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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방을 함께 사용할까요?
우리 주방을 함께 사용할까요?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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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암동의 공유 공간'
후암 주방
후암 거실
후암 서재
후암 가록

공유 공간, 공유 경제는 이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집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를 함께 타고, 넓은 집에서 타인과 공간을 나눠 살고, 서재와 사무실을 공유한다. 소유가 아닌 공유는 우리 삶을 더 다채롭고 풍요롭게 바꿨다. 내가 가지지 않고 타인과 함께 사용하는데 더 풍족해졌다니 무슨 말일까? 후암동을 기반으로 공유 공간을 운영하는 도시공감협동조합 이준형 실장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공유공간 '후암 서재'

공유 공간이란?
공유 공간, 재생 공간, 재생 건축, 도시재생 등 비슷한 듯 다른 용어가 어느 순간부터 많아지는가 싶더니 이제 많은 사람이 스스로도 알게 모르게 이용하고 경험하고 있다. 도대체 뭘 재생하고, 뭘 공유한다는 건지 궁금했다. 이 비슷한 듯 다른 용어의 의미는 일정 부분 교집합이 있다. 먼저 그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우선 가장 큰 개념인 도시재생은 산업구조의 변화나 신도시의 등장으로 쇠퇴한 도시를 다시 부흥시키는 것을 말한다. 텅 빈 도시를 새롭게 단장하고 콘텐츠를 채워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하는 도시사업이다. 도시재생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드문 경우이며 주로 국가나 지자체가 정책을 세워 사업으로 추진한다.

성수동 재생 공간 카페 '대림 창고'

재생 공간, 재생 건축이란 오래되어 버려지고 낡은 건축물을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낡은 건물을 다 부수고 새롭게 짓는 게 아니라,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형태와 정체성을 살려 보수하고 단장해 새로운 기능과 용도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20년 동안 방치됐던 화력 발전소를 활용했다. 서울 성수동은 재생 건축 사례가 많은 동네다. 카페 어니언은 금속부품공장, 카페 대림창고는 오래된 물류창고를 재탄생 시킨 공간이다.
공유 공간은 말 그대로 공간을 공유한다. 셰어 하우스는 집을, 코워킹 스페이스는 사무실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최근엔 공유 주방, 공유 서재도 생겨나는 추세다. 사람들은 도시로 몰리고, 1, 2인 가구가 늘어나며,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작아진다. 사무실, 집, 거실, 서재, 주방을 개인이 혼자 소유하기엔 경제적, 물리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소유하지 않고 공유한다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해진다.
정부나 지자체, 대기업에서도 공유에 주목하고 있으며, 작은 규모의 건축사무소나 도시계획을 연구하는 단체들이 공유 공간을 만들고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를 꾸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시공감협동조합의 이준형 실장

도시공감협동조합
후암동은 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지만 여러 가지 이해관계와 제한으로 묶여 있어 발전하지 못한 오래된 동네다. 그 덕분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많다. 남산 끝자락, 어디서나 고개를 돌리면 남산타워가 보이는 동네가 후암동이다.
공간의 크기는 삶의 질을 좌우한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서울에서 넓은 주방이나 서재를 갖춘 집을 갖는 건 다음 생에나 가능할 것 같다. 후암동에 자리 잡은 도시공감협동조합의 이준형 실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었다. ‘집 밖으로 나온 공유 공간’을 주제로 집에 있어야 할 공간을 후암동 곳곳에 만들었다. 동네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후암 주방, 후암 서재, 후암 가록, 후암 거실을 차례로 열었다. 작은 집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할 수 있다.
동네에 예쁜 카페나 맛집이 많은 것도 좋지만, 친구들을 불러 파티 할 수 있는 주방, 같이 영화 볼 수 있는 넓은 거실이 있다면 마을이 더 재밌어질 거라 생각했다. 동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좋은 기획이다. 경험을 소비하는 세대에게 공유 공간에서 하는 활동들은 일상의 연장이기도 하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공유 공간이 가지는 힘은 커뮤니티 형성이다. 공간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모이는 곳이고, 사람이 모이면 재미난 일들이 벌어진다. 후암 주방에 모여 김장을 하기도 하고, 자취생들이 모여 반찬을 만들어 나눠 가기도 한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사람들은 마을에서 새로운 기획을 하기도 하고, 거꾸로 도시공감협동조합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한다.

