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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의 A to Z (feat. 폭스바겐 투아렉)
차박의 A to Z (feat. 폭스바겐 투아렉)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0.07.3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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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미 뿜뿜, 두근두근 여름 차박

그의 시선이 충주호를 지나 나에게 다가왔다.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 찬 미소를 보자 무채색이던 마음이 따스한 여름 햇살로 물들었다. 귓가를 울리는 매미 소리가 진해질수록 나는 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박형 SUV 폭스바겐 투아렉
차박의 필수템인 자동차는 폭스바겐 3세대 신형 투아렉으로 정했다. 자동차 업계에 있는 지인에게 차박용 자동차를 추천해달라고 묻자 그녀는 냉큼 폭스바겐 투아렉을 말했다. 넓은 트렁크는 물론이고 오프로드 주행 시 안정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투아렉의 첫인상은 견고하면서 세련됐다. SUV답게 터프하면서도 전면부 라이트에서 시작하는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이 후면부까지 연결돼 카리스마 넘쳤다. 전작보다 전장이 4880mm, 전폭이 1985mm로 늘어났고 전고가 1670mm 낮아진 모습도 역동적으로 보였다.

시동을 켜자 미래 세계가 펼쳐졌다. 전자 장비로 이루어진 이노비전 콕핏과 넓은 대시 보드가 시선을 압도했다. 이노비전 콕핏은 디지털 계기판인 12.3인치 디지털 콕핏과 15인치 TFT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됐는데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의 모든 정보를 담았다.

호기심 발동, 이것저것 터치해보니 더욱 신세계였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조절은 당연하고 스마트폰 무선 충전, 미디어 컨트롤, 최대 8개 기기까지 연결 가능한 와이파이 핫스폿, 앞과 뒷좌석에 두 개씩 제공되는 USB 포트 기능까지 전부 이노비전 콕핏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윈드 쉴드 헤드 업 디스플레이다. 윈드 쉴드 헤드 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를 운전자 앞 유리에 투영하는 시스템으로 항공기에서 비롯됐다. 잠시라도 눈을 떼면 안 되는 파일럿의 운전 보조 시스템인데 2010년부터 자동차에도 적용됐다.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건 주행 안정성이다. 승차감이 불편하거나 소음이 심하면 아무리 좋은 차라도 계속 타고 싶지 않다. 투아렉은 4개의 바퀴를 모두 조향하는 올 휠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시속 37km 이하에서 앞·뒷바퀴가 역방향으로 회전하며 좁은 길에서의 코너링과 유턴을 돕는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코너링이 유독 돋보였는데 굴곡이 심한 구간에서도 몸이 쏠리는 현상이 덜했다. 게다가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도 거의 없었다. 덕분에 운전자는 더욱 주행에 집중할 수 있고 조수석과 뒷좌석 탑승자도 개인 업무를 보기에 무리가 없었다.

도심을 벗어나자 창밖은 온통 초록이었다. 아직 고개를 숙이지 않은 벼 새싹이 바닥에 가득했고 푸른 잎을 흔드는 나무들이 산속에 빼곡히 박혀 있었다. 덴마크 오디오 전문기업 다인오디오의 고급 사운드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가을방학의 노래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는 청각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차박, 너는 누구냐?
국립국어원 우리말샘에 따르면 차박은 여행할 때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는 행동이다. 그저 단순히 차에서 잠을 자는 게 차박일까? 인터넷을 뒤져보면 깨나 다양한 방식의 차박러들이 보인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박 중 에디터의 방식으로 차박의 종류를 나눠봤다.

먼저 스텔스 차박이다. 스텔스 차박은 차박 텐트, 평탄화, 모기장 없이 차에서 전투적으로 잠만 자는 것이다. 밖에서 봤을 때 자동차에 차주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게 스텔스 차박의 매력이랄까. 실용성을 중시하는 낚시꾼들이 스텔스 차박을 주로 이용한다.

미니멀 차박도 있다. 차에서 자는 것은 물론 자동차 앞에 작은 텐트나 그늘막을 설치해 땡볕을 피하고 다양한 활동을 즐긴다. 울퉁불퉁한 트렁크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매트를 설치하고 모기장을 치는 등 어느 정도 캠핑 장비가 필요하므로 기존 캠퍼들이 미니멀 차박에 도전하곤 한다.

마지막은 차박 캠핑이다. 차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니발, 싼타페, 펠리세이드 자동차에 도킹 텐트를 설치해 넓은 외부 공간을 확보한다. 차박계의 오토캠핑인 셈. 다양한 캠핑 장비를 준비해 차에서 먹고, 자고, 즐기며 모든 것을 해결한다. 단,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므로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차박 유행 전부터 차박을 즐기던 마니아층이 선호한다.

