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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의 멋에 흠뻑, 몽골여행
대자연의 멋에 흠뻑, 몽골여행
  • 승종희 | 승종희
  • 승인 2019.08.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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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를지 국립공원부터 고비사막까지

몇 년 전부터 주변에서 몽골 여행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호기심이 생겼다. 광활한 대지와 초원, 자유롭게 뛰노는 동물, 쏟아질 듯한 별에 대한 이야기는 설렘으로 다가온다. 몽골에선 유럽, 동남아 여행에서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몽골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몽골은 전 세계를 호령하며 대제국을 꿈꾸었던 칭기즈칸의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초자연적 신비함을 간직한 곳이다. 여행의 적기는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8월로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소나기가 내려 초원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비행기를 타고 3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몽골. 도시를 벗어나 노마드를 꿈꾸며 8박 9일 몽골 고비사막으로 떠난다.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가까운 테를지 국립공원
테를지 국립공원(Gorkhi-Terelj National Park)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2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몽골인들의 휴가, 신혼여행지로 유명하다. 넓게 펼쳐진 초원을 배경 삼아 자리 잡고 있는 몽골의 이동식 가옥인 게르와 말을 돌보는 목동의 여유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몽골인은 수천 년 동안 말을 타고 국토 전역을 누볐다. 몽골 야생말은 단단한 몸집과 거친 성격을 가졌지만 잘 길들어졌다. 따라서 어렵지 않게 승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은 거북바위는 여행자에게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물감을 칠해 놓은 듯한 차강 소브라가
붉은 기암절벽이 있는 차강 소브라가Tsagaan Suvraga는 고생대에 바닷속 지층이 융기·풍화돼 생성된 절벽으로 고생대 시기의 바다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고비의 바람이 깎아 낸 예술 작품 같은 절벽은 몽골 내내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불타는 절벽 바양작
바양작Bayanzag은 일몰 때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여 불타는 절벽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미국의 앤드루스 탐험대가 공룡 화석과 알을 발견하면서 유명해졌다. 기념품을 파는 가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면 ‘혹시 공룡알이 있지는 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아슬아슬한 절벽 위를 걷게 된다. 한 시간 동안 트레킹을 즐기고, 붉은 절벽에 앉아 넓게 펼쳐진 초원의 비현실적인 모습에 넋을 잃는다. 마치 아시아의 그랜드 캐니언에 온 듯하다. 차강 소브라가는 규모는 작지만, 괴이한 모양의 절벽과 색감이 강렬하지만 바양작은 넓고 웅장하지만 황량한 느낌이 든다.

한여름에 얼음 트레킹을 맛보다 욜링암
독수리와 비슷한 새인 욜이 사는 계곡이라는 의미의 욜링암Yolyn Am은 한여름에도 녹지 않은 얼음을 만날 수 있다. 단, 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한여름에 얼음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욜링암은 말을 타고 둘러보거나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절벽 사이에 들어서자 냉기가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욜, 귀여운 쥐처럼 생긴 동물 우는 토끼, 산 염소 등 세 가지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다. 우는 토끼는 욜링암 계곡으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내심 ‘욜’을 보고 싶은 마음에 하늘을 쳐다본다. “저거 욜 아닌가?” 보는 새마다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지만 “욜은 매보다 몇 배는 더 커요!” 가이드 빌게의 말에 실망 한가득이다. 그러나 욜링암 협곡 사이 얼음이 녹지 않아 얼음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다.

고비의 꽃 홍고린엘스 사막탐험
거대한 모래 언덕 홍고린엘스Khongoryn Els는 고비사막의 백미로 꼽힌다. 모래 속으로 발이 푹푹 들어가서 한 걸음 나아가면 세 걸음 뒤로 미끄러져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두 발로 걷다 네발로 걷기를 반복하며 힘겹게 오른다.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오니 온몸이 모래투성이다. 사구 정상까지는 대게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사막의 경이로운 풍광은 올라오는 동안 힘들었던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준다. 정상에서 샌딩 보드를 타면 1분이 채 걸리지 않아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 샌딩보드는 고비사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내 집만큼 편안했던 게르 생활
게르는 나무로 된 뼈대와 기둥에 양털 천막을 씌운 형태의 집으로 유목민 전통 가옥이다. 추위와 바람을 피할 수 있고, 해체 및 이동이 용이하다. 하나의 공간이지만 침실, 접대실, 주방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여행자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편안한 게르 캠프에서 지내기에 진정한 유목 체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게르 캠프는 여행자들이 쉽게 머물 수 있게 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숙박 임대업과도 비슷하다. 게르 내부는 대부분 상태가 비슷하지만, 화장실, 세면대, 샤워실 등 편의 시설이 천차만별이다. 사막에 설치된 게르 캠프에서도 마치 리조트에 버금가는 시설을 만날 수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기승전 양고기
몽골 사람은 주로 양고기를 먹는다. 일주일 내내 기름진 양고기 음식을 먹다 보면 물리기까지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몽골 마트에서 파는 케첩을 준비하면 유용하다. 보즈Buuz(찐만두)와 호쇼르Khuushuur(튀김만두), 초이왕Tsuivan(양고기와 채소를 넣어 만든 볶음 국수), 반시태 슐Banshtai shul(양고기가 들어간 국수)을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다. 맛은 대부분 기름지고 짭조름하다. 냄비에 양고기와 물, 돌을 함께 넣어 오랜 시간 쪄낸 허르헉Khorkhog 또한 몽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허르헉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 맛이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였으나, 이 또한 기름이 많기에 탄산음료나 보드카가 필수다.

