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유럽이나 다녀올까?
주말에 유럽이나 다녀올까?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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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강렬한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에서 두 시간 반만 날아가면 만날 수 있는 유럽이다. 저렴한 물가, 이국적인 풍경, 다채로운 음식, 무채색과 컬러풀이 뒤섞인 매력적인 도시. 주요 관광 명소가 오밀조밀 모여 있어 주말에 하루 이틀만 휴가를 더하면 이 멋진 도시를 만끽할 수 있다.

맛집부터 인생샷까지
아르바트 거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유럽스러움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음식점, 예쁜 카페가 모여 있는 거리다. 여행 마지막에 기념품을 사기 좋은 곳과 환전소도 이 거리에 모여 있어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처음과 끝을 책임지는 곳이다. 정식 명칭은 ‘포킨 제독 거리(Admiral Fokina Street)’지만 모스크바에 있는 아르바트 거리를 본떠 만들어 러시아 사람들도, 여행객도 아르바트 거리라 부른다. 알록달록한 유럽식 건물이 길게 펼쳐져 있어 블라디보스토크 인생 사진을 책임지는 곳이기도 하다. 차량이 드나들 수 없는 보행자 중심의 거리라 천천히 걸으며 상점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러시아 로컬 요리 전문점인 ‘로즈키 플로스키’ , 러시아식 팬케이크를 파는 ‘우흐뜨 블린’가 모두 아르바트 거리에 있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기는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에서 바다를 향해 걸으면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지는 해양공원에 닿는다. 해양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의 특징을 살려 바다를 테마로 꾸며진 공원이다. 해양공원의 인생 사진 포인트는 놀이공원 입구로, 무지개색의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해양공원은 관광객 뿐 아니라 블라디보스토크 시민들의 여가를 위한 공간이다. 여름엔 비키니를 입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밤에는 화려한 조명이 불을 밝히고 거리 곳곳에서 불 쑈, 버스킹, 미니게임 등 눈길을 사로잡는 이벤트가 열린다. 바다 곁에 자리해,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늘어서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의 중심지
중앙광장

러시아혁명을 위해 목숨 바친 병사를 기리는 추모탑이 광장 중심에 자리해 혁명광장이라고도 불린다. 1937년 고려인을 강제 이주 열차에 태우기 전 집합시켜 놓았던 곳으로, 우리나라 역사에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지만, 주말에는 넓은 광장에서 장터가 열리고 크라스마스에는 대형 트리로 화려하게 장식되는 블라디보스토크 주민들의 삶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요 관광명소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어 관광객에게는 여행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다. 도보 여행자는 중앙광장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여러 관광지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출발지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총거리 9288km를 6박 7일 동안 꼬박 달려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잇는다.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은 여행 좀 한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꿈꿔봤을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출발하는 역이라는 것만으로도 왠지 설레는 곳이다. 17세기 러시아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기차역 내부를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다. 긴 시간을 내 여행할 수 없다면 맛보기로 세단카~블라디보스토크 구간 전차를 탑승해보자. 네 명이 마주보고 앉는 옛 전차의 형태로, 무표정한 러시아 사람 옆에 앉아 바다가 펼쳐지는 기차를 타고 달리면 왠지 조금 긴장되고 설렌다. 30분 정도를 달리면 바다가 넓게 펼쳐지는 세단카 역에 도착한다. 육교를 건너 바다에 갈 수 있고 한 겨울엔 꽁꽁 언 바다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야경 포인트
독수리 전망대

독수리 전망대는 해발 214m 정도로 도심에서 가장 높은 산에 위치해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걸어서도 금방이지만 이색적인 체험을 하고 싶다면 케이블카인 푸니쿨료르를 타고 올라보자. 덜컹이며 케이블카가 출발하고, “우와”하고 탄성을 지르자마자 도착할 만큼 짧은 구간이지만 한 번쯤 타 볼 만한다. 푸니쿨료르를 내려서 계단을 조금 더 오르면 우리나라 포항이나 부산 같은 항구도시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첫 글자에서 따온 ‘V’ 모양의 주탑이 특징인 금각교가 내려다 보인다. 금각교와 도시의 야경을 조망하기 좋은 야경 포인트이므로, 시간이 허락한다면 낮과 밤의 블라디보스토크를 모두 조망해보시길.

