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 김경선
  • 승인 2020.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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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과 사회적 거리두기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한국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전 방위적으로 노력했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감염자를 철저하게 방역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초반 방역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2월 중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31번이 등장하면서 감염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순식간에 사회를 공포에 빠뜨렸다. 하루 1~2명에 불과하던 확진자가 최고 900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은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 2위 감염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지난 4월 국내 의료진은 초기 코로나 확진 환자 10명 중 1명은 무증상 감염자라는 것을 밝혀냈다. 무증상 감염자는 스스로 감염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주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어 전파력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의 사촌격인 사스나 메르스 역시 무증상 감염자가 있었지만 이들의 감염력은 크지 않은 반면 코로나19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력이 상당히 높다는 전문가 의견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감염 재생산지수로 표기한다. 재생산지수는 감염병에 걸린 1인이 몇 명에게 전파하느냐를 평균으로 나타낸 수치다. WHO는 치사율이 높았던 메르스는 0.4~0.9명, 사스는 4명, 코로나19는 1.4~2.5명이라고 발표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는 치사율이 낮고 전파력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며 방심하는 사이 대륙을 넘나들며 퍼져나갔고 팬데믹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4월 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의 재생산지수를 5.7명으로 발표했다. WHO가 발표한 1.4~2.5명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감염자의 몸 안에 있던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비말에 섞여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때 비말의 속도는 약 40km/h로 태풍과 맞먹는다. 보통 1m 이내 거리까지 날아가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m로 권장하는 이유다. 공공장소에서 몸 밖으로 나간 바이러스는 보통 2시간 생존 후 사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속이나 플라스틱 표면의 경우 최장 2~3일까지 생존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 감염병에 익숙한 아시아인들은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다 마스크 쓰기를 생활화했다. 서구권 나라들은 마스크를 잘못 착용할 경우 오히려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확진자 추이는 적극적으로 마스크를 사용한 아시아의 방역 모델이 감염병 예방에 더 적합하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등 공공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만지는 물건의 접촉을 되도록 피하며, 최대한 손을 자주 씻는 것. 20세기 이후 최악의 바이러스 사태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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