후암 가록

집이 간직하고 있는 기억, 후암 가록
도시공감협동조합의 공간 중 무료로 운영되는 공간인 후암 가록은 후암동의 오래된 집과 삶을 기록하는 프로젝트의 이름이다. 오래된 집은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시간과 추억을 품고 있다. 나무로 된 집이든 벽돌로 된 집이든 30년 이상의 세월을 품고 있는 집을 기록한다. 집주인이 신청을 하면 방문해서 집 안팎의 치수를 재고 디지털 도면 작업을 통해 집의 평면도와 입면도를 만든다. 집주인에게는 그림 액자와 도면을 담은 명패를 선물하고, 그 기록을 후암 가록에 전시한다. 현재까지 열두채를 실측하고 기록했다.
후암 가록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전시 공간이라 누구든 자유롭게 들어와 관람하고 쉬다 갈 수 있다. ‘우리 동네 어린이 작가’를 주제로 마을 어린이들의 그림을 전시도 하고, 예술가나 지역 주민에게 전시공간으로 대관하기도 한다.

후암 가록
주소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109-31
운영시간 10:00~21:00
인스타그램 @huamarchive

후암 주방

후암 주방

후암 주방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식사, 후암 주방
후암 주방은 도시공감협동조합의 첫 번째 공유공간이다. 후암 시장 바로 아래 따뜻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붉은 벽돌집이 후암 주방이다. 밖에서 보기엔 카페 같기도 하고 잘 꾸며놓은 집 같아 보이는데 문을 열면 세 평 남짓한 공간이 아기자기하게 주방으로 꾸며져 있다. 기왕이면 요리에 사용하는 식재료를 후암시장에서 구매한다면 좋을 것 같아 시장 근처에 자리 잡았다. ㄱ자 형태의 주방과 4~6명이 옹기종기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전자레인지, 미니 오븐 등 요리를 위한 도구들과 기본적인 양념들이 준비돼있다.
기념일에 서로 요리를 해주고 싶은 젊은 연인, 자취는 하지만 친구들을 초대하기에는 협소한 주방을 가진 도시 청년이 주 이용 고객이다. 시간제로 이용할 수 있어 금액 부담도 크지 않다. 공간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 멋진 곳에서 요리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고 티비에서 본 화려한 쿡방을 따라해 볼 수도 있다.
방명록에는 주로 연인과 기념일에,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부모님에게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후암 주방을 이용했다는 사연이 담겨있다. 주방은, 일상적인 공간이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요리한 음식을 나누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오전, 오후를 나눠 한 팀 씩만 예약을 받고 있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후암 주방

주소 서울시 용산구 후암로35길 39

이용시간 10:00~15:00, 17:00~22:00

(하루에 낮시간/저녁시간 각 한개 팀만 이용가능)

시설 조리도구, 냉장고, 정수기, 냉난방기, 블루투스 스피커, 와이파이

이용요금 평일 7천원, 주말 1만원(1시간당 가격, 최소 3시간 이용, 2인 기준)

최대 3인 이용가능(1인 추가시 평일 5천원, 주말 6천원)

