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알려주는 진짜 여수
주민이 알려주는 진짜 여수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20.03.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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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여행사 '여수와'

여수와는 Come to 여수, With 여수, Wow 여수라는 슬로건 아래 여수의 물적, 인적 자원을 활용해서 로컬 투어를 만드는 회사다. 여수는 2012년 여수 세계 박람회와 KTX 여수엑스포역 정차,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의 인기, 2014년 여수 해상 케이블카 개통으로 짧은 기간에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할 시설과 프로그램, 제도와 체계가 부족한 상태에서 주민들은 불편을 감내하며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호황기를 맞이해야만 했다.

여수에서 나고 자란 하지수 대표는 여수가 갑자기 여행지로 뜨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지만 그들이 보는 것이 진짜 여수인지 의문이 생겼다. ‘유명 관광지도 좋지만, 여수 사람이 진짜 여수를 보여주자. 여수 토박이 어르신, 여수에 애정이 가득한 젊은 청년들이 직접 여수를 안내하면 어떨까?’ 모두가 만류했지만 교사직을 그만두고 관광객과 주민간의 불협화음을 해결하며 모두가 상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환경 보호나 공정여행 같은 사명감 보단 내가 사랑하는 여수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된 섬을 보고 여행객이 조금 불편을 감수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입니다.”

여수와는 지역 주민이기도 한 하지수 대표의 여수 사랑에서 시작됐다. 2018년부터 아이디어를 구상해 올해 1월에 시범적으로 진행한 ‘여수와봄’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다. 여수와봄은 여수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며 지역 상점에서 소비하고 환경을 지키는 공정여행이다.

여행은 여수 전통시장에서 대를 이어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에게 싱싱한 해산물 고르는 팁, 제철 생선 종류, 시장의 옛이야기 등을 직접 듣고, 그 자리에서 싱싱한 하프쉘(반각굴)과 와인을 맛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런 다음 시장 안 떡집에서 막 나온 떡을 오물 거리며, 에코백을 들고 직접 장을 보고 동네 식당에서 여수 식재료를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쿠킹클래스는 여수 맛집으로 유명한 ‘여수 1923’에서 운영하는 공유 주방에서 이루어졌다. 김치 명인이 알려주는 굴 보쌈, 굴 솥밥 만들기는 프로그램의 꽃이었다. 무를 처음 썰어보는 20대 청년과 20년 경력의 주부도 만족했다. 네 시간 반 가량의 짧은 투어지만 알차게 구성된 여행의 반응이 좋아 3월엔 줄 서서 먹는 유명 짬뽕집 사장님이 알려주는 봄 바지락으로 짬뽕 만들기를 준비 중이다.

여수와의 여행을 통해 관광객이 지역 시장에서 장을 보고, 기념품으로 건어물을 샀으며, 저녁 장사 매출이 저조한 식당은 쿠킹클래스를 열어 실질적인 수익에 도움이 됐다. 여수와를 통해 공정 여행 뿐 아니라 다크투어, 이야기가 있는 역사여행, 여수의 365개의 섬 이야기를 듣는 섬 인문학 여행도 떠날 수 있다. 또한 로컬 가이드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토박이가 기억하는 여수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는 여행도 기획 중이다.

여수와

www.yeosu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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