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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담양산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담양산다'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05.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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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로차 영동조합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 담양산다

죽녹원 내 정자에서 죽로차를 만드는 ‘담양산다’의 다섯 여자와 둘러앉았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정성스럽게 다기를 차리고 다도 준비를 한다. 다도란 단순히 차를 마시기만 하는 걸 일컫는 게 아니라 차를 채취해서 만들고 마시는 것까지다. 담양산다는 우아하게 앉아 차만 마시는 모임이 아니다. 차를 채취하고 덖어서 상품을 만들고, 다도체험 수업을 진행하며 차 문화를 알린다.

5월엔 대나무 숲에서 녹차를 채취하고, 시기별로 우엉, 보리수, 뽕잎, 연잎, 쑥 등 다양한 차를 만들기 위한 작업으로 바쁘다. 그 수고스러움을 한 잔의 차로 마시는 일은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차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에요. 그러니 돈을 떠나서 서로 간에 상처 주지 않고, 화목하게 지내는 게 가장 중요해요. 돈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 관계니까요. 항상 함께 일하고 우애 있게 여태까지 큰 거시기 없이 잘 지내왔어요.”

2008년 혜우스님에게 제다 수업을 받으면서 처음 만나, 마음 맞는 사람 몇이 모여 2009년 담양죽로차연구회를 만들고 2015년 ‘담양 죽로차 문화원 영농조합’ 법인 설립에까지 이르렀다. 단지 차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지금껏 함께해 온 가족 이상의 관계다. 차는 등급별로 다, 가, 설, 명, 천으로 나뉘는데 그 중 앞에 세가지를 따 <다가설>이라는 죽로차 브랜드를 만들었다.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란 녹차

죽로차는 대나무 잎에 서린 이슬을 머금고 자란 차나무 잎으로 만든다. 옛 선인들은 죽로차를 차 중에 으뜸으로 치며 임금님에게 진상했다. 차나무가 성장하기 가장 좋은 환경인 반그늘에서 자란 죽로차는 엽록소, 테아닌, 아미노산 성분이 풍부하다. 강한 해를 받고 자란 찻잎은 향이 진하지만 쓴맛도 강해져 일본의 고급 차 농장은 찻잎 수확 한 달 전에 차양을 해주기도 한다.

전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추월산 자락에 물통골이라는 골짜기가 있다. ‘추월산 물이 다 말라도 물통골 물은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이 내려올 만큼 약수가 유명한 곳이다. 추월산의 맑은 약수를 마시고 성장한 대나무와 그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 야생 녹차. 동네에 연세 많으신 할머니가 어릴 적 마을 어른들이 이 숲에서 차를 땄다고 이야기할 만큼 오래된 야생 차밭이다. 오래전 인근에 절이 있었다고 하니 그때 스님들이 차 밭을 만들지 않았을까 짐작만 할 뿐이다. 다가설의 죽로차는 이곳에서 야생으로 자란 차나무에서 수확한 찻잎으로 만든다.

정돈된 차밭에서 따는 양의 1/100의 불과해 극소량이 생산되는 귀한 차다. 자연 속 대숲의 완벽한 환경에서 자라 떫고 쓴맛은 맛은 덜하고 은은한 향과 깊고 부드러운 맛을 가진다. 희소성 있고 수작업이면서 역사가 있는 죽로차는 명품이 될 자격을 갖췄다. 만드는 이들도 그들이 만든 차도 명품처럼 오래 남아 은은한 향을 풍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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