차박 평탄화가 뭔데?
프로 차박러들은 ‘트렁크 평탄화 작업을 마쳐야 진정한 차박’이라고 말한다. 평탄화란 2열 시트를 눕혔을 때 나타나는 울퉁불퉁한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보통 차박 전용 매트리스, 나무 보드,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해 평탄화를 진행한다. 평탄화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잠을 잘 때 몸이 아래로 쏠려 불편함을 느끼기 십상이다.

국내 차박 자동차로 손꼽히는 몇몇 브랜드인 카니발, 싼타페, 펠리세이드 등은 전용 매트리스와 평탄화 보드가 나온다. 전용 매트리스는 트렁크와 시트 사이의 텅 빈 공간을 메꿔주고 바닥을 푹신푹신하게 만들어 편리하지만, 부피가 크고 설치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무엇보다 아직 다양한 차종의 제품이 나오지 않아 몇몇 자동차를 제외하고 꼭 맞는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

전용 매트리스가 없는 차박러는 맞춤형 나무 보드를 제작하기도 한다. 나무 보드는 펼쳤을 때 부피가 크지만, 폴딩 시 서랍과 수납장으로 활용 가능하다. 전용 매트리스에 바람을 넣는 등 귀찮은 설치 작업이 없어 편리할 뿐만 아니라 완벽히 평평한 바닥을 만들 수 있다. 단, 가격은 착하지 않다.

폭스바겐 투아렉은 최근 국내에 출시됐기 때문에 전용 매트리스나 도킹 텐트가 없다. 투아렉만 그런 건 아닐 터. 그래서 에어 매트리스와 발포 매트리스로 평탄화 작업을 했다.

평탄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2열 시트를 눕히고 트렁크 공간을 최대로 확보한 뒤 트렁크의 가로, 세로, 높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즉, 매트리스를 깔 수 있는 최대치를 알아야 한다. 만약 매트리스 길이가 너무 길면 트렁크 밖으로 삐져나오고, 짧으면 완벽한 평탄화를 할 수 없다. 매트리스 너비도 중요하다. 보통 트렁크에 매트리스 두 개를 설치하는데 이때 매트리스가 넓으면 매트리스끼리 겹쳐져 오히려 울퉁불퉁한 바닥을 만든다.

넓은 발포 매트리스 두 장과 에어 매트리스 네 개를 깔고 나니 완벽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트렁크 바닥이 평평해졌다. 그 위에 삼계절 침낭 두 개를 올리자 아늑한 아지트 완성. 직접 누웠을 때 등에 배기는 것 없이 편안했지만 매트리스를 겹쳐 놓은 탓에 앉아서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었다. 차박을 취미로 삼을 예정이라면 나무 보드를 제작하는 게 낫지 싶다.

키가 크다면 차량용 에어쿠션을 준비하자. 2열 시트를 최대한 트렁크 쪽으로 당겨 시트와 트렁크 사이를 줄인 뒤 시트를 눕히면 2열 시트의 레그 룸이 더욱 넓어진다. 바로 이 레그 룸을 채워야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때 각종 배낭, 옷가지, 장비로 레그 룸을 채울 수 있지만 가장 편하고 빠른 건 차량용 에어쿠션이다. 인터넷에서 만원 안짝으로 구매할 수 있다.

여름 차박 필수품 BEST 3
창문 햇빛 가리개

창문 햇빛 가리개는 아침에 유용하다. 해가 뜨면 창문 사방으로 햇살이 세어 들어온다. 특히 여름엔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햇빛 가리개로 창문을 막지 않으면 잠을 설칠 수 있다. 인터넷에 ‘카 커튼’ 또는 ‘자동차 햇빛 가리개’를 검색하면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에디터는 창문에 끼워 쓰는 햇빛 가리개를 사용했다. 설치가 간편하고 가격도 만원 내외로 저렴하다.

모기장
여름은 모기의 계절이다. 그렇다고 자동차의 문과 창문을 모두 닫고 자면 질식사할 수 있다. 이때 시중에 파는 일반 모기장을 활용하면 좋다. 창문 또는 트렁크에 강력한 네오디움 자석 또는 벨크로를 이용해 모기장을 부착하면 된다. 단, 싼 게 비지떡이라고 차박용 텐트만큼 견고하지 않다. 일회용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타프
외부 공간을 활용하려면 타프를 준비하는 게 좋다. 자동차 앞의 공간을 확보해 테이블, 체어를 설치할 수 있고 타프 안에서 요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타프는 열린 트렁크 문보다 높이 설치하는 걸 추천한다. 에디터가 사용한 <미니멀웍스> 퀘렌시아 F는 2.2m의 높이로 투아렉에 적합했다.

