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에게 강추하고픈 태국 북부 트레킹 명소
백패커에게 강추하고픈 태국 북부 트레킹 명소
  • 김경선 부장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9.04.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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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북부의 숨겨진 명산, 도이 파홈폭

도이 파홈폭 Doi Pha Hom Pok
4박 5일간의 일정은 태국 북부 산간지대를 들쑤시는 과정이었다. 산을 넘나드는 지난한 시간들. 그중 압권은 도이 파홈폭이었다. 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 도이 파홈폭(2285m)은 1924m까지 차량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물론 그 길은 만만치가 않다. 포장된 임도와 비포장도로를 넘나들며 40여 분을 사륜구동차로 이동했다. 길은 무척 험했고, 멀미가 정신을 지배했다. 그러나 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캠핑장에 도착한 순간 나쁜 기억은 말끔히 사라졌다. 널찍한 잔디밭과 주변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경관. 이런 곳에서 캠핑할 수만 있다면 이정도의 고생은 감안할 만하다.

사진제공 태국정부관광청

평일이라서인지 캠핑장은 한산했다. 자체적으로 쳐 놓은 텐트 2동이 전부였다. 캠핑장에서는 텐트며 매트리스, 침낭 등을 대여했다. 계획 없이 왔더라도 캠핑이 가능하다는 소리다. 다만 노후한 장비는 감안해야 한다.

캠핑장부터 본격적인 도이 파홈폭 트레킹이 시작됐다. 정상까지 거리는 3.5km. 2시간 정도면 정상을 밟을 수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졌다. 산길은 초반부터 가파르다. 며칠간 축적된 피로가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었다. 다행이도 길은 오르막과 평탄한 길, 내리막을 반복하며 밀당을 이어갔다. 도이 인타논의 자비 없는 오르막을 생각하면 감지덕지다. 무엇보다 도이 파홈폭은 숲이 풍요롭다. 에디터가 상상하던 동남아시아의 숲 그대로다. 거목과 덩굴이 혼재한 신비로운 숲의 세계.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다가도 상쾌한 피톤치드와 눈을 황홀하게 만드는 초록의 향연에 순간순간 피로가 물러섰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30분, 길이 드디어 능선에 닿았다. 도이 파홈폭은 태국과 미얀마의 경계를 나누는 산줄기로 국립공원 내 약 70km에 달하는 국경이 있다. 잡풀이 무성한 능선에 서자 저 멀리 미얀마 땅이 내려다 보였다. 지역민들이 화전을 하는지 산사면 곳곳에서 희뿌연 연기가 올라왔다. 연기는 마치 안개처럼 율동하며 쉽사리 미얀마를 보여주지 않았다. 운무처럼 떠도는 연기 사이에 산 그리메가 환상처럼 맴돌았다. 태양이 내리쬐는 정오의 풍광도 이렇게 멋지다면 일출과 일몰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태국 북부에 다시 찾아야올 이유를 한 가지 더 새겨 넣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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