차이코스프키의 나라에서 발레 공연을
마린스키 극장

블라디보스토크 여행에 특별한 추억을 더하고 싶다면 발레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해 보자. 음악과 춤은 언어를 초월한다. 차이콥스키의 나라 러시아에서 보는 발레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국립 마린스키 극장은 1860년에 세워진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 극장이다. 러시아 황실 발레단이 마린스키 극장에 소속돼 있으며, 발레, 오페라, 콘서트 등 수준급의 공연을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오만 원 정도면 꽤 괜찮은 좌석에서 볼 수 있고 제일 비싼 좌석도 십만 원 미만이다. 월,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연이 있으니 여행 일정 중 공연 관람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단, 공연장에 갈 때는 어느 정도 격식 있는 옷차림을 갖추는 게 예의다. 마린스키 극장 앞은 금각교를 조망하기 좋은 또 다른 명소다. 저녁 공연 전후로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루스키 섬 트레킹

루스키 섬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서 남쪽으로 수 km 떨어진 곳으로 러시아 정부가 극동 지역 관광지로 집중 육성 중인 곳이다. 2020년까지 ‘러시아의 샌프란시스코’로 발전시키겠다는 통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트레킹 코스, 아쿠아리움, APEC 정상회담 개최 장소인 극동연방대가 루스키 섬에 있다. 소련 시절 군사기지로 이용되다가 2012년 루스키 대교가 건설되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덕분에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트레킹 하기 좋다. 야트막한 산을 오르면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가 펼쳐진다. 구불구불 섬을 따라 걸어도 한 두시간이면 충분한 코스라 블라디보스토크 주민들도 트레킹이나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해 방문한다. 겨울엔 지역 특성상 섬이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심하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트레킹하기 좋지않다.

러시아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
프리모르스키
극동 지역을 개발하라는 푸틴 대통령에 지시에 따라 2016년 개장한 러시아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이다. 거대한 파도가 치는 듯한 외관에서부터 규모가 느껴진다. 총 3층으로 해양 생물 진화관, 러시아 수역관, 해저 터널을 지나며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한국어 안내 자료가 있을 만큼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하루 두 번 진행하는 돌고래 쇼는 놓치지 말아야 하는 볼거리다. 귀여운 돌고래, 벨루가, 바다코끼리, 물개가 화려한 공연을 선보인다.

1일 5식 블라디보스톡
먹방 여행

킹크랩

해양 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꼭 먹어야 하는 킹크랩 요리! 러시아 해역인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에서 갓 잡아 올린 킹크랩은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살도 꽉 차 있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킹크랩을 잡자마자 몸통 내장을 제거하고 즉석 냉동하기 때문에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곰새우

킹크랩과 곰 새우를 잔뜩 먹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간다는 사람이 있을 만큼 여행의 이유가 되는 별미다. 곰 새우는 연해주에서 나는 새우 중 하나로 단단한 껍질 속에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속살이 숨어 있다. 해양공원에 있은 음식점에서 다양한 곰새우 요리를 만날 수 있다. 곰 새우 라면 뿐아니라 kg 단위로 파는 곰 새우를 잔뜩 사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가게도 있다.

샤슬릭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큼직하게 썰어 소금과 후추, 향신료로 간을 한 다음 꼬치에 꽂아 숯불에 구운 꼬치구이 요리다. 숯불에 훈연하며 구워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샤슬릭을 토마토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샤슬릭 음식점은 대부분 빵, 샐러드, 스프와 함께 코스로 내는 경우가 많다.

조지아 요리

러시아에는 조지아 요리가 대중화돼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은 ‘조지아 음식은 하나하나가 시와 같다’고 표현했다. 육즙 가득한 고기만두 ‘힝칼리(Khinkali)’ 치즈가 가득 든 계란빵 ‘하차푸리(Khachapuri)’가 대표적이다. 단, 고수를 싫어한다면 주문 전 이야기하자.

수제버거

물가 저렴한 러시아에서 제대로 된 유럽식 수제 버거를 맛볼 수 있다. 한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는 작은 버거가 아니다. 육즙이 흐르는 패티가 층층이 쌓여 있고 감자튀김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곁들여진다. SNS에서 입소문 난 댑버거는 현지인에게도 유명해 예약하지 않으면 무조건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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