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라이더가 일출을 본다
일찍 일어나는 라이더가 일출을 본다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0.01.02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남산 일출 라이딩

매일 뜨는 태양이지만, 새해를 맞이하는 일출은 특별하다. 새로운 한 해를 위한 다짐이자 염원을 담아 어스름한 새벽 부지런을 떨어 말간 해를 마주했다.

2020 새해 다짐, 일찍 일어나 운동하기!

2020 다이어리 첫 페이지를 펼치고 올해의 희망찬 다짐을 적는다. 다이어트, 영어공부, 꾸준히 운동하기. 거의 10년째 복사해서 붙여놓은 듯 같은 항목이다. 비록 그 다짐이 한 달을 넘기지 못할지라도, 연초엔 조금 부지런해야 한다. 마음 같아선 새벽에 출발해 동해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이 다짐들을 지키게 해달라고 빌고 싶지만, 가까운 일출 명소를 검색한다.

남산 팔각정, 선유도공원, 북악산, 안산 봉수대, 아차산 등 서울에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가 꽤 많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훈련 장소이자 가벼운 업힐 코스인 남산과 북악은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철인삼종경기 도전자들은 겨울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실내에서 훈련 하는 것을 한해 농사를 준비한다고 표현한다. 본격적인 몸만들기는 삼월부터 시작되지만 겨울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다음 해 경기의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번 일출 라이딩은 철인삼종경기 선수인 소연희, 조봉우 씨와 함께 했다. 봉우 씨는 20대 후반 랭킹 1위, 연희 씨는 30대 여자 랭킹 2위 기록을 보유한 강철 체력의 소유자들이다. 야외에서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기록과 상관없는 운동을 즐기는 건 오랜만인 두 사람. 누구보다 열정적인 한 해를 보낸 철인삼종경기 선수들의 살방살방 서울 라이딩을 따라나섰다.

“철인삼종경기보다 힘든 게 아침에 이불 밖으로 나오는 일이에요. 옷을 갖춰 입고, 10분만 달리면 몸에 열이 올라오죠. 남산을 오르면 추운 날씨에도 등에 땀이 맺혀요. 그리고 다운힐 할 때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상쾌해요”

남산순환버스가 다니는 동선을 따라 국립극장에서 올라 남산 도서관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걸어서 올라가면 30분 남짓, 자전거를 타고 오르면 길어도 10분이면 남산타워에 도착한다. 로드 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6~7분 만에 남산타워 아래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짧은 코스라 운동량이 부족한 라이더들은 남산과 북악팔각정을 연달아 오르거나, 남산 이회전, 북악 삼회전 등 한곳을 반복해서 오르락내리락 하며 훈련하기도 한다.

등 뒤에는 따뜻한 해가 떠오르는데 정면 남산타워 옆엔 아직 달이 떠있다. 남산타워 아래 광장에 자전거 출입금지 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순환버스 정류장부터는 자전거를 타면 안 되고 끌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부지런한 단체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남산타워 아래서 일출을 맞이했다.
바다나 첩첩산중에서 보는 일출이 아닌 도시의 야트막한 산에서 보는 일출은, 여명이 모두 밝은 후에 떠오른다. 오늘은 해를 못 보는 건가 실망하는 찰나, 구름 사이로 커다란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해가 떠오르자마자 온기가 몸을 감싼다.

헬멧 Karmor Melano
순수 한국의 기술력으로 탄생시킨 카머의 사이클 헬멧. 에어로 다이내믹 퍼포먼스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감소시켜 라이딩시 바람의 속도와 흐름에 편안하게 대응할 수 있다. 보아가 적용되어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헬멧피팅을 제공한다.

사이클신발 Shimano S-PHYRE RC9
시마노가 자랑하는 최신의 기술이 접목된 전문 사이클화. 듀얼 보아 피팅 솔루션이 적용되어 라이더에게 최적화된 빠르고, 쉽고, 정교한 피팅이 발휘된다. 우천 시에 대비한 배수 구멍이 내장되어 있어 사계절 모두 성능을 발휘한다.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의 이른 아침 풍경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어스름한 붉은빛과 옅은 안개에 잠긴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느 해외 관광지에 못지않은 감동적인 풍경이다. 남산의 상징 팔각정 앞에 앉아 몸을 녹일 겸 미리 준비해온 따뜻한 물을 한 모금씩 나눠 마신다.

철인삼종경기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남산은 가벼운 워밍업 코스다. 그래도 한겨울의 라이딩은 항상 주의 해야 한다. 추운 날씨 탓에 투명한 얼음이 검은 아스팔트 위를 코팅한 것처럼 뒤덮어 눈에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가 도로 곳곳에 도사린다. 겨울철에 몸이 굳은 상태에서 낙차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펀 라이딩은 말 그대로 가볍게 즐기면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니 평소보다 천천히 안전에 유의하며 라이딩 하는 게 중요하다.

