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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여행] 낭만이 깃든 고택에서의 하루
[안동여행] 낭만이 깃든 고택에서의 하루
  • 박신영, 고아라 기자 | 아웃도어DB
  • 승인 2020.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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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의 숨은 핫플레이스 공개

색바랜 단청 하나로 몸가짐을 바로 하게 되는 안동. 한국 대표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에서는 자연스레 모자를 벗게 된다. 일본이 독립 정기를 끊겠다며 임청각 마당에 철길을 세우고 행랑채와 부속 건물을 헐었지만 우리의 독립 투지는 여전히 불타올랐다. 안동에 가면 충, 효, 예, 지를 지킨 선비 정신이 되살아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삼십분간 달려 도착한 지례예술촌은 조선 시대 전형적인 사림파 집안답게 첩첩산중 속에 묻혀 있었다. 조선 숙종 때 대사성을 지낸 지촌 김방걸과 그의 후손이 지례예술촌에 의성 김씨 집성촌을 이룬 것. 조선을 담은 지촌 종택과 지산 서당을 중심으로 행랑채, 별당, 정곡 강당 등이 고스란히 자리한다.

커다란 대문을 밀고 고택 내부로 들어서면 넓은 앞마당이 나타난다. 마당 주위엔 하회탈과 호패 등 조선 시대에 사용했던 소지품들이 가지런히 놓였고 그 뒤로 푸른 임하호가 유유자적 흐른다. 임하호 앞에 마련된 두 개의 흔들의자에 앉으면 맑은 새소리와 시원한 바람 소리가 귀를 훔친다. 단지 그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 현실과 동떨어지고 나와 자연에 몰입하게 된다.

행랑채에서는 자연이 고스란히 내부로 들어온다. ‘자연의 경치를 빌려 집으로 들이다’라는 뜻의 차경. 넓은 창호지 창을 개방하면 임하호와 와룡산의 수려한 풍경이 방안으로 쏟아진다. ‘자연을 소유하지 않고 잠시 빌린다’는 선비들의 정신이 지례예술촌에 숨 쉬는 셈이다.

안동 고택으로 유명한 농암종택, 수애당, 하회마을은 물론 도산서원과 병산서원도 마찬가지다. 안동의 길가에 놓인 고택어디에서든 조선 선비의 얼을 엿볼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마을, 안동 여행 코스

병산서원
하회마을과 함께 안동 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 낙동강 물길이 감싸고 있는 화산 양쪽 끝에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각각 자리하고 있다. 병산서원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으며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로 꼽힌다. 17세기 초 사설 교육제도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이후에 건립돼 전형적인 서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외삼문, 누각, 강당, 내삼문, 사당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있고, 강당 앞쪽에 동재와 서재가, 뒤쪽에 전사청과 장판교가 자리한다. 병산서원의 핵심은 만대루. 정면 7칸, 측면 2칸의 양옆으로 긴 형태를 띤 건축물로, 성리학 유생들이 학문을 토론하던 곳이다. 만대루에 서면 앞쪽으로 푸른 하늘과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병산서원의 일꾼들이 사용하던 화장실도 흥미롭다. 일명 ‘달팽이 뒷간’이라 불리는데, 달팽이 모양처럼 둥글게 설계돼 출입문이 없어도 안이 보이지 않는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월영교
낮에는 현지인의 최애 산책로, 밤에는 야경 맛집으로 꼽히는 곳.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인 월영교다. 낙동강을 감싸는 산세와 울타리 같은 지형,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특히 밤이면 다리 전체에 조명이 켜져 탄성을 자아낸다. 미투리를 닮은 월영교에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 불리는 가슴 저린 사연이 담겨 있다. ‘원이 엄마’라 불리는 한 여자가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애절한 편지 한 통을 쓰고, 본인의 머리카락을 엮어 미투리를 만들었다. 1998년 정상동 택지 개발 공사 당시, 한 묘에서 건장한 남자의 유골과 함께 여자의 편지와 미투리가 발견되면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를 기리기 위해 미투리를 모티프로 월영교를 만들고, 다리 인근에 ‘원이엄마테마길’을 조성했다. 이 길에는 원이 엄마의 편지 내용과 스토리가 전시돼 있다. 월영교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다리 입구에 위치한 안동물문화관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물 위로 시원하게 뻗은 월영교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내려다볼 수 있다.

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잇다
안동에서 나고 자란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디저트를 만드는 찻집. 정갈한 외관과 나무로 꾸며진 내부 공간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실내는 옛한옥을 그대로 옮긴 듯 나무 창살이 있는 미닫이문, 사랑채를 연상시키는 마루가 있고 전통적인 소품들로 꾸며 정감 넘친다. 인기 메뉴인 인절미 쿠키와 인절미 케이크는 안동 콩고물로 만들고, 단호박라떼와 애플비트 역시 안동 종택에서 재배한 작물을 사용한다. 디저트와 음료 모두 수제로 만들어 신선하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찻집 한쪽에는 안동 공예가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어 기념품을 구입하기도 좋다.

경북 안동시 태사길 14-2

예미정
안동의 전통 상차림을 맛보고 싶다면 예미정으로 갈 것. 웅장한 규모의 한옥으로 지어진 외관만 봐도 전통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안동 전통 음식인 부추 콩가루 찜, 북어보푸라기, 청포묵, 탕평채 등을 선보이는데, 모든 음식에 안동 콩가루를 넣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예미정은 몸에 좋은 음식만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물 반찬 하나도 기름에 볶지 않고 물에 쪄낸다. 음식을 주문하면 다양한 안동 전통 밑반찬이 한 상을 가득 차려지고, 후식으로 전통 식혜와 안동 국수까지 제공돼 든든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경북 안동시 옹정골길 111

빈티지 룸 시실리
낙동강이 감싸듯 흐르는 용상동에 위치한 빈티지 숍. 앤티크 제품을 사랑하는 주인장이 해외여행을 다니며 발품 팔아 모은 빈티지 소품을 판매한다. 유럽과 북미에서 수집한 빈티지 촛대, 램프, 밀랍 초, 빈티지 보석함 등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 가득하다. 주인장이 가장 애정 하는 물건은 촛대. 초를 태운 자리에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촛대를 좋아해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하나씩 모았다. 이미 단종된 제품이거나 한정판으로 출시된 것이 많아 시실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촛대가 대부분이다. 빈티지 촛대와 함께 사용할 캔들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원 데이 클래스를 운영한다. 유니크한 소품을 좋아하거나 모으는 사람이라면 꼭 들러볼 것. 오픈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 SNS에서 미리 확인해보고 방문해야 한다.

경북 안동시 전거리5길 92

하회마을
‘안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 명소. 낙동강이 ‘S’자 모양으로 마을을 감싸 안듯이 흘러 ‘하회(河回)’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선 시대부터 600여 년간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고 있는 집성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전통 와가와 초가가 잘 보존돼 있어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예부터 안동에서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곳이라 불렸으며 조선의 대유학자이자 <징비록>의 저자인 서애 류성룡이 나고 자란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서민들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선비들은 ‘선유줄불놀이’를 즐겼는데, 그 문화 역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160만 평 부지에 류성룡 생가, 병산서원을 비롯한 수십 개와 초가집과 기와집이 모여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단 현재에도 약 125가구가 실제 거주하고 있어 조용히 둘러봐야 한다. 면적이 워낙 크다 보니 전체를 둘러보려면 적어도 반나절 이상 걸린다.

경북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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