승모의 작은 집
충주 대호레저펜션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차박 작업을 마친 백승모 씨. 캠핑 체어에 털썩 주저앉아 맥주부터 들이켜는 그의 모습은 웬만한 캠퍼 못지않았다. 차박이 처음이라며 걱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승모 씨는 용산구 후암동에서 플라워 카페 오이스터를 운영중이다. 2년 동안 카페를 위해 이리저리 뛰었던 승모 씨는 그전엔 모델로 활동했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런웨이를 걷던 그였기에 온종일 카페에서 복닥거리는 지금이 마냥 좋지 않았다. 손님이 드문 평일 오전, 한가한 카페 문밖을 쳐다볼 때마다 가게를 맴도는 화창한 하늘로 뛰어들고 싶었다.

충주호로 향하는 내내 승모 씨는 탄성을 질렀다. 오랜만의 외출에 그동안 쌓인 답답함과 스트레스가 날아간 모양이다. 차박 초보자라면 힘들고 지쳤을 장비 설치에도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거들며 즐겁다고 외쳤다.

“사회에서는 음악 소리와 사람들 말소리에 묻혀 지내잖아요. 가끔은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와요. 그런데 이곳은 고요해서 심신이 힐링 되는 거 같아요. 물론 해외와 당연히 차이가 나지만 편하게 국내 여행하는 것도 좋네요. 코로나 덕분에(?) 우리나라의 숨은 보석을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승모 씨는 평탄화 작업이 끝난 트렁크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자동차 천장에 달린 파노라마 선루프를 열고 경치를 감상하기도 했다. 야밤엔 화로대 지킴이를 도맡으며 불쏘시개를 뒤적거렸다.

손님으로 초대된 승모 씨가 내 일처럼 촬영을 거드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는 연신 고맙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게 연륜 아닐까요? 20대 초반이었으면 즐기기만 했을 텐데 이제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서로 돕고 싶어요. 그리고 원래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을 좋아해요. 덕분에 텐트, 타프 등 캠핑 장비 설치하는 게 정말로 즐거웠고요. 장비들이 워낙 커서 처음에 조금 망설였는데 다 같이 도우니까 재미있었어요.”

밤이 되자 트렁크에 걸어둔 조명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주변이 온통 까매서인지 유독 트렁크가 돋보였다. 투아렉에 적용된 LED 엠비언트 라이트를 켰더니 차박의 밤이 더욱 짙어졌다. 적막한 공기가 진해지자 마음에 꽁꽁 담아두었던 이야기가 하나둘 흘렀다.

“화로대의 불은 인생과 비슷해요. 찰나의 순간 화르르 불타올랐다가 재로 사라지니까. 그래서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으로 살아가려고 해요. 화가 나려고 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거죠. 타인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챙긴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배려심이 없는 건 아닙니다.(웃음)”

불은 참 신비한 매력을 지녔다. 불 앞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이라도 별의별 이야기를 한다. 2년 만의 외출에서 뜻밖의 행복을 만난 승모 씨는 다음엔 강원도 산속에서 차박에 도전할 거라며 자부했다. 친구들과 함께 가거나 때로는 혼자여도 좋다.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간을 만끽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테니까.

뷰 맛집, 차박 캠핑장 BEST3
충주 대호레저펜션

충주호반이 한눈에 펼쳐지는 캠핑장. 고봉, 주동산, 부대산, 관모봉을 포함 네 개의 산속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차박 성지다. 호수뷰를 가진 다섯 개의 사이트와 마운틴뷰를 가진 다섯 개의 사이트를 갖춘 아담한 캠핑장으로 펜션도 함께 운영한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물론 수영장도 갖췄다. 단, 주변에 나무가 없어 타프를 준비해야 한다.

포천 국망봉자연휴양림
푸른 숲에 둘러싸인 포천 계곡 캠핑장. 나무 그늘이 많은 A구역, 편의 시설이 가까운 관리소 앞 A구역,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C구역, 캠핑장 가장 위쪽에 위치한 D구역 등 다양한 뷰를 가졌다. 애견 동반이 가능하며 폴딩 트레일러와 캠핑 트레일러 입장이 가능하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인 장암 저수지도 만날 수 있다.

강릉 주문진 야영장
드넓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동해를 간직한 캠핑장. 해변을 따라 난 솔밭은 차박에 안성맞춤이다. 잔디밭은 물론 데크가 설치됐으며 각종 편의시설도 갖췄다. 가수 BTS 앨범 촬영지인 해변 앞 버스 정류장과 TV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도 만날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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