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편안한 책방 '라비브 북스'
모두에게 편안한 책방 '라비브 북스'
  • 조혜원 기자 | 정영찬
  • 승인 2019.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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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싶은 마음이 듬뿍 드는 취향의 공간

가을은 감각이 확장되는 계절이다. 시원해진 공기와 달라진 풍경은 주위를 환기한다. 동네 책방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위스키를 마시며 시를 낭독하고, 화이트와인을 홀짝이며 서로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살롱이자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한다. 주인장의 안목으로 구성된 동네 책방은 어쩐지 그의 취향을 닮고 싶어진다. 책은 향이 좋은 마실 것과 함께할 때 더 풍성해진다. 커피와 함께 혹은 약간의 술과 함께 책방 여행을 떠나보자.

라비브북스는 미소가 포근한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책방이다. 라비브는 히브리어로 단비라는 뜻. 조용한 주택 골목, 꼭 필요한 때에 알맞게 내리는 단비 같은 책방이 자리한다. 라비브북스는 언뜻 보기엔 카페 같지만, 커피가 있는 책방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넓은 창으론 바로 옆 공원의 녹음이 쏟아져 들어오고 따뜻한 나무 가구가 온기를 더한다.

가지런히 늘어선 책은 주제도 종류도 다양하다. 동네 사람 누구라도 와서 한 권쯤 고를 수 있도록 서가를 구성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 백발의 어르신이 한 공간에 머문다. 공간의 풍경은 머무는 사람으로 완성된다. 기획 코너는 삼 주에 한번씩 주제를 정해 꾸민다. 가령 주제가 ‘핸드크래프트’ 일 때는 나무 가구 위에 손으로 만드는 것에 관한 책을 비치하는 식이다. 바닷가에서 주워 온 돌로 그날의 기분을 표현해보는 작은 이벤트를 만들기도 한다.

‘책을 읽을 때 옆에 커피가 있으면 좋다’ 는 생각으로 책방과 카페를 겸한다. 책과 문화를 사랑하는 아내와 커피가 맛있게 내려지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은 남편이 책 읽기 완벽한 환경을 만든다. 커피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마들렌과 스콘도 있다. 아이들을 위한 ‘베이비치노’ 메뉴도 준비했다. 노키즈존을 외치는 카페가 많아지는 요즘, 고맙고 반가운 공간이다.

따뜻한 음료는 빈티지 잔에 담겨 나오는데, 책방 한쪽에서 6~70년대에 만들어진 빈티지 잔과 티포트를 구매할 수도 있다. 희소성과 묵묵한 시간의 흔적이 매력적인 빈티지 잔은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독서를 할 때 커피나 차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멋진 도구다.

<내사랑 모드> x 애플 시나몬 티
사과와 계피 향이 은은한 애플 시나몬티는 가을에 잘 어울리는 메뉴다. 직접 담근 청으로 만들어 차를 다 마시고 사과도 먹을 수 있다. 애플 시나몬티를 마시며 가볍게 읽기 좋은 책 <내사랑 모드>는 ‘나의 계절은 겨울에도 꽃이 피어요’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모드는 신체 기형을 타고 났으며, 가난하고 고립된 겨울 같은 생을 살았지만 봄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그림을 그렸다. 모드의 그림에서는 꽃향기가 풍기고, 새가 지저귀고, 따듯한 바람이 불어올 것만 같다.

라비브북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141번길 16-7

070-8879-0908

11:00~21:00 월~토(일요일 휴무)

아메리카노 4500원, 핸드드립 6천원,

애플시나몬티 6천원, 베이비치노 2500원

@raviv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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