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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신간]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 김경선 | 사진제공 위즈덤하우스
  • 승인 2020.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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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화려한 이미지에 가린 어두운 내면을 속속들이 비춘 손미나 작가의 첫 번째 심리 에세이. 모처럼 맞이한 휴식, 홀가분하고 행복해야 마땅한 순간에 느닷없이 불행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우울과 무기력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이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이 어딘가 비틀려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와 내 인생을 사랑하는 만큼 열심히 사는 것이 정도라고 믿었지만, 그 노력이 내 마음을 잔인하게 찌르고 있었다’는 고백. 이 책은 평생 선한 열정과 강한 의지로 살아온 한 여성이 존재 하는지도 몰랐던 상처를 하나씩 찾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의도는 선하나 내게는 나쁜’ 열정과 노력을 바로잡아나가는, 열심히 살수록 상처만 늘어가는 이들에게 반드시 들려주고 싶은 성찰기다.

살다 보면 종종 우리 앞에 일종의 ‘신호’가 나타날 때가 있다. ‘천천히 가’ , ‘방향을 틀어’ 더이상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걸어’. 신호를 알아채고 탄력적으로 삶을 재설정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대부분은 아예 알아채지 못하거나, 무시하거나, 알아도 어쩔 도리가 없어 변화를 도모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인 끝에 결국 못 본 채 넘어가기엔 너무나 큰 사건이 인생을 강타했고, 꽤 힘겹게 그 수렁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8쪽 프롤로그 중에서

넘치는 행복감을 만끽할 줄 알았던 그 순간, 털끝만큼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사람들이 간혹 유체이탈을 경험했다는 증언을 하지 않던가. 바로 그렇게 마치 남의 방 안을 들여다보듯, 제삼자의 눈으로 내 무의식의 세계를 목격한 것이다. 적막함으로 가득한 그곳에는 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그 문장의 뜻을 인식하는 찰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 들었다. 거의 반사적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심호흡도 해보고 차도 마시고 눈앞의 풍경에 집중하려 애써보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 문장은 점점 또렷하게 커지며 내게로 다가왔다.
24~25쪽, 1부 ‘나는 행복하지 않다’ 중에서

결국 어디서 살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결정하는 건 자기 인생을 대하는 태도다. 행복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이 무엇인지, 자기 삶의 어느 부분에서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야 할지 아는 것.
132쪽, 2부 ‘음미하는 삶’ 중에서

“내가 나 자신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나요? 내 몸 대신 저 앞에 있는 사람의 단단하고 날렵한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요? 그건 너무나 큰 배신행위나 마찬가지예요.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을 못마땅해하고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명심하세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자신이 만들어놓은 한계의 노예가 되는 겁니다.”
143쪽, 3부 ‘내가 나 자신이 아니기를 바란 적이 있나요’ 중에서

누군가의 시선 때문이 아니었다. 남들의 평가 때문도, 직업적인 특성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한 것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가 온전히 인정했다면, 남들이 뭐라고 평가한들 전혀 문제가 안 되었을 것이다. 살이 오른 몸, 햇볕에 그을린 얼굴, 초라해 보이는 헤어스타일을 감추고 싶어 한 건 나 자신이었다. 내가 자꾸만 나에게 더 완벽해지라고, 더 예뻐지라고, 너 말고 더 아름답고 날씬한 누군가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178쪽, 3부 ‘요가 매트 위에서 젤라또 먹기’ 중에서

“마음챙김은 마치 어린아이를 대하듯 자기의식, 생각, 정신, 마음 상태를 다루는 걸 말해요.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있어’ , ‘어떤 걱정이 있어’ 라고 했을 때 ‘걱정하지 마’라고 문을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무슨 걱정인지에 관심을 갖는 거죠. 단, 그것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그 어떤 판단도 해선 안 돼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도 말아야 해요. 그냥 있는 그대로 품고 바라보고 흘러가길 기다리는 거죠.”
242~243쪽, 4부 ‘품고, 바라보고, 기다리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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