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IT+윤리=YO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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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9.07.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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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 장성은 대표

휴대폰 배터리 20%, 보조배터리 없음, 편의점 전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불안이 고조된다. 에너지 충전이 절실하다. 이때 솔라페이퍼Solarpaper를 양지에 편 후, USB로 휴대폰과 연결하면 충전이 시작된다. 세계 최초 초박형 태양광 에너지 충전기 솔라페이퍼를 개발한 요크Yolk의 장성은 대표를 만나 솔라페이퍼의 속살을 들춰봤다.

사진제공 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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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요크의 장성은 대표입니다. 요크는 2012년에 설립한 태양광 충전기 제조 기업입니다. 2015년 세계 최초 초박형 초경량 태양광 충전기인 솔라페이퍼를 개발, 론칭 45일 만에 국내 최초 해외 크라운드 펀딩 플랫폼 퀵스타터에서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 이상의 펀딩을 달성했습니다. 현재 솔라페이퍼는 해외, 특히 북유럽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 꾸준히 수출되고 있습니다. 요크는 직원 다섯 명으로 이루어진 벤처 기업으로 디자인과 테크의 융합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하는 제품을 만듭니다.

솔라페이퍼 개발 배경에 대해 알려주세요.
기존 태양광 제품은 오지 탐험가를 대상으로 만들어져 무겁고 투박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반인에게는 어필이 어려웠죠. 일상에서 편리하고 감각적으로 태양광 충전기를 사용할 방법을 찾으면서 솔라페이퍼를 개발했습니다. 디자인 전공자인 저와 개발 기업의 협업을 시작으로 솔라페이퍼 구상에 돌입했어요. 메인은 디자인입니다. 종이처럼 얇고 가볍게 제품을 구현해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게 주목적이죠.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던 중, 태양광 패널 연결 부분의 프레임이 무게와 부피가 상당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프레임을 제거해야 했죠. 프레임을 없애고 태양광 패널에 자석이 포함된 금속부를 달아 결합과 통전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얇고 가벼운 솔라페이퍼가 탄생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솔라페이퍼 하나로 휴대폰 급속 충전이 가능한가요?
솔라페이퍼는 기존 태양광 충전기에 없던 기능을 더했습니다. 첫째, 효율 23.7%의 초고효율 셀을 가공해, 맑은 날 솔라페이퍼 5W 기준으로 배터리 용량 2100mAh의 아이폰7을 2시간 30분 만에 완충할 수 있습니다. 둘째, 태양광 패널에 부착된 금색 자석을 이용, 개별로 2.5W의 패널을 최대 여섯 개까지 연결해 전력을 확장·축소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PC의 경우 스마트폰보다 많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네 장의 패널을 연결해야 완충이 가능합니다. 즉, 사용도와 취향에 따라 패널을 추가할 수 있죠. 셋째, 오토리셋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오토리셋 시스템이란 음지에서 발전을 멈추고 양지에서 자동 복구되는 기능입니다. 세 가지 기술을 탑재한 솔라페이퍼는 캠핑 등 아웃도어 환경을 포함 일상생활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 외에도 재밌는 부가 가치가 창출된다고 꼭 말하고 싶어요. 솔라페이퍼를 가방에 매달고 여행을 떠나면 생각지 못한 외국인 친구를 만들 수 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한 일인데요.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때면, 솔라페이퍼가 무엇인지,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등 수많은 외국인의 주목을 받아요. 솔라페이퍼가 외국인과 소통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웃음)

사진제공 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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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페이퍼 개발 후 개발도상국으로 향했다고 들었어요.
솔라페이퍼 차기 제품으로 태양광 랜턴을 구상하던 2018년 캄보디아 여행을 떠났어요. 그곳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캄보디아의 5~17살 아이들은 학교에 갈 시간에 노동 현장으로 보내졌습니다. 식모살이, 벽돌공장, 사금채취, 화학공장 등 어른에게도 위험한 곳으로 보내졌죠.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가 되고, 상황은 악순환됩니다. 요크는 전 세계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더 나은 미래와 지역 사회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과 태양광 기술을 융합했습니다. 개발도상국 교육의 진정한 변화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를 도모했어요. 요크는 전기 에너지에 주목, 아프리카에서 솔라 카우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사진제공 요크

솔라 카우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솔라 카우는 솔라 패널에서 발전한 전기를 축전하는 축전지와 다수의 휴대용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 데크입니다. 케냐의 체모릴 학교에 솔라 카우를 설치하고 아이들에게 우유병 모양의 파워밀크(휴대용 배터리)를 나눠줬습니다. 아이들이 아침에 학교에 와서 파워밀크를 솔라 카우에 연결하면 4~5시간 후에 충전되는데 그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거죠. 하교 후, 충전된 파워밀크를 집으로 가져와 휴대폰, 라디오 등에 전원을 공급 하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입니다. 아프리카는 결제와 지역 사회 활동 수단으로 휴대폰을 사용해 휴대폰 보급률이 95.1%에 육박합니다. 그러나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요금이 비싼 탓에 일주일에 두세 번 왕복 여섯 시간 거리에 위치한 충전숍에 가야 하죠. 따라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져오는 전기의 가치가 매우 큽니다. 솔라 카우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일터로 보내 돈을 벌어 오게 하거나 집안일을 시키는 대신, 학교로 보내게 하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아직 케냐에만 솔라 카우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만 내년엔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와 함께 탄자니아 학교에 솔라 카우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또한 현재 솔라 카우 하나당 60개의 파워밀크를 연결할 수 있는데 파워밀크를 최대 250개 이상 연결하는 솔라 카우를 만들기 위해 개발에 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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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카우 프로젝트를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도 받았나요?
학교 출석률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꾸준히 출석률이 올랐어요. 그 외 피드백은 바라지 않아요. 때때로 아이들에게 감사 편지를 받았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거든요. 요크의 도움으로 교육을 받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요. 즉, 아이들에게 어떤 책임감과 부담감을 심어주고 싶지 않습니다. 교육은 누구에게나 당연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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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카우 프로제트로 많은 상도 받았어요.
솔라 카우는 해외에 알려지자마자 주목받았습니다. 세계 최대 휴매니테리언 컨퍼런스인 에이드엑스AidEx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고,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소셜 임팩트 부분과 세계 최대 테크 쇼인 CES에서도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 저널 등 글로벌 미디어에서 솔라 카우가 CES의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라고 보도하자, 미국 래퍼이자 아티스트인 카니예 웨스트가 직접 요크의 부스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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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목표는요?
5년 안에 동아프리카 지역에 10개의 솔라 카우를 보급해 아동 노동률을 10%로 줄이는 게 목표예요. NGO, CRS(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적책임경영), CSV(Creation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정부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업, 프랜차이즈 사업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개발도상국의 교육을 정상화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디자인과 에너지를 융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싶고요. 물론 꼭 태양광 에너지가 아니라도 말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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