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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타고 캠핑 가기
푸조 타고 캠핑 가기
  • 박신영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9.03.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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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자동차 캠핑

날이 따스해지자 겨우내 숨겨 둔 캠핑 DNA가 폭발한다. 온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은 역마살도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머릿속에서는 캠핑 세포가 자동차 캠핑을 떠나라고 충동질했다.

에디터는 8년 무사고 운전 고수다. 면허증과 경찰청 운전 기록만 보았을 때 하는 말이다. 운전대를 놓은 지 7년이 넘었다. 편리함과 빠름의 대가인 대중교통 덕분에(?) 뜻하지 않은 명예를 얻었을 뿐, 사실은 운전 쫄보다.

자동차 캠핑을 계획했지만, 막상 운전이 두려웠다. 복잡한 서울은 말할 것도 없고 직선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운전도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이럴 때 좋은 게 친구다. 지난달 덕유산에서 친해진 마케팅팀 사원 진선이와 자동차 캠핑을 준비했다.

놀라움의 연속, 푸조 5008 GT
먼저 자동차를 준비해야 했다. 초록 창을 뒤져 ‘자동차 캠핑’ 검색어 상단에 위치한 푸조 5008 GT를 주목했다. ‘캠핑 레저에 좋은 넓은 트렁크’라는 문장이 들어왔다. 오토캠핑을 가는 만큼 많은 짐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가장 중요했다. 나머지는 볼 필요도 없었다. 성격 급한 에디터는 ‘일단 타 보자’라는 생각으로 푸조 5008 GT를 선택했다.

처음 마주한 푸조 5008 GT는 미니밴과 SUV를 섞어 놓은 듯한 디자인이었다. 아담해 보이면서도 묵직하고 단단해 보였다. 무엇보다 발톱을 내세운 사자 엠블럼이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보여줬다.

트렁크는 어마어마했다. ‘1박2일 세 명의 캠핑 장비와 조명, 스탠드, 소프트 박스 등 카메라 장비를 다 적재할 수 있을까’ 했던 생각은 오산이었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236.8L, 3열 시트를 접으면 952L, 3열 시트와 2열 시트를 동시에 접으면 최대 2150L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길이가 긴 장비도 문제없다 조수석을 접으면 최대 3.2m의 짐도 실을 수 있다. 차박도 무리가 없을 만큼 넓은 공간이다.

자동차 실내도 럭셔리했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풀 HD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에서 푸조 사자 엠블럼이 등장했다. 곧이어 속도계, 유량계 등 자동차 정보가 나타났다. 아날로그 계기판에서 볼 수 없는 스타일에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린 Z컷 스티어링 휠도 독특했다. 운전자가 계기판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푸조의 배려가 돋보였다. 또한 스티어링 휠이 작아 레이싱 게임 핸들처럼 느껴지는데 손이 작은 여성 운전자 또는 레이싱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듯하다. 천연 가죽 소재를 적용해 그립감이 좋은 것도 매력적이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도 눈에 띄었다. 차량 정보, 각종 인포테인먼트, 후방 카메라 등 차량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터치스크린 아래에는 토클 스위치가 있다. 항공기 조정석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토클 스위치는 전화, 실내 온도 조절 등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버튼으로 운전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시동을 거는 것만으로 디지털 세계로 입성한 기분이 들었다. 넋을 놓고 센터페이스를 감상하다가 터치스크린 옵션에서 안마 기능을 발견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에서 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고양이발, 요추, 스트레스 등 다섯 가지 안마 기능이 3단계의 강도로 등을 자극했다. “와 이런 기능도 있어?” 안마 기능은 신세계였다. 장거리 운전 시 뭉친 근육을 풀어주거나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데 좋겠다.

옵션에는 향수 디퓨져 기능도 있었다. 두말 하지 않고 버튼을 눌렀다. 세 가지의 향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특별한 향수 냄새를 느끼진 못해 아쉬웠다.

