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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배드민턴은 배드민턴이 아니었다
내가 알던 배드민턴은 배드민턴이 아니었다
  • 임효진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9.0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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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의 배드민턴 강습 후기

“배드민턴 칠 줄 아세요?” 첫 강습시간에 날아온 첫 질문. “음... 칠 줄 알죠. 날아오는 셔틀콕을 맞추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자신 없게 대답하자 “그러면 라켓 잡아보세요”라고 주문이 들어온다. ‘그냥 잡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과 ‘뭔가 잡는 방법이 따로 있구나’ 라는 생각이 연이어지며, 이때부터 지금까지 친 배드민턴과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짐작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배드민턴을 처음 배울 때, 처음에는 잘 맞지 않던 셔틀콕이 나중에는 ‘탱!’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반대편으로 날아가니 짜릿한 쾌감이 있었다. 하지만 셔틀콕을 잘 맞추는 건 우연에 지나지 않았고, 대부분은 정확하게 맞지 않아 바닥으로 떨어지니 재미도 의욕과 함께 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또 몇 번 치지도 않았는데, 팔 근육이 욱신거렸다. 다음날 팔을 쓰기 불편할 정도로 근육통이 오는 탓에 그 뒤로 배드민턴 라켓만 보면 슬슬 피해 다녔다.

스스로도 저질 체력에 너무 당황하고 실망해서 이런 사실을 숨기고 지냈는데, 운동 좋아하는 친구가 조언하길 배드민턴도 제대로 강습 받고 배워야 하는 거란다. 날아오는 셔틀콕을 잘 맞추기만 하면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선수될 사람만 강습 받는 게 아니고 누구나 제대로 배워서 하면 운동효과가 훨씬 좋다고 한다. 그날로 당장 집 근처에 있는 스포츠클럽에 등록했다.

준비물은 라켓과 배드민턴화
배드민턴 강습에 필요한 첫 번째 준비물은 라켓이다. 신발장 한쪽이나 차 트렁크에 실려 다니곤 하는 라켓을 점검해서 들고 가면 된다. 깨끗한 신발도 필수다. 야외에서 하는 강습과 게임도 있지만 대부분의 배드민턴 강습은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체육관 특성상 바닥이 마룻바닥이라 미끄러질 우려가 있어 바닥이 고무창으로 돼 있는 배드민턴화를 추천한다. 배드민턴화를 신으면 무릎과 발목에 부담을 적게 주고 운동 매너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안한 왕초보라면 장비빨부터 세우기보다는 먼저 자신에게 맞는 운동인지 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 첫 강습에는 밑창이 닳지 않은 깨끗한 운동화만 준비해도 괜찮다.

첫 강습, 땀이 주르륵!
드디어 첫 강습 시간. 왕초보가 보기에 첫 강습에 모인 강습생 사이에서도 실력 차가 있어 보이지만 강사가 보기에는 도긴개긴. 그러니까 왕초보라고 해서 너무 기죽을 필요도 없고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다 배우는 입장이니까.

강습 전, 강사는 평소 궁금했던 게 있으면 질문하라고 했다. 나는 기왕에 배우기 시작하는 거니까 운동 효과를 더 많이 내고 싶었다. 평소에 왼손을 주로 써서 오른팔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하니까 배드민턴은 오른손으로 쳐서 오른팔 근육을 강화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래도 되지만, 별로 추천은 안한다고 한다. 배드민턴은 감각 운동이라 잘 사용하지 않던 팔로 치면 생각보다 실력이 잘 늘지 않아 본인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라켓 잡을 줄 아시나요?
배드민턴 강습은 라켓을 잡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립이라고 하는데, 파리채 같은 라켓 면을 보이지 않게 세워서 손목과 직각을 이루게 잡는 방식으로 라켓과 악수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엄지손가락을 세우지 않고 검지손가락과 닿는 것처럼 부드럽게 감싸면서 검지손가락과 중지손가락 사이를 약간 벌려줘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힘을 많이 쓰지 않고도 셔틀콕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라켓을 잡는 위치도 짧게 잡느냐 길게 잡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왕초보는 적당히 중간 정도로 자신이 편안한 위치를 잡으면 된다.

라켓을 잡았으니 바로 셔틀콕 잘 맞추는 법을 가르쳐주길 기대했는데 자세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기본자세 중 하나인 하이클리어다. 팔의 자세는 야구 시구 자세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라켓을 잡지 않은 팔을 셔틀콕이 날아오는 쪽으로 쭉 뻗고 라켓을 잡은 팔의 어깨는 최대한 열어준 후에 팔의 각도는 90도를 유지한다. 하늘을 향해 활을 쏘는 것과도 비슷한 자세다. 그 상태로 팔을 최대한 쭉 뻗어서 전방을 향해서 공을 힘껏 던지는 것과 같은 원리로 셔틀콕을 치는 것이다.

