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의 대표 주자 캠핑. 오토캠핑, 백패킹, 차박, 캠핑카 등 캠핑의 종류와 캠핑족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SNS에는 캠핑 콘텐츠 인기가 고공 행진 중이고 캠핑 브랜드 업체는 연일 품절이라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캠핑 한번 해볼까’라고 고민하는 캠린이에게 장비 리뷰, 캠핑장 추천, 캠핑 필수 팁을 알려주는 캠핑 유튜버 세 팀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생존 캠핑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반인스타 감성을 지향하는 유튜버 야만인들입니다. 야만인들은 아름답거나 고급스러운 캠핑을 즐기지 않습니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경험을 할지보다 장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현대사회에 시니컬한 풍자를 던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값비싼 장비보다 강한 정신과 체력을 앞세웁니다. 한편으로 지지리 궁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좋은 장비가 없다고 불편하지 않거든요. 생존에 필요한 장비만 갖고 오로지 자연에서 진정한 ‘나’를 만납니다. 그렇다 보니 오지에서의 생존 캠핑이라는 키워드를 얻게 된 거 같아요.
오지 캠핑이 만만치 않을 거 같아요.
3년 전 폭염경보가 발효됐던 날 카약을 타고 인천 무인도로 향했어요. 내륙에서 보트로 고작 십분 걸리는 섬인데도 무인도라고 불려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섬에 도착하자마자 모래사장은 화염처럼 뜨겁고 나무 한 그루 없었죠. 낮에는 더위, 밤에는 벌레의 습격. 섬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기로 계획한 캠핑은 단 이틀 만에 끝났죠. 미시령 옛길에서는 구급차를 부를 뻔했어요. 미시령의 칼바람은 보잉 747의 프로펠러처럼 무자비했죠. 새벽 3시쯤 한 무리의 사람이 텐트를 밖에서 말을 걸더라고요. “일행 중에 저체온증에 걸린 사람이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한 사람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쓰러졌어요. 침낭을 펼쳐 덮어주고 리액터로 온기를 채우니 그제야 정신을 차렸죠.
안전한 겨울 캠핑을 위해서 반드시 준비할 장비는 무엇일까요?
바라클라바, 후드 넥워머, 울 양말이 필요해요. 겨울엔 보온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얼굴 전체를 덮어주는 바라클라바를 착용하고 잠들면 체온 유지에 효과적입니다. 바라클라바 위에 후드 넥워머를 이중 착용하면 극동계에서 엄청난 보온 효과를 발휘하고요. 겨울 캠핑에서 양말이 땀에 젖으면 망치로 발가락을 때리는 듯한 통증이 몰려오죠. 그 상태로 칼바람을 맞으면 날카로운 면도칼로 베는 듯한 고통이 느껴질 거예요. 재빨리 울 양말로 갈아 신으면 보온은 물론 이부자리에 누운 것만큼 강렬한 쾌락을 만끽할 수 있어요.
하드코어 한 캠핑을 즐기는 캠퍼에게 겨울 캠핑지를 추천해주세요.
설동 캠핑을 추천해요. 눈으로 쉘터, 테이블, 체어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강원도 대관령은 매년 폭설이 내리니까 고민하지 말고 텐트 대신 삽을 들고 캠핑을 떠나세요. 설동에서도 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어요. 설동 안에서 조명을 켜면 내부가 운치 있게 변하는데, 설동 안에 있는 것만으로 영험한 기분이 들어요. 무엇보다 설동에서 하룻밤 보내면 웬만한 겨울 캠핑은 애들 장난처럼 보일 정도로 성장할 수 있어요.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야만인들은 그 흔한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가 없는 유튜버예요. 힐레베르그 텐트나 날진 물통도 없죠. 편집자 구할 형편도 아니라 영상 업로드가 비정기적이고요. 영상을 자주 올려야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떡상할 수 있는데 애초에 자주 올릴 수 없어서 기대도 안 해요. 그저 손익 분기점만 제발 넘어줬으면 해요. 아무래도 유튜브만으로 먹고 살 수 없어서 가평에 캠핑장을 오픈했거든요. 그런데 폭우로 시설물이 유실되면서 캠핑장 장사를 못 하고 있어요. 그래서 파산 여행이라는 콘텐츠로 오토바이 전국 유랑을 떠났어요. 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오토바이를 타고 전 세계 여행도 떠날 거고요. 언젠가 유튜브 후원금으로 캠핑을 떠나는 날이 오면 그때 정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