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 아래 성곽 마을 둘러보기
도성 아래 성곽 마을 둘러보기
  • 이지혜 | 아웃도어DB, 정영찬
  • 승인 2020.04.07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암동
이화마을
다산동

오래된 고택을 품은 부암동
윤동주 문학관을 끼고 인접한 창의문을 지나면 새로운 풍경이 열린다.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동네가 펼쳐지는데 이곳이 바로 부암동이다. 과거 이곳에는 돌을 붙이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이 내려오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이 바위를 부침 바위, 한자로 부암(付巖)이라 불렸던 것에 지명이 유래했다. 북한산과 백악산 그리고 인왕산에 둘러싸여 조선 시대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흥선대원군의 별장 석파정과 안평대군의 별서인 무계정사, 반계 윤웅렬의 별장 부암정 등이 자리한 곳으로 아직 호화로운 저택과 별장이 많다.

위로는 북악 스카이웨어를 끼고 있어 자전거족들에게 인기가 많고 유명한 카페와 베이커리, 아기자기한 음식점이 모여있어 젊은이들도 많이 찾아오는 곳. 환기미술관이나 윤동주 문학관, 석파정, 서울미술관 등의 문화예술 공간도 많다. 사방으로 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레트로한 매력과 탁 트인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주차가 힘드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 대표 벽화마을, 이화마을
이화마을에선 산비탈을 따라 난 가파른 계단들, 좁은 골목으로 빼곡한 낡은 집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늘과 맞닿을 만큼 높은 산꼭대기에 난 마을이라 해 하늘 동네라고도 불렸던 이 낙후된 마을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06년 ‘낙산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후 이화마을에는 아름다운 벽화와 조형물이 세워지며 관광객을 불렀다. 낙산 성곽까지 계단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안에는 흰색 페인트로 발라진 벽에 물고기 벽화가 관광객을 부른다.

1980년대 교복을 빌려 입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폿도 있다. 하지만 이화마을은 과도한 관광객이 몰리며 2016년경부터 오버 투어리즘으로 골병이 들기도 했던 곳. 한때는 예술가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지우기도 했을 만큼 몸살을 앓았다. 곳곳에는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니 시간을 엄수해 달라, 낙서를 자제해 달라는 알림판이 걸려있다. 이화마을에선 아름다운 벽화를 즐기면서도 시간과 예의를 지키며 조용히 둘러보길 권한다.

요즘 뜨는 성곽 동네, 다산동
약수역과 청구역 인근에 자리한 다산동은 신라호텔 뒤편에 펼쳐진 걷기 좋은 다산성곽길을 끼고 있는 작은 동네다. 최근 다산성곽길 예술문화제가 열리며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동네에 감각적인 공방이나 카페가 들어서며 드라마, 영화의 촬영지로 종종 등장하고 있다. 과거 대부분 논과 밭이었던 이곳은 6.25전쟁 이후 실향민의 판잣집을 시작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이후 위쪽 마을을 중심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며 다세대 주택과 연립 주택이 밀집했다. 그 때문에 몇 발짝만으로 가파른 계단의 연립 주택과 호화 주택을 함께 볼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다산동 바로 위의 다산성곽길 코스는 계단도 많지 않고 흙길과 고무매트길, 데크길이 걷기에 좋아 인근의 주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한적하게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벚꽃이 활짝 핀 봄날의 성곽길과 단풍이 펼쳐지는 가을, 눈이 소복이 쌓인 겨울날의 다산동은 동화 속 마을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