<라파 방한 제품>

재킷
앞은 DWR 발수 가공 원단, 뒤는 통기성과 신축성이 뛰어난 원단을 사용해 체온조절과 격렬한 움직임에 효과적이다. 몸에 밀착되는 레이스 핏으로 훈련에 이상적이며 기모 안감으로 보온 효과도 탁월하다.
남 PRO TEAM TRAINING JACKE. 가격 26만원 / 여 SOUPLESSE THERMAL JERSEY. 가격 25만원


앞은 발수, 방풍 기능이 우수한 원단을 적용해 악천후에도 보온 효과를 제공하며, 뒤는 통기성 좋은 원단으로 빠르게 땀을 배출해 체온을 유지한다.
남 PRO TEAM WINTER TIGHTS WITH PAD II. 가격 35만원 / 여 SOUPLESSE WINTER TIGHTS WITH PAD. 가격 35만원

장갑
외피는 생활 방수와 방풍 기능 원단으로 추위를 막고, 내피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원단을 사용해 보온성이 높다. 브레이크 조작과 기어 변경에 방해되지 않도록 그립감이 좋은 것을 고른다.
남 PRO TEAM WINTER GLOVES. 가격 13만원 / 여 SOUPLESSE GLOVES. 가격 11만5천원

모자
헬멧 안에 쓰면 과열을 방지하는 동시에 따뜻함을 유지한다. 귀 시림을 막아줄 귀마개가 포인트.
남 PEAKED MERINO HAT. 가격 6만원 / 여 PRO TEAM WINTER HAT. 가격 7만5천원.

자전거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남산에서 내려와 잠수교로 향한다. 새해니까, 떡국도 먹고, 나이도 먹고, 몸도 녹이기 위해 따끈한 만둣국을 먹기로 했다.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는 서울의 중심이며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너기 좋아 라이더들의 만남의 장소다. “반미니에서 만나자”라는 말은 반포대교 미니스톱에서 즉석 라면이나 한 그릇 하자는 의미다. 반포대교 주변으로 자전거 매장과 카페가 모여있는 이유다.

반포대교 옆에 위치한 라이트 브라더스는 자전거 점검과 비파괴 검사, 피팅, 중고자전거 거래, 자전거 리스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브라더스에서는 X-ray 비파괴검사 장비로 눈에 보이지 않는 카본의 크랙이나 용접 불량 상태를 검사를 할 수 있다. 여름과 가을에 험한 철인삼종경기를 함께한 자전거는 시즌이 끝난 후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 겨울에 전체 점검을 하면 좋다.

또, 겨울철 도로 재설을 위해 뿌려져 있는 염화칼슘은 자전거에 손상을 준다. 겨울 라이딩 후엔 더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라이트 브라더스에서 고급 케미컬 제품과 스팀세차기를 이용해 자전거의 묶은 때를 벗겨낼 수 있는 스팀세차도 할 수 있다.

라이트 브라더스에 점검과 세차를 맡겨두고 바로 옆 자전거 카페인 제1보급소를 찾았다. 따뜻한 라떼와 벵쇼로 몸을 녹이며 나누는 대화는 내년 대회 이야기다. 2020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모든 철인삼종경기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라는 봉우 씨. 서른살이 되기 전에 최연소 철인삼종경기 100회 완주가 목표다. 연희 씨는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이언맨 월드 챔피언십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국내 대회 1등이 목표다. 올해는 아쉽게 2등으로 들어와 세계 대회 참가 티켓을 놓쳤다. 국내 대회 2등도 어마어마한 성적인데 세계 대회 참가를 꿈꾸는 도전 정신에 응원을 보냈다. 점심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일출 라이딩을 마무리 했다.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한 느낌에 뿌듯함을 안고, 낮잠을 자러 각자 집으로 향한다.

라이트 브라더스

1층은 카페인 스웻 스웻라이프, 지하층은 라이트 브라더스로 운영된다. 미캐닉 서비스와 비파괴 검사는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게 좋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11길 54

02-797-0521

12:30~20:30 월~토(일요일 휴무)

wrightbrothers.kr

스팀세차 3만원, 프레임 비파괴 검사 15만원

제1보급소

라이더들의 방앗간 같은 카페. 카페 외부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으며 자전거 안장으로 만든 의자와 휠을 활용해 만든 인테리어 소품이 자전거 카페임을 나타낸다. 지하 공간은 대관이나 팝업 스토어로 운영된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11길 38 1층

아메리카노 3천원, 카페라떼 35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