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보다 매콤 달콤한 순창 여행
고추장보다 매콤 달콤한 순창 여행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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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당
창림동 두부마을
순창 오일장
오성 통닭

순창에서 고추장만 떠올린다면‘아싸’인증이다. 지금 순창은 그 어느 도시보다 힙하다. 순창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힙플레이스와 맛집을 소개한다.

초연당
순창 유등면 섬진강 옆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초연당은 백제 시대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문화재급 한옥 숙소다. 문화재 보수나 사찰을 건축하기로 유명한 백남인 도편수가 지었다. 우리나라 육송 소나무로 지은 한옥에 들어서면 진한 나무 향이 객이 맞이한다. 외형은 전통 그대로를 지키면서 내부는 현대의 편리함을 갖췄다. 모든 방에 냉온방기를 설치하고, 건물마다 욕실, 화장실 부엌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다. 모든 공간에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해 몸이 불편한 이들도 배려했다.
초연당 대표는 오랜 세월 고추장 사업을 크게 해오다가 풍경 좋은 곳에서 제대로 된 한옥에 살고 싶어 본채와 사랑채를 지었다. 멋지게 지어진 한옥을 혼자만 보기는 아쉬워 체험시설과 숙박시설을 더 짓고 숙소로 운영하기로 했다. 넓은 체험실에서는 전통 음식 체험 실습도 이루어지며 넓은 마당에서 전통 혼례가 치러지기도 했다. 천 여개가 넘는 장독과 우직한 소나무 사이를 산책 할 수 있는 마당도 마련돼있다.

초연당
전북 순창군 유등면 유등로 627-32
063-653-4240

창림동 두부마을
순창에서 동네 주민에게 맛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하나같이 창림동 두부마을을 말한다. 버스터미널 길 건너 좁은 골목에 3대가 이어 운영하는 전통 두부집이 있다. 1대의 인내, 2대의 노력, 3대의 열정으로 이어진 곳이다. 직접 농사지은 콩을 사용해 매일 아침 전통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모두부와 순두부, 콩비지찌개를 판매한다. 2대 어머니와 3대 아들이 매일 새벽 장작으로 가마솥에 불을 지피고 콩물을 나무 주걱으로 저어 두부를 만든다. 느리게 정성으로 만든 모두부는 하루 15개만 만들어 일찍 가지 않으면 맛볼 수 없다. 정갈하고 오밀조밀 차려진 반찬과 따뜻한 순두부는 영혼을 위로하는 맛이다.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아도 고소하고 담백한 두부는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없게 한다. 손수 키워낸 야채로 차린 반찬을, 1대 할머니 때부터 쓰던 그릇에 담아내고, 가게 앞에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빨간색 포니 자동차가 손님을 맞이한다. 가게 안에도 오래된 농기구, 시계, 병풍 같은 추억을 소환하는 정겨운 물건이 가득하다.

창림동 두부마을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358-5
063-652-8773
11:30~19:00

순창 오일장
동네의 진짜 모습을 보려면 시장으로 가야 한다. 1일과 6일에 서는 순창 오일장은 북적북적 동네잔칫날이다. 전국 어디든 오일장은 장을 보는 곳이기도 하지만 주민들도 오일에 한 번 만나는 정겨운 날이기도 하다. 1923년 재래시장으로 시작돼 일제강점기와 현대를 거치면서도 명맥을 이어온 시골 장이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를 가지고 나오는 할머니들, 배추를 가득 실은 트럭, 시장의 역사만큼 오래된 뻥튀기 기계를 돌리는 아저씨 등 꼭 살 게 없어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철을 맞이한 과일과 채소의 싱그러움은 시장의 활기만큼 기분 좋은 풍경을 만든다. 시장을 걷다 출출하면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면 된다. 사람들이 줄을 서 갓 나온 튀김, 김말이, 도넛를 한 봉지 사서 품에 안고 하나씩 꺼내먹으며 다시 시장 구경에 나서자. 시장 안 골목에는 커다란 그릇 한가득 담겨 나오는 팥죽과 국수 노점, 신선한 선지로 속을 가득 채운 피순대 국밥 가게도 있다.

순창 오일장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로 58

오성 통닭
프라이드 치킨은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굳이 순창까지 와서 웬 치킨?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아니 꼭 먹어봐야 한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이제까지 먹었던 후라이드 치킨이 믹스 커피 였다면, 순창에서 먹는 치킨은 코스타리카에서 직접 원두를 갈아 내린 드립 커피랄까? 순창에서 치킨을 먹으려면 한두 시간 전에 주문해야 한다. 살아있는 닭을 잡아 그 자리에서 튀겨주기 때문에 똥집부터 닭발까지 닭 한 마리가 고스란히 담긴다. 당연히 양은 프렌차이즈 치킨의 두 세배다. 퍽퍽한 닭가슴살도 쫄깃해서 굳이 닭다리를 놓고 싸우지 않아도 된다. 내가 먹는 닭이 어떤 녀석인지 궁금하다면 닭 집에 직접가서 “저 녀석이요.”라고 콕 짚어 주문할 수도 있지만, 미안하지 않은 마음으로 치킨을 먹고 싶다면 전화 주문을 추천한다. 전국 5대 치킨이라고 손꼽히는 매일 닭집을 비롯해, 오성 통닭, 육일 닭집 등 6곳이 같은 방식으로 통닭을 만든다. 그중 매일 닭집이 가장 오래되고 유명하며 오성 통닭은 동네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매일 닭집
전북 순창군 순창읍 순창8길 23
063-653-3232
오성 통닭
063-653-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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