“이제 출발해야겠다. 늦었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자동차를 구경하다 보니 출발이 늦어졌다. 푸조 5008 GT가 부드럽게 서울을 달렸다. 합정역에서 사진기자를 픽업했다. 선배는 센스 있게 커피를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렸다. 아침을 못 먹어 배를 곯고 있었는데 잘됐다. 그런데 덤벙이가 어디 갈까. 그 새를 못 참고 커피를 흘렸다.

“선배, 저 휴지 좀요.”

조수석 왼편에 자리한 콘솔박스에서 휴지를 전해주는 선배가 놀라는 눈치를 보였다. 콘솔박스 안쪽에 시원한 바람이 나왔기 때문. 즉, 냉장고가 달린 차다. 비록 작은 공간이었지만, 500ml 생수병 두 개는 족히 들어갈 만했다. 선배는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봐야겠다면 운전대를 잡았다.

본격적으로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평소라면 130km/h를 달리고도 남을 선배였는데 이상하게도 110km/h 이하로만 주행했다. 안전한 운전에 마음이 편해졌지만 호기심이 발동했다.

“선배, 왜 이렇게 천천히 달려요?”
“ADAS 시스템이 작동 중이거든.”

ADAS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이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다. 운전 중 발생하는 수많은 상황 중 일부를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상황을 판단해 제어하는 기술이다. 사전에 정해 놓은 속도로 달리면서도 레이더로 앞차와 간격을 알아서 유지해주는 ‘ASCC(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충돌 위험 시 운전자가 제동 장치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시 주행 방향을 조절해 차선을 유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을 포함한다. 우리는 ASCC를 110km/h로 맞춰 계속 110km로만 달렸던 것. 자동차 문외한의 유레카가 터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ADAS 시스템을 맹신하면 안 돼.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레이더가 감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어떤 기계든 오류의 여지는 충분해. ADAS 시스템을 켜고 잠들거나 누워있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그러니까 기술보다는 보조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해풍이 가져 온 대참사
선배의 자동차 강습을 듣다 보니 금세 충남 태안 마검포힐링캠핑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넓은 소나무밭과 해변을 동시에 갖고 있어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화장실, 샤워장, 매점 등을 갖춰 오토캠핑을 즐기기 좋다.

평일이라 다른 손님은 없었다. 소나무밭에 푸조를 주차하고 해변에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바람 때문에 플라이와 이너 텐트가 이리저리 날아갔다. 도저히 혼자 텐트를 칠 수 없어 세 명이 힘을 합쳤다. 먼저 에디터의 텐트다.

오토캠핑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2~3인용 텐트를 챙겼는데 괜한 고집이었다. 평소 사용하던 1인용 텐트에 비해 2~3인용 텐트는 컸다. 게다가 해풍이라니. 세 명이 잡은 플라이는 해풍 때문에 거대한 열기구로 변신했다. 거짓말 조금 더하면 플라이를 타고 날아간 판이었다.

거리에서 보이는 풍선 인형처럼 플라이가 나부꼈다. 오늘 안에 못 칠 거 같아 이너 텐트부터 고정시키기로 했다. 그런데 이너 텐트도 말썽이다. 팩으로 단단히 고정해도 해풍에 쓸려나갔다.

결국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텐트를 설치한 후 해변으로 이동했다.

“신영아, 너 일부러 그러는 거야?”
“예?”
“너 선글라스 알 빠졌어. 한쪽만”
“예??”

‘이게 무슨 소리람? 선글라스 알이 빠지다니. 지금 내가 끼고 있는데 선배가 장난치나. 장난도 정도껏 해야지 되지도 않는 소리 한다’고 생각했다.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진선이를 쳐다봤다. 진선이는 얼굴을 붉히며 미소 짓고 있었다. 진선이의 민망한 반응에 당황하며 눈을 만지는데 진짜였다. 선글라스 한쪽 알이 빠져있었다. 정신없이 텐트를 치다보니 알이 빠진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한참 활보했다.

