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보다 반짝이고 파도보다 시원한 레진아트
보석 보다 반짝이고 파도보다 시원한 레진아트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08.20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스팅 기법, 컵받침
플루이드 기법, 서핑보드

너도나도 서핑하러 양양으로 떠나는데 사무실에 앉아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으니 바다가 보고싶어졌다. 당장 떠날 수는 없어 짙푸른 파도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서핑보드를 만들어 책상 앞에 두기로 했다. 레진아트로 만든 생동감 넘치는 바다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레진 아트, 레진 공예는 레진으로 액세서리나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드는 걸 이르는 말이다. 레진RESIN은 쉽게 말해 합성수지로 일상 생활 곳곳에서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공업용 레진은 에폭시이며, 치과에서 치아의 보형물을 만드는 재료도 레진이다. 공업용 레진은 독성이 강하고 냄새도 독하지만, 공예용 레진은 무독, 무취, 무색로 어린 아이들이 사용해도 문제 없을 만큼 안전하다. 투명하고 반짝이는 특성이 있어 예술가들이 주로 사용해 오던 공예용 레진을 활용해 액세서리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이들이 늘면서 소규모 클래스도 생겨났다. 레진에 물감을 섞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몰드에 레진과 비즈, 압화 등을 넣고 굳혀 보석처럼 만들기도 한다.

레진은 화학이다
우선 레진 아트 작업 시작 전 약간의 화학 원리를 알면 좋다. 이과를 나오지 않았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겁내진 말자. 우선 공예용 레진은 UV 레진과 2액형 레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UV레진은 UV 램프로 구워 굳히고, 2액형 레진은 화학작용으로 시간이 경과해 굳어진다. 2액형 레진은 주제와 경화제를 혼합해 만든다. 액체 상태의 주제와 경화제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약간의 열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 단단하게 굳어진다. 경화제가 조금만 더 들어가도 딱딱하게 굳지 않을 수 있으니 계량기를 이용해 비율을 정확히 맞추는 게 중요하다. 2액형 레진은 리퀴드(저점도), 글레이즈(중점도), 하이(고점도) 등 점도 별로 나뉜다. 점도가 낮을수록 묽고 높을수록 끈적해 표현하고자 하는 용도에 맞게 고르면 된다. 그리고 레진 작업의 중요한 한가지는 작업장의 온도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레진의 점성이 강해져 작업이 수월하지 않고 기포가 더 발생하기도 한다. 레진은 23~25도에서 작업하기 적합하다. 레진은 온도가 27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환경에서 24시간 이상 자연건조 하는 것이 가장 좋다.
UV 레진으로는 형태가 있는 틀에 레진을 부어 굳히는 캐스팅 기법, 2액형 레진으로는 묽은 레진을 흘려 물결 형태를 만드는 플루이드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이제 레진의 특성을 알았으니 어떤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상상해보자.

UV 레진으로 컵받침 만들기
간단하게 UV 레진을 이용해 나무 컵 받침을 꾸미면서 손을 풀어 보기로 했다. 우선 테두리가 있는 나무틀 위에 모래와 조개껍질, 소라 등을 얹어 해변을 표현해준다. 어떤 형태와 크기의 컵을 사용할지에 따라 디자인에 신경 써야 한다. 조개껍질이나 모래를 많이 얹으면 입체로 튀어나와 컵을 올렸을 때 기울어질 수도 있다. 다 꾸민 다음 모래를 덮을 만큼 레진을 얹어 램프에 10초 정도 구워준다.

UV 레진을 작업하는 과정은 젤 네일과 비슷하다. 바르고 굳히고 바르고 굳히는 걸 반복해 레이어를 쌓아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파란색 물감을 섞은 레진을 나무 막대를 이용해 바닥에 얇게 펴 발라준다. 다시 한번 램프에 넣어 굳히고 흰색 물감을 넣은 레진을 얇게 바른다. 하나의 과정이 끝날 때 마다 램프에 넣어 굳힌다. 이제 투명한 레진을 동글동글 간격을 두며 짜주면 바로 아래 하얀색을 섞은 층을 둥글게 밀어내며 물결 모양이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램프에 굽고 완전히 굳도록 자연건조 시켜주면 완성이다. 컵 받침 안에 작은 호수가 담겼다.

바다를 담은 서빙보드 만들기
이제 좀 더 멋진 작품 만들기에 도전한다. 플루이드 기법으로 서프 보드 모양의 나무판 위에 바다를 얹는 작업이다. 서프보드는 테두리가 없고 보드 위에 바로 모래를 올려야 하므로 모래와 중점도 레진을 미리 섞어 사용한다. 종이컵에 모래를 담고 꾸덕꾸덕할 만큼 레진을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나무 보드 한 귀퉁이를 백사장으로 표현하기 위해 모래를 원하는 디자인으로 살살 올려주고 불가사리와 조개 등으로 꾸민다. 불가사리, 조개, 진주 등 입체적인 재료들 위에 UV 레진을 듬뿍 얹어 모레 부분만 LED 건조기에 넣어 굳혀준다.

이제 서프보드 몸통에 파도를 그리기 위해 2액형 레진의 주제와 경화제를 2:1 비율로 섞는다. 레진 액체는 끈적이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작업하길 권한다. 주제와 경화제를 섞을 때는 한 방향으로 천천히 저어준다. 다 섞은 레진을 셋으로 나눠 각각 흰색, 짙은 파랑, 아쿠아 색을 만들어 준다. 과감하게 보드 가운데에 파랑, 흰색, 아쿠아, 흰색, 아쿠아 순으로 레진을 부어준다. 그런 다음 재빠르게 나무 막대를 이용해 원하는 모양으로 섞어준다. 나무 막대를 레진 위에서 살짝 얹어 나무와 레진 액체 사이에 생기는 점성과 장력을 이용해 옆으로 쓱 밀어준다. 색을 섞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포가 발생해 파도의 포말이 표현된다. 처음 보드 위에 컬러 레진을 부을 때 어느 정도 원하는 형태를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짙은 파랑으로 시작해 단계별로 밝은 아쿠아를 사용하면 바다의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고, 온통 짙은 파랑 사이사이 하얀 포말을 넣으면 연속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표현된다. 미묘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90% 쯤은 우연에 의해 표현되는 방식이라 결과물을 완벽히 예측할 수도, 똑같은 무늬를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이제 따뜻한 곳에서 24시간을 굳히면 세상에 하나 뿐인 작품이 완성된다.

칠하다 아트스튜디오
오일과 아크릴을 이용한 페인팅 클래스, 레진 공예, 드로잉, 수채화 클래스를 진행하는 아트스튜디오다. 시즌별로 클래스를 다르게 운영한다. 여름이 담뿍 느껴지는 서프보드와 코스터 원데이 클래스를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청해야한다. 가을과 겨울이 담긴 작품이 기대하며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소식을 주목하자.

서울 강남구 선릉로 141길 22
서프보드 1개 5만9천원(보드 추가 1개당 3만원)
UV 코스터 2개 5만원(코스터 추가 1개당 1만5천원)
서프보드+코스터2개 9만9천원
클래스 문의 카카오톡 chillhada
@chill_had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