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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꿈을 꾸는 곳
지속 가능한 꿈을 꾸는 곳
  • 고아라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21.02.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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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운유 안지혜 대표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고 피카소가 말했다.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들의 그림을 제품에 담아내고 그 아이들이 자라 추억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패션을 전개하는 오운유. 안지혜 대표를 만나 진정한 ‘지속 가능’이란 무엇인지 들어봤다.

오운유’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나요?
‘나의’라는 뜻의 ‘오운Own’과 ‘너’라는 뜻의 ‘유You’를 합친 이름이에요. 엄마의 시선에서는 소중한 아이들이 될 수 있고, 아이의 시선에서는 소중한 물건들이 될 수 있겠죠. 각자의 시선에서 가장 소중한 ‘나만의 무언가’를 생각하는 마음을 브랜드에 담고자 지었습니다. 브랜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인 딸의 이름 ‘온유’에서 따오기도 했어요.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로고가 귀여워요딸의 스케치북을 보던 중 우연히 발견한 그림이에요. 딸을 생각하며 시작하게 된 브랜드인 만큼 이 그림을 로고로 사용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잘나가던 패션 디자이너였다고 들었어요
벌써 20년 전이네요. 쌈지의 대표 캐릭터인 딸기, 코오롱의 국민 배낭 브랜드인 루카스, EXR KOREA 등 다양한 기업에서 패션 아이템 디자이너로 15년 정도 일했습니다. 당시에는 판매량에 초점을 둔 디자인에 몰두했어요. 제작비의 손실보다는 빠르게 변하는 패션 트렌드의 시기를 놓치는 시간적 손실이 더 크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다보니 재고로 남겨진 제품과 부자재의 양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문득, 제품을 양산하는 디자이너가 이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오운유>를 론칭하게 됐습니다.

<오운유>는 아이들의 그림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유명해요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을 때부터 완성도 높은 그림보다, 어딘가 부족하지만 정감 넘치는 아이들의 아트워크스러운 그림을 좋아했어요.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원하는 그림을 하나씩 수집해 가던 중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저희 아이들이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오운유의 첫 시작은 아이들의 스케치북 한 켠에서부터였습니다. 저희 딸 ‘온유’에서 시작해 캐나다에 사는 션, 아라 남매, 일본에 사는 유이, 뇌전증을 앓고 있는 민준이,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지원이 등 현재까지 11명의 ‘오운유 키즈 크리에이터’들이 저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을 수집하고 선정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업 초기에는 세부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아이들의 그림을 무작정 수집해 그래픽화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 함소아한의원과 협업을 통해 첫 번째 공모전을 진행했어요. 당시 500점이 넘는 그림이 응모가 됐습니다. 이후부터는 다문화 사회적 기업과의 공모전, 자체 공모전, 특수 학급 친구들과의 미술 수업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이들의 그림을 만나고 있습니다. 선정 기준을 이야기하자면, 기술적으로 잘 그린 그림보다 스토리가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나아가 그 스토리와 그림을 오운유의 제품에 녹여냈을 때 시너지가 될 수 있는 작품을 최종적으로 선정합니다.작품 선정 후에도 고민은 계속됩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린 그림을 제품에 어떻게 담아낼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원화를 바탕으로 그래픽 이미지를 정리하고, 그림이 제일 돋보일 수 있도록 형태를 디자인한 후, 소재와 컬러 조합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 샘플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판매와 수익에 대한 고민도 클 것 같아요
<오운유>에서 제품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해치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입해야 가치가 발현되기 때문에 동시에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그림에 100% 치우치다 보면 개성은 넘치지만 시장성은 없는 제품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림에 대한 오리지널리티와 상품성,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디자인으로 출시됐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오운유의 제품 대부분이 업사이클링으로 제작됩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는 이유는?
환경 문제가 가장 큰 숙제가 된 시대입니다. 제품 디자이너로서 제품 양산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마음과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운유에서 주로 사용하는 업사이클링 소재는 자투리 가죽입니다. 자투리 가죽이 많이 남는 가방 및 소파 제작 공장에서 정기적으로 기증을 받아 피할 작업과 재단 공정을 거친 후 제품으로 완성시키는 방식입니다. ‘아이의 그림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한 뼘 크기의 작은 가죽이라도 쓸 가치를 연구하는 브랜드’를 소셜 미션으로 삼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할 예정입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나요?
기증된 원단이나 가죽은 아무래도 다품종 소량의 특징을 갖습니다. 그렇다 보니 제품을 제작할 때마다 소재와 컬러가 달라지게 되죠. 제품을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소재와 색상이 달라져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연구합니다. 리오더 시에는 작업 지시서를 만들 때마다 소재의 매칭을 다시 생각하고 촬영 역시 다시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동일한 디자인이라도 소재와 컬러가 다르게 생산되다 보니 리미티드 제품의 성격을 띠기도 합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고민이 많아요. 다양한 컬러와 재질의 작은 가죽을 재단해야 하니 만들기 까다로워 작업 가공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거든요. 사업 초반에는 ‘돈도 안되는 리사이클링 제품은 아예 받지 않겠다’며 거절하는 공장도 있었죠. 다행히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고 리사이클링 제품의 판매량도 늘어 가공이 가능한 공장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시중에 폐 페트병 원사로 재직된 원단들을 새롭게 구매하여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는 방법도 있지만, 버려지는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인가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은 물론, 직접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새활용 복합 문화공간이에요. ‘오운유’를 포함해 업사이클링을 추구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반인도 자유롭게 찾아와 업사이클링 제품이나 재료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오운유와 같은 업사이클링 기업들에게 공간을 지원해 주고 판로 연계, 전시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명 업사이클링 브랜드 중에도 이곳을 거쳐간 곳이 많습니다.

대기업과도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이후 DIY 키트가 유행인데요, 오운유에서는 2015년부터 DIY 키트를 주력으로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으로 좋은 기회를 통해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증권, 넥슨재단, 포스코 인터내셔널, 신한카드, 신한은행, LG 헬로비젼 등 다양한 대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팀과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대기업의 CSR 팀과 협업하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에게 사회적으로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교육청 등 많은 기관에서 환경 교육을 위해 오운유를 찾아주시는 데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2021년에는 기존과 차별화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열심히 기획 중입니다. 오운유의 소셜 미션인 ‘아이의 그림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한 뼘 크기의 작은 가죽이라도 쓸 가치를 연구하는 브랜드’를 실천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패션에도 꾸준히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세계의 다양한 아이들과 협업을 통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그 아이들이 자라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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