하지만 야구조차 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공을 던지는 방법도 모르고, 팔 뒤쪽 근육인 삼두와 옆구리를 따라가는 등허리 근육을 쓰는 방법도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팔을 쭉 뻗는 것조차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자세를 잡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때에 따라서 자세를 잡는 과정은 처음 몇 번만 하는 게 아니라 처음 한 달이나 그 이상까지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지루한 과정일 수 있지만 부상을 방지하고 더 높은 운동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로 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강사의 우려와는 다르게 자세잡고 반복하는 게 생각보다 지루하지는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동작들이다 보니 몸에 익히기 위해 반복해서 하는 게 중요했고 몸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야 운동하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사실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강사의 쭉 뻗은 팔과 정확한 각도에서 나오는 유연함을 보고 있자니 운전을 처음 배울 때 한손으로 후방주차를 하는 사람을 보면 마치 신처럼 보이는 것처럼, 강사도 멋있어 보였다. 보면 볼수록 팔의 각도와 관절의 움직임은 놀라웠고 아름다웠다. 자세에 대한 동경이 생기니 나도 더 자연스럽고 멋진 자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반복해서 자세를 익히는 게 그다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같이 강습을 받는 분들 중에 강습 전후로 게임을 즐기는 강습생도 있었지만, 전혀 치지 않고 자세만 연습하는 분도 계셨다. 지인이 배드민턴 고수인데 자세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을 하면 자세 잡기도 힘들고 평생 제대로 된 자세를 못 잡는다고 엄포를 놓으셨다고 한다. 3년 동안 절대 게임은 하지 말고 자세만 연습하라고 하셨단다. 3년 동안 자세만 연습하는 건 무리겠지만, 초반에 자세를 몸에 익히지 않으면 그 뒤로도 실력이 별로 늘지 않을 거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음은 스텝 강습. 스텝을 밟을 때는 사뿐사뿐 내딛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쿵쿵 하고 발소리를 내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쿵쿵하고 발을 내딛는 자세는 무릎에 부담을 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리가 빗자루가 되어 바닥을 쓴다는 느낌으로 사뿐히 내딛는 연습을 해야 한다.

셔틀콕, 기다려! 내가 마중나갈게
이제는 실전! 그런데 막상 네트 앞에 서니 긴장이 돼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상대편이 보내는 셔틀콕을 한번 제대로 때리지 못하는 민망한 상황이 이어졌다. 긴장해서 몸은 점점 더 굳어가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있는데 같이 간 사진기자가 어쩜 그렇게 못 치냐며 한 번도 배우지 않은 내가 해도 그것보다는 낫겠다고 속을 긁었다.

아랫입술 앙다물고 다시 정신 집중! 라켓 끝까지 나의 신경세포와 근육이 연장됐다고 주문을 걸고 팔과 라켓을 쭉 뻗어서 쳤다. 탱! 탱! 탱! 한결 나았다.

그 다음은 드라이브 기술. 드라이브는 셔틀콕을 네트 상단을 거의 스칠 정도로 강타해 코트의 방향과 평행으로 날아가게 하는 기술이다. 경기를 하면 상대의 스매시나 푸시 공격을 드라이브로 되받아 쳐서 공격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배드민턴 실력 향상을 위해 많이 연습해야 하는 기술이다. 또한 셔틀콕에 대한 감각을 빨리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문제는 왕초보다 보니 언제 셔틀콕을 쳐야하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 초보 특성상 공이 코앞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치곤하는데 그러면 셔틀콕을 정확하게 칠 확률이 줄어든다. 신용산배드민턴클럽의 배지영 회장은 셔틀콕이 앞에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내가 마중나간다는 생각으로 치라고 일러줬고, 그렇게 생각하고 치니 내가 친 셔틀콕도 네트 위를 여러 번 왔다갔다 할 기회가 있었다.

배지영 회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6개월 정도 열심히 하면 동호인들과 같이 게임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좋아하는 운동, 잘하는 운동으로 내세울 게 아직 없다면 건강에도 좋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배드민턴을 시작해 보자. 가족끼리 다 같이 배워두면 캠핑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서 밖에서 운동하기 어려울 때 시작하면 더욱 좋다.

원효로 다목적체육관

신용산배드민턴클럽

운영시간

평일 오전 10:00~12:00, 토요일 오후 14:00~16:00

개인 강습 10회 10만원

문의 회장 배지영 010-4737-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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