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여행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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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2.13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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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명수’ 김명수 대표

“같이 백패킹 가실래요?” 그녀의 연락은 언제나 설렌다. 나도 모르게 달력을 훑어 일정을 확인하게 된다.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는지가 중요하다.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여행 스타일은 다를 수 있으니, 어쩌면 마음 맞는 여행 친구를 만나는 건 천생연분을 만나는 일보다 어렵다. 여행의 명수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은 흥겹고 할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사진제공 : 여행의 명수

‘여행의 명수’라는 이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여행의 명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아웃도어 전문 여행사 ‘여행의 명수’는 두 가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제 이름 김명수에요. ‘아웃도어 여행’하면 누구나 제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명성을 알리자는 의미가 있고요. 대중에게 아웃도어 라이프를 전파하고 가이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누구나가 쉽고 안전하게 즐기는 여행을 만들어가기 위해 시작된 여행사입니다.

주로 어떤 여행을 기획하나요?
다양한 액티비티를 통해서 자연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아웃도어 여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백패킹, 서핑, 카약킹, 클라이밍, 아이스클라이밍, 스쿠버다이빙, 스키/스노보드 등의 액티비티를 단순한 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여행을 풍성하게 하는 수단으로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예를 들면 무인도에 가기 위해 바다에서 카약을 타고 섬을 바라보면 그 안에서 걸을 땐 보지 못했던 또다른 시각으로 여행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죠. 서핑 프로그램 진행했을 땐 낮에 서핑을 하고 저녁에 해변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음악을 듣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쏟아지는 별을 봤어요.

한국인만 대상으로 하나요?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에게도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어요. 섬으로 백패킹을 가서 해안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요트에서 낚시나 튜빙을 했던 프로그램과 아이스클라이밍이 인기 최고였죠.

사진제공 : 여행의 명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하는 여행도 많던데, 그런 기획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현재 여행의 명수 파트너는 제가 취미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던 때부터 오랜 시간 꾸준히 교류를 해오던 전문가들이에요.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인데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파트너가 되어주셨죠. 국내 자연환경을 활용해서 그 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했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여행상품을 개발하고자 자문을 구하면, 전문가들이 진행 가능 여부와 상품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등을 제안해주시곤 해요.

이번 추자도 여행은 어떻게 기획하게 된거죠?
추자도 상품은 제가 여행사를 시작하고 판매한 첫 프로그램이었어요. 씨월드고속훼리와 파트너 협약을 맺으면서 추자도라는 섬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는데, 추자도의 경관에 반해서 매년 추자도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를 포함해서 추자도에 다녀온 참가자들은 대부분 추자도 앓이를 하고 있죠.

원래 여행이나 트레킹을 좋아했나요?
여행 자체를 즐기기는 하지만 트레킹이나 백패킹 등을 처음부터 좋아했던 건 아니에요. 제 아웃도어 라이프의 첫 도전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배운 클라이밍이예요. 절대 해낼 수 없을 것 같던 바위에 매달려서 오르내리기를 하다 보니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짜릿함을 느끼고 매료됐죠.

이제는 일과 여행이 하나가 됐는데, 여전히 여행이 좋은가요?
그럼요. 같은 여행지로 거듭 떠나도 누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여행이 되잖아요. 항상 새로운 경험을 주는 여행 덕분에 저는 늘 긴장하게 돼요. 그 긴장감이 저에게 에너지를 주고,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찾을 수 없는 아드레날린을 얻어 가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껴요. 여행의 명수를 통해서 이전에 갖지 못했던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환경에 대한 의식을 얻어갔으면 합니다.

여행의 명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완전한 팬이되거나 다시 찾지 않죠(웃음). 아웃도어는 일상의 편리함에서 멀어져 날씨나 상황에 따라 힘든 부분들이 있을 수 있어요. 평소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직접 참가해보면 본인이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거죠. 어떤 참가자분이 저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매일 다니다보면 아웃도어 활동이 좀 편해지냐고요. 그래서 제가 답했습니다. “다니다 보면 편해지는게 아니라, 불편함에 익숙해지는 거죠” 라고요. 불편함을 감내할수록 더 크게 감동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캠핑찌라시’라는 유튜브도 참여하던데.
캠핑찌라시는 다양한 스타일의 캠핑 전문가들이 모여서 캠핑에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이에요. <섬이라니 좋잖아요>를 집필한 섬 여행 전문가 아볼타님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어요. 캠핑 분야의 아이돌인 김종수 팀장님, 욜로스밴드로도 활약하고 계신 음향감독 김상기 님, 캠핑찌라시의 중심 김난 PD님이 멤버를 이뤄 진행하고 있어요. 캠핑하기 좋은 장소나 행사 소개를 하기도 하고, 장비 리뷰, 게스트를 모셔서 캠핑 트렌드나 업계 소식을 전하기도 해요. 내년엔 더욱 알찬 구성으로 재정비할 예정이니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 여름 스위스 트레킹과 가을 알래스카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어요. 발리 현지 여행사와 함께 섬 트레킹+해상 액티비티 여행 기획을 협의하고 있기도 하고요. 여행의 명수는 아직 아웃도어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힘쓰고 있어요. 더불어 아웃도어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자연이 더욱 보존될 수 있도록 환경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일도 함께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단순히 여행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아웃도어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육에도 힘쓰는 프런티어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다 같이 돌자 추자도 한 바퀴
백패킹을 해보고는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진행된 이번 여행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사소한 궁금증을 전문가와 함께 여행하며 배우는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이 독도법을 알려주고, 캠팽 노하우로 똘똘 뭉친 백패커 고수연이 백패킹 장비 꾸리기 노하우 교육을 진행했다. 캠핑지는 추자도. 전국 각지의 백패커들이 목포에서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제주항에 모여 다시 배를 타고 추자도로 입도했다.

