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캠핑에 감성 더하기
겨울 캠핑에 감성 더하기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12.1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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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공예 가스워머 & 라이터 케이스

추운 날 캠핑을 하려니 이소가스도 추위를 타기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온도를 유지해주고, 손으로 잡았을 때 차가운 금속이 아닌 부드러운 질감이 만져지면 좋을 것 같아 이소가스와 라이터에 옷을 입혀 주기로 했다. 기왕이면 캠핑 전문가처럼 보이도록 멋들어지는 걸로.

사람 손 타는 베지터블 가죽
가죽 공예의 시작은 가죽을 고르는 걸로 시작한다. 가죽은 소, 악어, 돼지, 양 등 다양하며, 동물의 원피를 피혁으로 만드는 무두질 방법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화학 금속 성분으로 가공하는 크롬 가죽, 식물성 염료로 무두질하는 베지터블 가죽이다. 베지터블 가죽은 식물성 염료를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90일 정도 반복해 만든다. 베지터블 가죽은 화학적 코팅이 아니라 흠집에 약하긴 하지만, 사용할수록 더 부드러워지고 사용자의 손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색이 짙어지고 세월의 흔적이 쌓인다. 가스워머와 라이터 케이스는 함께 캠핑을 하며 추억과 시간이 쌓이길 바라며 이탈리아산 베지터블 소가죽으로 만들기로 했다.

가스워머 옷 입혀주기
가스워머 만드는 방법은 단순하다. 패턴을 만들고, 가죽을 자르고, 바느질로 이어 붙인 다음 마감을 한다. 하지만 시간은 은근히 오래 걸린다. 우선 이소가스 원통 부분은 직사각형, 가스의 윗부분은 원으로 가죽을 재단한다. 직사각형을 둥글게 말아 가스통을 감싸고, 원형 가죽을 윗부분이에 덮는다. 바늘구멍을 뚫어 바느질할 준비를 한다. 원형 가죽에 4mm 목타(Fricking irons)로 바늘구멍을 뚫는다. 몸통 부분은 원이 살짝 더 크기 때문에 4.3mm 간격으로 바늘 구멍을 내준다. 가죽과 일직선이 되도록 목타를 잡고 새끼손가락으로 바닥을 받친 다음 고무 망치로 탕탕 쳐주면 손쉽게 바늘구멍이 생긴다.

다음 비벨러Beveler라는 도구로 가죽의 각진 모서리를 둥글게 정리하고 가죽 마감제를 얇게 발라 슬릭커Slicker로 가죽 단면을 문질러 약품이 잘 스며들도록 한다. 그러면 가죽의 모서리가 둥글고 부드러워져 끝이 뒤집어지거나 갈라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이제 미리 뚫어둔 바늘구멍을 잘 엮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가죽공예에선 바느질이 가장 중요하고 오래 걸린다. 가스워머는 원통이나 가방 모서리 연결 시 많이 사용되는 엑스 스티치 방법으로 엮는다. 엮어야 하는 부분의 6배로 실을 자르고 실 양쪽 끝에 바늘을 꿴다. 그리고 바늘을 교차시켜 엑스자 형태로 바느질 하는 방법이다. 직사각 형태의 가죽을 원통 모양으로 엮어주고, 원형 가죽을 뚜껑처럼 엮어주면 완성!

숙련자라면 쓱쓱 금방 하겠지만, 조금 지루한 바느질이 한 시간 가까이 걸린다. 멍하니 바느질 하다 보면 칸을 건너 뛰기도 하고 실이 엉키도 하니 집중해야 한다. 손에 닿는 부드러운 가죽의 질감, 팽팽한 실의 긴장감이 가죽 공예의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집중해서 마무리 한다. 다 만들고 보면 너무 간단한 가스워머지만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소가스에 쑥 밀어 넣을 때의 희열이란! 오늘도 생산적인 기술 하나를 터득했다는 뿌듯함에 가스워머를 몇 번씩 쓰다듬었다.

라이터 케이스
추위와는 상관없지만, 캠핑에 멋을 더해줄 아이템 라이터 케이스. 라이터는 꼭 필요할 때 찾기 힘들다. 멋진 케이스에 넣어두면 자랑용으로 주머니에 넣어두거나,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둘 테니 만들어보기로 한다. 보기엔 가스워머보다 복잡해 보이지만 30분이면 후다닥 만들 수 있다. 손에 쥐기 좋고, 고리를 연결할 수 있도록 곡선을 넣어 패턴을 만들고 잘라준다. 목타로 바늘구멍을 낸 다음 이번엔 한 가지 공정이 더 추가된다. 고리를 연결할 아일릿eyelet을 끼운다. 잘 말린 다음 바느질할 부분에 얇게 본드 칠을 해 맞붙이고 집게로 잠시 꽉 눌러둔다.

가장 튼튼한 박음질, 새들 스티치
가죽공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배워두면 좋을 새들 스티치Saddle Stitch 기법으로 바느질한다. 새들 스티치는 말의 안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튼튼한 바느질 기법이다. 실 한 가닥 양 끝에 바늘을 꿰고 하나의 구멍에 실을 교차로 통과시키는 박음질이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역사의 시작인 안장 만드는 기술에서 비롯됐다. 실이 끊어지더라도 연쇄적으로 풀리지 않아 내구성이 중요한 제품을 만들 때 주로 이용한다. 바느질을 마치면 얇은 사포로 모서리 면을 살살 갈아준 다음 가스워머와 마찬가지로 약품을 바르고 슬릭커로 문질러 반들반들하게 해주면 완성이다. 취향에 따라 가죽끈이나 쇠로 고리를 만들어주면 나만의 라이터 케이스가 완성된다.

로파파 레더

올해 문을 연 새내기 가죽 공방이다. 아들의 이름을 딴 로파파 레더 로고는 아빠가 아이를 소중하게 감싸고 있는 모양새다. 사용할수록 내 것이 된다는 느낌이 강해지는 가죽 제품은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 수록 애정이 쌓인다. 로파파 레더의 인기 아이템 에어팟 케이스나 가스워머, 라이터 케이스 등 원하는 모든 것을 공방에서 직접 만들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6-15 1층

원데이 클래스 비용 : 코코월렛 9만원, 에어팟 케이스 7만원, 가스워머 6만원

인스타그램: ropapa_l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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