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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면서 유연한 담양의 대나무
단단하면서 유연한 담양의 대나무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05.0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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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마음으로 엮어낸 이야기

담양에선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눈을 두는 곳 어디든 온통 푸르러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바람에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담양 곳곳에 대나무가 있는 까닭이다. 대나무 위에 살포시 손을 얹으면 단단한 나무 안에서 바람결이 느껴진다.

텅빈 대나무로 만든 꽉찬 공예품 ‘담다’
담양을 이야기하려면 대나무로 시작해 대나무로 끝난다. 담양은 대나무가 자라기 좋은 천혜의 생육 조건을 갖췄다. 담양 사람들은 예부터 지천에 가득한 대나무를 이용해 소쿠리나 채반 등 일상생활과 부엌살림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썼다. 당연하게도 담양엔 대나무 공예 장인이 많고 꼭 장인이 아니더라도 집마다 내려오는 다양한 형태의 대나무 용품이 가득하다. 어릴 적 할아버지는 여름이 되면 죽부인을 끌어안고 대나무 자리에 누워 낮잠을 주무셨다.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밤에는 할머니가 대나무를 엮어 만든 부채로 원한 바람을 만들어 주곤 하셨다. 원래 용도는 등 긁개지만 왠지 쳐다만 봐도 무서웠던 일명 효자손도 대나무로 만든 제품이 많았다. 담양에 살지 않았어도, 우리의 어릴 적 기억 속엔 대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우리 어릴 적엔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대나무 용품을 만들었으니까, 대나무는 그냥 일상이었죠. 밥 바구니라고 알아요?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 있었어요. 대나무가 찬 성질이 있으니까, 바구니를 만들어서 밥을 담아 놓고 바람 잘 통하는 곳에 걸어놔요. 그럼 밥이 쉬지 않고 오래 갔어요.”

담양의 대나무 엮음 전수자 국영숙 씨는 눈을 반짝이며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플라스틱과 저가 중국산 대나무 용품이 전통 죽공예품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차 바구니, 전통 차 도구, 삿갓, 엮음 공예 등 다양한 전통 죽공예 분야의 계승자와 공예가가 모여 담양의 죽공예상품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담양 대나무공예인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어벤져스 팀 같은 공예 장인들은 대나무 공예품을 더 가치 있고 쓸모 있게 만들어 죽공예의 전성기를 되살리고 싶어 브랜드 <담다DAMDA>를 탄생시켰다.

담양에 온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사가고 싶을 만한 대표적인 대나무 기념품이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으로, 브랜드 디자인 개발 멘토와 머리를 맞대고 속이 빈 대나무를 가치로 꽉 채웠다. 그렇게 미니멀라이프에 적합한 단순하고 트렌디하면서 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들이 탄생했다.
육각플레이트, 도마, 빵칼, 차 도구 등은 단순한 생활용품 그 이상이다. 요리에 사용하는 식용 접착제를 사용해 대나무 합판을 붙여 만드는 제품은 잔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타협 없이 올곧게 만든다.

대나무는 항균성과 항산화성이 좋아 습기 관리만 잘해주면 튼튼하고 견고하게 몇 대를 물려 쓸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효자손, 발 지압기, 경락마사지기 등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건강용품도 개발하고 있다. 담다의 멋진 작품들은 메타프로방스 내 죽제품 판매장인 ‘키다리 대나무’와 죽녹원 후문 공예관에서 만날 수 있다.

담다
죽녹원 후문 공예관
09:00~18:00
메타프로방스 내 키다리 대나무
11:00~19:00(명절 연휴 휴무)
대나무 육각 플레이트 2만 5천원, 라운드 대나무 도마 2만 2천원
bambooa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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