지도가 건네는 말을 해독하는 방법
독도법은 백패킹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도가 알려주는 정보를 해독하고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야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스마트 워치까지 손목에 차고 다니는 세상이지만 배터리가 없다면 무용지물, 게다가 아웃도어 환경에서는 급히 충전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종이 지도와 나침판을 항상 휴대하면 위급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독도법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지도의 등고선을 보며 지형의 생김새를 머릿속에서 형상화하는 작업이다. 인터넷 창만 열면 전 세계 지도를 볼 수 있는 세상이라 여행 준비는 한층 수월해졌다. 우선 지도를 펼쳐 놓는다. 나침판을 지도 위에 놓고 방위를 맞춘 다음 내가 있는 위치를 파악하면 된다.

지도를 들여다보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등고선 간격이 좁으면 가파른 길, 간격이 넓으면 완만한 길이다. 캠핑 다음날 아침 일출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싶다면 동쪽, 식자재를 구하기 좋고 화장실이 가까운 곳, 계곡 옆이 아니고, 넓은 평지인 곳 등을 확인해 텐트 칠 만한 곳을 미리 후보에 올려둔다. 그런 다음 여행지에 도착해 미리 생각해 둔 곳 중 마음에 드는 장소를 골라 박지를 정하면 된다.
다음은 트레킹 동선 짜기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5시간 정도 걸린다고하니 텐트를 치고 점심 식사 후 트레킹을 시작하면 2시 즈음, 트레킹을 마칠 때 쯤엔 해질녘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마을 둘레길에서 시작해 산길을 걸으면 야경 포인트에 딱 일몰 시간에 도착 할 수 있다. 지도를 보고 트레킹을 마치는 지점과 가깝고 화장실이 근처에 있는 곳으로 박지를 정했다.
서쪽 야경 포인트 중 좀 더 바다 쪽으로 튀어나와있으며 높은 지점을 확인해 그곳에서 일몰 사진을 찍기로 한다. 마침 일몰 포인트에서 박지로 내려오는 길은 등고선이 촘촘하니 가파른 길이라는 이야기. 동선을 반대로 정했다면 가파른 길을 올라야 했을 텐데 하산 길이 될 테니 딱 좋은 계획이다.

백패킹 장비 A to Z
트레킹을 마치고 간단히 저녁을 먹은 다음 백패킹 베테랑의 장비 강의가 이어졌다. 고수연 백패커는 뉴질랜드 남북을 잇는 3000km의 테 아라로아 트레일Te Araroa Trail 종주를 앞두고 있다. 4~5개월의 여행을 백패킹으로 여행해야하니 최대한 가볍고 꼭 필요한 장비만 준비했다. 이번 여행에도 뉴질랜드 트레일에 가져갈 장비로 똑같이 꾸려왔다. 고수연씨처럼 몇달씩 걸을 일은 없겠지만 백패킹 장비는 가벼울수록 좋다. 무게 때문에 오는 부담이 적고, 과도한 식자재 준비로 남은 음식을 버려 환경에 피해 주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고수연씨의 가방엔 단출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다 들었다. 1인용 경량 텐트, 침낭, 매트, 트레킹 폴,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곳에서 사용할 정수필터가 든 물통, 응급백, 스토브, 식기, 보온을 위한 하드쉘 재켓, 리커버리 슈즈다. 거의 모든 백패킹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이다.
백패킹을 이제 막 시작한다면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는 장비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사는 것보다 빌려서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최대한 가볍고 간단하게 짐을 꾸려 산 위에서 비박을 하는 게 좋은지, 1~2시간 정도 걸어 박지에 텐트를 쳐두고 가볍게 트레킹을 하는 게 좋은지 등 한 두번 여행을 하며 본인이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수연 백패커가 캠핑 장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소소한 팁을 전수했다. 콕 집어 어떤 브랜드의 무슨 제품을 사라고 알려줄 수는 없다. 백패킹이 처음이라는 참가자는 이번 여행에 장비 일체를 빌려주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무게를 더하더라도 편하게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식기류는 간단한 것 하나면 충분할 것 같다고 했다. 이렇듯 백패킹 장비 구성은 여행의 형태와 주로 사용할 계절, 선호하는 스타일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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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우 2020-01-02 23:31:37
명수 진짜 대단하다. 항상 응원할게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