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물깍에 담긴 생명의 역사, 동백동산
먼물깍에 담긴 생명의 역사, 동백동산
  • 김경선 | 사진제공 제주관광공사
  • 승인 2020.05.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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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의 재미가 가득한 제주의 숲 5선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이 가벼워진다. 폐 속 깊숙하게 맑고 상쾌한 공기를 한숨 불어넣으면 무거웠던 머리는 맑아지고 풀꽃과 나무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왠지 제주의 숲은 신비한 비밀을 가득 품고 있을 것만 같다. <편집자주>

먼물깍에 담긴 생명의 역사
동백동산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동백동산은 동백나무 10여만 그루와 함께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황칠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다. 용암이 식을 때 부서지지 않고 매끄러운 판형으로 남아있는 지형에서는 물이 빠지지 않고 고여 있게 된다. 이를 ‘파호이호이 용암’이라고 부르며 제주에서는 동백동산이 유일하다. 지형 덕분에 곳곳에 습지가 발달해 동식물 서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 이곳 주민들은 동백동산 부근에서 식수를 구해왔다. 이름이 붙여진 연못만도 100여 곳에 이르는데 그중에 가장 큰 것이 먼물깍이다. 먼물깍은 ‘멀리 있는 물’이라는 의미의 ‘먼물’과 ‘끝’을 일컫는 ‘깍’이 합쳐진 이름이다. 습지는 옛 시절 마소의 우물터였고 주민들이 빨래와 목욕을 하는 생활의 근거지였다. 사철 마르지 않는 동백동산의 습지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곤충 및 양서류가 서식하는 생명의 보고이다. 제주 도롱뇽, 개구리, 누룩뱀, 유혈목 등이 쉽게 관찰된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인 순채(蓴菜)라는 수초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자란다는 ‘제주고사리삼’도 볼 수 있다. 동백동산은 생태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1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2014년에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었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12

064-784-9446

매일 09: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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