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이 필요했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가진 유학생은 며칠째 백화점 앞을 서성거리기만 할뿐 쉽게 들어가질 못했다. 그러다 장비로 가득한 쇼윈도를 발견했다. 질 좋아 보이는 장갑과 그 아래 적힌 2.99€. 데카트론은 구세주였다.

에디터에게 데카트론은 놀이터였다. 외롭고 가난한 독일 유학시절 마음 놓고 온종일 놀 수 있는 곳이었다. 데카트론은 에디터가 머물던 동네에서 가장 크고 최신화 된 건물이었고, 그 안에 전시된 수천 개의 스포츠 용품은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색 체험장은 신세계였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눈치 주지 않았고, 매일 찾아가도 늘 새로웠다. 매달 엄마가 보내주는 돈을 아껴 여윳돈이 생기면 이곳에서 자그마한 소품을 사는 게 낙이었다.

2015년 한국에 돌아와서 데카트론을 찾았지만 온라인에서만 브랜드를 전개할 뿐 오프라인 매장은 없었다. 모자란 학점을 채우느라 정신없이 살다보니 데카트론은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그러다 작년 9월 인천 송도에 데카트론이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내 데카트론은 어떤 모습일까. 그때보다 무거워진 주머니를 갖고 데카트론으로 향했다.

장갑이 2.99€? 왜 이렇게 싼 걸까?
데카트론은 1976년 프랑스 북부 상공업 도시 릴에서 창립한 유럽 최초의 복합스포츠 매장이다. 유럽은 물론 중국, 대만, 홍콩까지 전 세계 47개국에서 1415개 매장을 운영하는 스포츠 백화점이다.

데카트론은 그리스어로 ‘열 개의 스포츠’라는 뜻이다. 소비자에게 적어도 10개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려주겠다는 목표를 담았다. 데카트론은 대부분 평균 4000㎡(약 1200평)의 넓은 매장, 다양한 제품, 각양각색 체험장을 마련해 스포츠와 아웃도어 마니아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데카트론의 2017년 기준 연간 매출은 110억 유로에 달한다. 고품질,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 데카트론의 제품이 저렴한 이유는 연구, 디자인, 기획, 생산, 유통, 판매를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줄여 가격 거품을 빼고, 그 비용으로 제품 연구에 몰두한다. 값비싼 모델을 광고에 내세우기보다 고객의 스포츠 경험에 집중하고, 고품질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데카트론의 경영 철학이다.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비용의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입소문을 탄다는 것이 데카트론의 전략이다.

“등산용 재킷이 만원대에 불가하다고요?”라는 에디터의 말에 데카트론 담당자는 저렴한 가격의 비밀을 알려줬다. 바로 산지 직송이다. 데카트론은 R&D센터와 생산 공장을 전 세계 나누어 설립했다. 트레킹과 크리켓 용품은 히말라야와 가까운 인도, 배드민턴은 중국, 설상 장비는 스위스, 수상 장비는 이탈리아에서 개발하고 생산한다. 각 지역에서 인기 있거나 특화된 제품을 현지에서 만들기 때문에 가격은 낮추고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한국에 들어오는 제품은 모두 중국 물류 창고에서 온다. 그 결과 운송비용도 절감돼 소비자가격이 더 낮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품질은 어떨까. 텐트에 쓰이는 프레시&블랙 원단은 자외선 차단과 99% 암막 기능으로 특허를 받았다. 이 원단은 화이트 폴리에스테르, 이산화 티타늄, 카본블랙,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졌다. 화이트 폴리에스테르, 이산화 티타늄은 빛 반사, 카본 블랙은 암막, 알루미늄은 텐트 내부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실험실 테스트 기준으로 텐트 내외부의 온도를 비교했을 때, 텐트 내부의 온도가 외부 온도보다 약 17도 더 낮았다. 즉, 해가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텐트 내부에서 쾌적한 활동을 할 수 있다.

텐트 외에도 데카트론 자체 개발로 만든 이노베이션 제품이 있다. 수상 브랜드인 수베아의 이지브레스다. 이지브레스는 스노클링 마스크로 180°의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견고한 폴리카보네이트 렌즈 사용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독보적인 통풍기술로 서리가 끼는 것도 방지한다. K-ring 공법을 적용, 밑창 뒤꿈치에 링 모양의 쿠션을 부착해 쿠션감과 추진력을 향상시킨 킵런 러닝화, 사용자 별 코걸이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B-Fast 900 Mirror 수영 고글, 강한 내구성과 뛰어난 그립감으로 강도 높은 플레이를 선사하는 Tarmak 700 성인용 농구공, 최대 2m로 길이 조절이 가능한 탁구 롤네트는 모두 데카트론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이건 꼭 사야해! 가성비 값 제품 BEST 5

