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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이색 취미
캠핑장 이색 취미
  • 조혜원 기자
  • 승인 2019.07.17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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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생일파티, 칵테일 바
드립커피, 턴테이블, 캠핑 다도

멋진 풍경 안에 텐트도 쳤고, 새로 장만한 의자로 펼쳐 놨고, 자 이제 뭘 해야 하나. 캠핑의 꽃은 불멍이라지만 불을 피울 수 없는 캠핑장에선 할 일이 많지 않다.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멍하니 있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심심하잖아! 남들은 캠핑가서 뭐 하고 노는 걸까?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 캠퍼 김혜경

“집에서는 축구는 못 하잖아요. 밖에서 노는 게 훨씬 시원하고 좋아요!”. 9살, 12살 14살 삼 남매는 투닥 거리면서도 하루 종일 함께 논다. 루미큐브, 할리갈리, 피자가게 등의 보드게임을 하다가 지루해지면 축구도 하고 베드민턴도 친다. 캠핑장에선 앉은 자리가 놀이터이자 학교다. 캠핑 테이블에 앉아 숙제도 하고 나른해지면 낮잠도 자다가 또 신나게 뛰어논다. 캠핑하면 부모님이 조금 수고스럽지만, 야외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자주 캠핑장을 찾는다. 좋아 이제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 손을 거들 수 있어 자기 짐은 제 손으로 옮기고 캠핑사이트도 함께 꾸민다. 보드게임을 하며 싸우는 듯하다가도 금세 까르르 웃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캠핑장에서 쓰는 성장 일기, 주주맘 박근희

신문기자이면서 캠핑과 육아 블로거로 유명한 ‘주주맘’은 매해 아이들 생일 파티를 캠핑장에서 열어준다. 해마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캠핑장에서 카메라에 담는다. 주주맘은 ‘엄마표 캠핑놀이 106’의 저자로 캠핑장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물을 활용해 놀이를 만든다. 아이들이 어릴 땐 자연놀이, 캠핑장에서 그린 그림 숲에서 전시하기 등을 하며 놀았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서 뛰어놀기를 좋아해 미니운동회, 곤충 채집,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실험 등을 하며 캠핑을 즐긴다. 아이들 생일엔 캠핑장으로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이웃 캠퍼와 함께 파티를 연다. 자연 속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엄마보다 감수성이 짙고 속이 깊다.

캠핑장의 바텐더, 칵테일 만드는 캠퍼 박일성

캠퍼 박일성은 캠핑장을 멋진 bar로 만든다. ‘세이굿바’라는 멋진 이름도 있다. 여러 팀이 모여 캠핑을 할때 각자 저녁 식사를 마치고 20시즈음 모여 23시 정도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 bar를 차린다. 스노우피크 IGT 테이블을 이용해 라운드 형태의 bar를 만들고, 베일리스, 깔루아, 스피리터스(보드카)를 사용해 ‘트리플케이오’라는 시그니처 슈터(원샷으로 마시는 술)를 캠퍼들에게 선사한다. 세이굿바는 나이, 사는 지역, 직업을 묻지 않는다. 건전한 캠핑 문화를 위해 만취하는 것도 금지다. 오지에 모인 캠퍼들이 각자 잔을 들고 세이굿바에 모여 칵테일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격식을 차리며 대하고, 편의가 갖춰진 도시에서와는 다르게 자연 속에서 만나 교류하면서 더 깊은 이야기와 따뜻함이 공유된다.

자연 속에서 마시는 진한 커피 한잔, 캠퍼 미노

대부분 직장인이 그렇듯, 캠퍼 미노는 회사에서 보내면서 쌓인 피로와 고단함을 캠핑을 통해 해소한다. 자연 속에 작은 공간을 만들어 느린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음에 여유로움이 깃든다. 하루 혹은 이삼일 캠핑장에서 혼자 많은 시간을 가지며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한다. 우드 카빙으로 숟가락 젓가락을 만들기도 하고 우쿨렐레도 연습한다. 매일 아침을 깨우는 드립 커피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핸드밀을 갈 때 퍼지는 고소한 원두 향과 드리퍼에 뜨거운 물을 부을 때 피어오르는 수증기는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과 같다. 야외에서 마시는 드립 커피는 더할 나위 없다. 야외에서도 커피를 즐기고 싶어 가볍고 휴대하기 좋은 핸드드립 스탠드를 직접 만들었다. 알음알음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와 얼마 전 소량 제작해 판매도 시작했다. 취미가 가져 다준 멋진 성과다.

LP 음악의 세계, 취미 수집가 이상민

캠핑장에선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처음엔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가 디제잉을 취미로 시작하면서 LP와 턴테이블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깊은 사운드에 매료됐다. 프리다이빙도 취미로 하고 있는데 바닷가에서의 캠핑과 LP의 조합은 최고다. 야외에 턴테이블과 LP를 챙겨가는 게 무겁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최근 레트로 붐이 일면서 경량화된 턴테이블이 많이 출시됐다. 실내에서는 전원을 연결해서, 야외에서는 보조배터리로 작동된다. 바사삭 타들어 가는 모닥불 소리와 LP에 바늘 닿는 소리의 조합은 캠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모바일 스트리밍 서비스로 쉽게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하나의 LP 안에 모인 음악은 한 곡 한 곡에 더 집중하게 된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LP의 깊은 사운드를 한번 들어본다면 그 매력을 알 수 있다. 그 경험에서 오는 여운은 진하게 남아 일상에 활력과 창작에 영감을 준다.

자연과 가장 어울리는 취미 다도, 프리랜서 에디터 신진주

여행길에서 만난 스님이 꼭 휴대용 다도 용품을 가지고 다니는 걸 보고 영향을 받았다. 차는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취미이며 자연과 함께 했을 때 맛이 더 좋아진다. 자연을 오롯이 즐기는 게 캠핑의 가장 큰 목적이라 꼭 다도 세트를 챙겨 다닌다. 아웃도어용 초경량 티팟이 많이 판매되고 있어 찻잎만 챙겨가면 어디서든 다도를 즐길 수 있다. 오토캠핑이라면 좋아하는 예쁜 찻잔을 더 챙긴다. 여럿과 함께 나눴을 때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점도 캠핑과 닮았다. 차 한잔을 소재로 대화를 시작하기도 하고 자연과 마주앉아 조용히 감상하기도 한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은 차 받침으로 활용하고, 봄여름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용 꽃은 잎 차에 띄워 마시기도 하며 굳이 마시지 않더라도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좋다. 여름에 차갑게 마시는 말차는 숙취해소에도 좋다. 반려견과 함께 캠핑을 다니는데 최근 강아지용 허브티가 나와 함께 티타임을 가지는 재미난 경험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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