몽골인들은 소금을 넣은 몽골식 밀크티 수테차Suuteitsai를 자주 마시는데 지역과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다르다. 잠시지만 수테차에 빠져 끼니 마다 수테차를 즐겼는데, 달고 짠 맛이 자꾸 마시고 싶게 만드는 묘약 같았다. 암말의 젖으로 만든 발효주 마유주 아이락Airag 도 빠질 수 없다. 마유주는 본격적인 여름인 7월부터 맛볼 수 있는데, 여러 상점을 돌아다닌 끝에 마유주를 6월에도 맛볼 수 있었다. 맛이 시큼한 막걸리와 비슷하며, 알코올 도수는 3% 정도다. 몽골인들은 술이 세니 괜한 경쟁심에 과하게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자. 마유주는 우리나라의 막걸리처럼 발효주라 다음날 숙취에 시달릴 수 있다.

별이 뚝뚝! 로맨틱한 몽골의 밤
세계 3대 별 관측지 몽골에서 매일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감상할 수 있다. 몽골 초원에 누워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10시간 넘게 가야 하는 북유럽 별천지를 몽골에서 만날 수 있다. 밤하늘 가득 뒤덮은 은하수의 향연은 많은 여행자 가슴에 불을 붙인다. 여름 일몰은 밤 9시 정도인데, 광해가 없기에 해가 지고 나면 어둠이 몰려오고, 긴 띠를 그리며 올라오는 은하수를 만날 수 있다. 게르에 누워 별을 이불 삼아 우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이 순간 몽골 여행은 Tour, Trip, Travel이 아닌 Voyage가 될 것이다.

몽골로 떠난 몰골팀의 여행
몽골은 자유여행이 불가능하다. 여행지 간의 거리가 매우 멀고, 포장도로가 없어 대중교통과 차량을 렌트한다고 한들 여행자가 자유롭게 이동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그렇기에 몽골 여행은 대부분 투어나 패키지를 이용한다. 자유 여행을 선호한다면, 4~12명까지 개별 팀을 만들어 몽골 현지 투어를 한다. 나는 커뮤니티를 통해 여섯 명의 팀원들과 함께 투어를 시작했다. 티격태격 이런 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했던 몽골 여행은 새로움, 설렘, 뜻밖의 즐거움을 만들어주었다. 현지인 가이드 빌게와 운전사 푸지 덕분에 편안한 여행길을 됐다. 특히 빌게는 한국에 오래 거주한 터라 여행 내내 농담을 주고받아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푸르공을 타고 끝없는 초원을 만나다
푸르공은 구소련식 미니버스로 고비의 풍경과 잘 어울려 낭만적인 여행을 선물해준다. 몽골은 여행지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행 시간은 푸르공을 타며 보내기 일쑤다. 빠른 속도로 비포장 된 초원을 달리기에 여행용 목 베개가 필수다. 푸르공 승차감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있으나, 어떤 차든 몽골 초원을 달린다면 승차감이 좋을 수 없다.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푸르공과 매일 보내다 보면 이 또한 편안한 승차감으로 다가온다.

푸르공을 타고 드넓은 고비의 초원을 달리다 보면, 우리 앞을 막아서는 것은 몽골의 5대 가축이라는 방목된 양과 염소, 말, 소, 낙타뿐이다. 푸르공의 경적에 내달리는 양과 염소의 뒤꽁무니가 한없이 귀엽다.

몽골에서 느낀 불편함이 편안함으로 다가올 때쯤, 여행이 끝났다. 아무 생각 없이 푸르공에 몸을 맡긴 게 엊그제 같은데 9일이라는 시간이 금세 흘렀다. 마치 우주여행을 다녀온 듯 머리는 텅텅 비었고, 마음은 공허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표현 보다 모두 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멀고 가혹한 땅을 여행하는 일이 두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드넓고 푸른 초원, 끝없는 지평선, 거대한 사구와 얼음으로 뒤덮인 협곡, 공룡화석, 자유롭게 뛰노는 양과 염소, 밤하늘을 물들이는 은하수를 만날 수 있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이제는 몽골 여행자들이 외치는 몽골 앓이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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