<퀘차> 2 세컨즈 2 프레시 & 블랙
원터치 텐트
자외선 차단과 99% 암막 기능
소비자가격 10만9천원

<퀘차> 프레시 여름용 그늘막
간편한 조립이 가능한 그늘막
UPF 50+ 자외선 차단과 방수 기능
소비자가격 4만5천원

<퀘차> 에어 세컨즈 4.2XL 프레시&블랙
쉽고 빠른 설치가 가능한 공기주입식 텐트
자외선 차단과 99% 암막 기능
소비자가격 58만원

<퀘차> MH900 방수 재킷
3D 후드가 장착된 재킷
1만5천mm 방수 기능과 565g 초경량
소비자가격 13만5천원

<포클라즈> 트랙 900 70L
편안한 착용감의 전문가용 백팩
Symbium 시스템을 적용해 등판과 스트랩 자유롭게 조절
소비자가격 19만9천원

신박템 등장! 이색 제품 BEST 5

<펄플라이> 이지 네트 3M
언제 어디서나 사용가능한 간이 배트민턴 네트
초간단 설치, 간편한 휴대성
소비자가격 5만원

<수베아> 이지브레스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한 스노클링 마스크
전면 마스크 형태로 수중에서 편한 호흡 유도
소비자가격 2만9900원

<칼렌지> 킵런 패스트 러닝화
K-ring 쿠셔닝 공법을 적용한 러닝화
밑창에 고무소재를 적용해 접지력 우수
소비자가격 11만원

<카펠란> 유피시 350
이동과 보관에 최적화된 올인원 낚시세트
낚시대, 릴, 리그드 낚시줄, 해저 낚시줄, 바늘빼개로 구성
소비자가격 4만5천원

<도미오스> 푸시업 휠
밸런스 향상, 코어와 전신 강화에 효과적인 푸시업 바
휠을 분리해 하체와 복근 운동 기구로 사용
소비자가격 2만2천원

2시간도 부족해
데카트론은 3층 규모의 단일 매장에 47개 스포츠 체험장을 갖춘 국내 최대의 스포츠, 아웃도어 쇼핑몰이다. 1~2층 매장은 캠핑, 등산,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수상 레저, 요가, 골프, 낚시, 타겟 스포츠,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를 다루는 곳, 3층은 국제 규격의 풋살장과 옥상정원으로 꾸며졌다. 매장 외부엔 농구장, 스케이트보드 파크 등도 설치했다. 2층에서는 체험존을 활용한 무료 클래스를 열기도 한다. 데카트론의 모든 체험존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고객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색 체험존 여덟 개를 소개한다.

캠핑 체험존
데카트론 캠핑 브랜드 쿠에샤의 신제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텐트, 매트, 침낭, 체어, 테이블, 해먹, 식기도구, 랜턴, 수납가방 등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넓은 매장을 둘러보다 지치면 체어에 앉거나 텐트에 들어가서 잠시 쉬어도 좋다.

킥보드 체험존
걷는 게 지루하다 싶을 때쯤 킥보드존으로 향하자. 유아용, 성인용 등 다양한 킥보드는 물론 헬멧과 보호 도구도 준비했다. 따로 킥보드를 시승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해 안전하다.

자전거 체험존
자전거존도 있다. 로드 바이크, 하이브리드 바이크, MTB 등 다채로운 자전거를 경험할 수 있다. 전문 사이클 선수가 훈련에 사용하는 평로라도 있다. 또한 자전거 구입 후 그 자리에서 바로 피팅이 가능하다.

하이킹 체험존
등산화는 반드시 신어보고 구매하는 게 좋다. 데카트론 하이킹존은 등산 중 만날 수 있는 바닥 환경을 구현했다. 다양한 등산화를 신고 잔디, 통나무, 자갈, 암릉 걸어보며 착용감을 비교하기 좋다.

골프 체험존
스크린 골프 시설과 미니 골프존도 체험할 수 있다. 스포츠 리더에 안내에 따라 골프채 쥐는 법, 골프공 치는 법 등을 배운 후 체험한다.

배드민턴 체험존
간이 배드민턴 네트가 설치된 배드민턴존에서는 다양한 라켓을 체험할 수 있다. 유아부터 성인 나이대별 사용할 수 있는 라켓을 구비해 남녀노소 배드민턴을 칠 수 있다. 배드민턴존 바로 옆에 간이 탁구대도 전시했다.

짐 스포츠 체험존
복싱, 크로스핏, 요가, 필라테스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샌드백, 턱걸이, 덤벨, 벤치프레스 머신, 바벨 등 역동적인 운동 장비는 물론 요가 매트, 짐볼, 폼롤러 등 홈트레이닝을 위한 장비도 준비했다.

풋살장
축구화 축구공을 구매한 후 풋살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고, 제품이 마음이 들지 않은 경우 환불도 가능하다. 구매 고객에 아니더라도 풋살장에 다양한 축구공이 상시 배치돼 축구를 즐길 수 있다.

박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