인스타그램 @huamkitchen

예약방법 booking.naver.com/booking/10/bizes/70963

후암 서재

후암 서재

후암 서재

누구나 이런 서재 하나 쯤은 있잖아요?, 후암 서재
후암 서재는 넓고 멋진 서재에서 조용히 책을 보거나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후암 주방과 마찬가지로 낮 시간, 밤 시간으로 나눠 예약제로 운영한다. 공간에는 로컬에 관련된 책이나 독립 출판물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책방이 아닌 서재이기 때문이다. 원목 인테리어가 중후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긴 테이블이 서재 한가운데 놓여있다. 노트북을 펼쳐 놓고 작업을 한다면 3~4명,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려면 5~6명이 둘러 앉기 좋은 크기다. 테이블 끝에는 작은 바가 준비돼있다. 드립 커피, 캡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도구와 맥주 디스펜서도 구비했다. 간단하게 다과와 함께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기 완벽한 환경이다.
낮 시간은 8시간, 밤 시간은 7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카페에서 주로 일하는 프리랜서의 경우 한 공간에 오래 있기에 눈치 보이기도 하고, 식사라도 하러 나가려면 짐을 다 정리해서 다녀와야 하는데 후암 서재는 나만의 공간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일 하다가 동네 밥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잠시 산책을 다녀오기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후암 주방이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비교적 어린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면, 후암 서재는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한다. 작업 하기 위해 공간을 빌렸다가 구비되어있는 책들에 빠져 독서만 하고 갔다는 사람, 50번 넘게 방문한 동네 주민도 있다. 여럿이 모여 독서모임, 세미나, 작은 전시를 위해 공간을 대관 하기도 하고, 개인이 작업을 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얼마전엔 매주 일요일 정기 모임을 하던 팀이 이곳에서 작은 전시를 하기도 했다.

후암 서재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터바위로1길 69-1

이용시간 낮 시간 10:00~18:00, 저녁 시간 19:00~02:00

시설 필터커피 도구, 일리 캡슐커피 머신, 정수기,

제빙기, 맥주 디스펜서, 블루투스 스피커

이용요금 1만5천원/1인, 5만/4인(낮 시간, 저녁 시간 각각)

인스타그램 @huamsharedstudy

예약방법 booking.naver.com/booking/10/bizes/121542

NETFLIX and Chill?!, 후암 거실
후암 거실은 도시공감협동조합에서 가장 최근에 만든 공간이다. 주방, 서재에 이어 빵빵한 장비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거실을 만들었다. 4K까지 지원하는 빔프로젝터, 5.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 푹 파묻힐 수 있는 편안한 소파가 있다. 후암 거실은 작은 사치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감독과 배우를 만나는 공간이다. 좁은 집에서 태블릿이나 노트북의 작은 화면으로는 보기 아쉬운 영화나 영상을 고급 홈시어터로 즐기는 경험은 특별하다.
후암 거실은 건축팀 ‘블랭크BLANK’가 운영하는 다이닝 커뮤니티 바 ‘공집합’과 도시공감협동조합이 합작해 만든 공간이다. 상도동에서 이미 커뮤니티 바 공집합을 운영하고 있던 블랭크와 도시공감협동조합이 멋진 공간에서 함께 재미난 기획을 해보고자 뭉쳤다.
공집합은 단지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술 한잔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을 커뮤니티 바를 추구한다. 낮에는 점심 메뉴를, 저녁엔 가볍게 술을 곁들이는 식사를 할 수 있다.
3층짜리 건물에 1, 2층은 공집합, 3층은 후암 거실로 이루어져 있다. 공집합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술과 핑거 푸드를 후암 거실로 주문해 영화를 보며 먹을 수도 있다. 후암 거실은 소파에 각각 한 명씩 드러누우면 4명, 편하게 눞고 앉으려면 6명, 적당히 편안하게 앉으면 8명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커다란 통유리 밖에는 남산타워가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암막 커튼을 치면 암흑의 영화관이 된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으로 나눠 각 4시간씩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나누기 딱 좋은 시간이다.

후암 거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두터바위로1가길 47

이용시간 아침 09:00~13:00, 점심 14:00~18:00, 저녁 19:00~24:00

시설 5.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 빔프로젝터

이용요금 월~목 아침 3만원, 점심 6만원, 저녁 7만원,

금~일 아침 5만원, 점심 7만5천원, 저녁 8만5천원(1인 추가 7천원)

인스타그램 @huam_livingroom

예약방법 booking.naver.com/booking/10/bizes/12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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