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의 환경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파타고니아의 환경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 김경선
  • 승인 2020.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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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면, 재활용 다운, 율렉스 등 끊임 없는 친환경 소재 개발

환경을 지키겠다는 파타고니아의 노력은 시종일관 정직하다. 제품을 만드는 것과 환경보호라는 역설적인 관계 속에서 지구를 위한 가장 최선의 길을 고민한다. 그리하여 누구 보다 먼저 유기농 목화에 주목하고, 재생 소재에 관심을 가졌다. 파타고니아의 목적은 언제나 ‘친환경’이다.

©PATAG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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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면 ORGANIC COTTON
우리는 새하얀 눈송이처럼 깨끗한 목화가 자연스럽고 순수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미국의 농업 면적 중 불과 1%밖에 되지 않는 목화 재배에 화학 물질은 전체 사용량 중 10%나 쓰이며, 특히 파타고니아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기르는 목화에만 매년 3만1300톤의 화학 물질이 비행기로 살포된다. 합성 비료, 토양 첨가제, 고엽제 등은 땅과 강, 공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생명을 끔찍하게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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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파타고니아는 면 생산 방식을 조사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의류 제조의 상당 부분을 면 소재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브랜드 철학에 위배되는 목화의 사용을 지속하기 힘들다고 결정한 후 유기농 목화에 주목한다. 해로운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기른 목화는 생물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물론 일반 면 보다 품질이 더 뛰어나다. 그러나 유기농 목화를 기르는 농장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새로운 협력자들을 수배한 파타고니아는 그들의 개방적인 태도와 지혜로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1996년 이후 모든 면 의류에 ‘유기농 면’만 사용하고 있다.

재활용 나일론 RECYCLED NYLON
나일론 섬유도 폴리에스터처럼 원재료가 석유다. 오랜 시간 재생 폴리에스터를 사용해 환경오염에 대처해온 파타고니아는 지난 5년간 재활용 나일론에 주목했다. 고분자 화합물인 나일론은 폴리에스터 보다 재활용이 훨씬 까다롭다. 파타고니아는 방적 공장에서 모은 원사, 직조 공장에 버려진 자투리 천을 모아 오랜 시간 연구 및 개발을 거쳐 엄격한 생산 기준에 적합한 재활용 나일론을 개발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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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폴리에스터 RECYCLED POLYESTER
환경에 대한 고민은 소재 개발로 이어졌다.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한다면 지구와 브랜드 모두 상생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다’ 생각한 파타고니아는 1993년 아웃도어 의류 회사 최초로 사람들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 병으로 재활용한 플리스 원단을 만든다. 폴리에스터의 원료는 석유다. 재생 폴리에스터 소재를 활용할수록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고 쓰레기양도 감소한다. 파타고니아는 재생 폴리에스터를 캐필린 베이스레이어, 각종 쉘 재킷, 보드 쇼츠, 플리스 등 다양한 의류에 적용하며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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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퍼프 MICRO PUFF
동물에게서 직접 털을 채취해야하는 다운은 동물복지라는 윤리적인 문제와 더불어 생산공정을 일일이 추적하기가 쉽지 않은 벨류체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운 충전재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잔인한 방법으로 다운을 채취하는 문제가 세계 곳곳에서 불거졌고 파타고니아는 새로운 보온 소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천연 소재가 아닌 합성소재로 다운의 품질을 재현하기 위해 다년간의 테스트와 개선 과정을 거친 파타고니아는 마침내 마이크로 퍼프를 개발한다. 4년간의 필드테스트, 830시간의 소재 개선 과정, 6천 피트에 이르는 등반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신소재는 다운의 보온성과 압축력에 뒤지지 않는 기능성 충전재다. 마이크로 퍼프는 열을 가둬두는 합성 보온재 플루마필PlumaFill을 적용해 무척 가벼우며 열 손실을 최소화해 악천후에서도 따뜻함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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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다운 RECYCLED DOWN
다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버려지는 다운이 엄청나다. 파타고니아는 폐기물을 줄이고 리사이클 운동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재활용 다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파타고니아가 사용하는 재활용 다운은 기존에 사용한 쿠션과 침구, 중고 다운 제품에서 얻은 거위털과 오리털을 혼합해 만든 600 필파워의 고품질 충전재다. 다운은 품질에 따라 기능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애초에 믿을만한 다운을 수거해 처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파타고니아는 고품질의 재활용 다운을 제작하기 위해 가족 소유의 회사에서 다운 수거와 처리를 진행하며 투명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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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렉스® YULEX®
1930년 첫 선을 보인 네오프렌Neoprene은 오랜 시간 워터스포츠 의류의 대표 소재로 사랑받아왔다. 서퍼들을 위한 웻수트 디자인에 앞서 당연히 소재 파악에 들어간 파타고니아는 네오프렌이 원유에서 정제한 석유 화학 물질인 부타디엔을 염소 처리하고 중합해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에 큰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네오프렌 대신 메리노 울로 웻수트 안감을 사용하기도 하고, 석유 추출물인 부타디엔 대신 석회암에서 추출한 아세틸렌으로 만든 네오프렌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들 역시 재생은 불가능했다. 포기하지 않고 소재 개발에 집중한 파타고니아는 2008년 율렉스 사와 제휴 끝에 식물에서 추출해 재생 가능한 네오프렌 대체품 율렉스를 개발한다. 2016년부터 파타고니아는 열대 우림 연맹Rainforest Alliance 인증 산림 관리 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농장에서 생 라텍스를 공급 받아 불순물을 99% 이상 제거한 후 내구성이 강하고 자극은 없는 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율렉스는 기존의 네오프렌 보다 CO₂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감소한 친환경 소재로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실현한 신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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