방금 전엔 캠핑장 사장님도 만났었다. 설마 그때도 선글라스 알이 빠져있었을까. 미련하다. 미련해. 아무리 병신미(美)의 대가라고 하지만 이건 해도 너무했다. 창피함, 놀라움, 어처구니없음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 끝에 짜증도 치밀었다. 작년 여름에 큰맘 먹고 구매한 선글라스는 반년 동안 최애 아이템이었다. 뒤늦게 소나무밭에서 빠진 알을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해풍에 날아간 건지, 모래에 묻힌 건지 알 도리가 없었다.

이곳이 천국이라 불러다오
계획했던 해변 산책은 무산됐다. 오후가 되자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해풍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 결국 텐트를 소나무밭으로 이동시켰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온몸에 진이 다 빠져나가고 피로가 몰려왔다. 문뜩 할머니가 자주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되다. 되”

겨우 사이트를 구축했을 뿐인데 오후가 다 지나가 버렸다. 휴식을 취하자 허기가 몰려왔다. 나는 매우 본능적인 인간이다. 슬금슬금 식량 박스를 열어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의 저녁은 고기다. 코미디언 김준현이 남긴 명언 ‘인생은 고기서 고기다’는 진리이자 과학이다. 우리 셋은 아무 말 없이 고기를 먹었지만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지금이 바로 천국이라는 것을. 막간의 재미로 수제 소시지도 화로에 구웠다. 소시지 사이사이 난 칼집이 먹음직스럽게 벌어지자 날렵하게 입으로 골인시켰다.

본격적인 불멍 타임이 이어졌다. 불멍은 모닥불을 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이다. 사실 멍 때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힐링법이다. 뇌는 쉬지 않고 활동하면 탈진한다. 그래서 멍 때리기로 뇌에게 쉬는 시간을 줘야 활기찬 창조 활동을 할 수 있다. 조금 더 쉽게 멍 때리기에 몰입할 수 있는 불멍은 캠핑의 낭만이자 힐링이다.

자정이 지나도록 불멍 시간을 가진 후 각자 텐트로 돌아갔다. 선배는 남은 장작을 다 태우고 들어갈 모양인지 체어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텐트 벽에 비치는 붉은 빛,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를 자장가 삼아 고된 하루를 마무리했다.

푸조 캠핑, 성공!
텐트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언제나 행복하다. 햇살과 자연의 인기척에 눈을 뜬다. 일어나자마자 내려 먹는 커피도 기가 막히다. 텐트로 인한 고생 값은 이만하면 충분하다. 이제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갈 차례다.

푸조와의 만남도 끝이 보인다. 즉흥적으로 선택한 푸조 5008 GT는 기대했던 것보다 훌륭했고, 해풍으로 뜻하지 않은 생고생을 맞봤지만, 덕지덕지 붙은 역마살은 떼어낸 셈이다. 에디터 생애 최초의 자동차 캠핑은 푸조 5008 GT 였기에 가능했다. 여행을 안전하고 재미있게 시작하게 한 푸조 5008 GT.

“신영아 너 푸조 사.”
“진짜 제가 돈만 있으면 사죠.”
“돈이야 벌면 되지. 좋다. 이거 사라.”

선배의 뽐뿌질에 만든 적금 통장, 앞으로 몇 년 간 착실하게 저금이나 해야겠다.

2019년 푸조 5008 GT

크기 전장: 4640mm 전폭: 1845mm 전고: 1650mm 휠베이스: 2840mm

연비 복합 12.9(도심: 11.9, 고속: 14.6)km/L

최고출력 177ps/3750rpm

연료탱크용량 53L

서스펜션 전: 맥퍼슨 스트럿 후: 토션빔

승차정원 7명

소비자가격 5427만원

한불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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