛집 탐방을 하거나 기념품을 사기 위해 시간을 비운다. 공항 근처는 관광지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지만 제주도는 섬 전체에 멋진 명소가 가득하다. 심지어 공항 바로 뒤에 있는 낮은 오름도 제주의 숨겨진 비경 31에 드는 명소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67m의 낮은 오름에서도 사방으로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도두봉은 10~15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바다와 공항 활주로 중간에 자리한 오름이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멋진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한쪽으론 짙푸른 바다와 항구가, 뒤편으론 한라산을 병풍 삼아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공항이, 또 한쪽으론 장난감 같은 마을이 있다. 사방이 트여있으니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오름 정상 부근 길 양 끝에 머리를 맞대고 자란 나무터널에서 바라 보면 키세스 초콜릿 모양의 하늘이 보인다. 일명 ‘키세스존’이라고 불리는 포토존이다. 최근 ‘인스타 핫플’을 찾아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대부분 사진만 찍고 금세 돌아 내려가 오름 정상 부근은 비교적 한적하다. 뒷동산 같은 오름 능선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거나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제주 도두일동 산 1

별방진
바다와 마을의 경계를 걷다

제주 동쪽 하도리는 왠지 발걸음이 느려지는 동네다. 관광객으로 활기 넘치는 세화해변을 지나 해안 도로를 조금만 달리면 파란 하늘과 바다 사이에 ‘Hado’라는 커다란 알파벳이 놓여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반듯한 돌로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성벽이 바다와 마을을 나누고 있다. 제주도 기념물 24호인 별방진이다. 제주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다 보니 3.5m의 성벽이 거대하게 느껴진다. 외구로부터 제주 동부 지역을 지키던 최대의 군사기지로 하도리의 옛 지명이 ‘별방’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별방진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무뚝뚝해 보이는 성벽이지만 그 위에 서면 꽤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성벽 안쪽으론 제주 전통 돌담과 알록달록한 지붕이 귀엽게 마을을 이루고, 성벽 밖은 고요하고 한적한 바다다. 봄엔 성벽 안쪽으로 노란 유채꽃이, 여름과 가을엔 초록의 농작물이 성벽 주변의 풍경을 다채롭게 만든다. 성의 둘레는 950m로 성벽을 따라 걸으면 마치 하늘에서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성벽 위에 서서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종종 오지만 방문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커다란 돌로 반듯하게 쌓아 올린 성벽은 폭이 꽤 넓어 안정적이지만 난간이 없고 바람이 심한 날엔 안전의 주의해야 한다.

제주 구좌읍 하도리 3354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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