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비어에 관한 궁금증
크래프트 비어에 관한 궁금증
  • 김경선 부장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9.01.0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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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국내 수제맥주 시장 및 소규모 브루어리 현황

맥주 마니아 에디터의 사심 가득 프로젝트. 맛있는 맥주를 원 없이 맛보겠다는 일념으로 브루어리 투어를 기획했다. 혼자만 알고 있긴 미안한 수제맥주의 매력. 수제맥주란 무엇인가. 도대체 마트에서 흔히 보는 하이Ο, 카Ο와 무엇이 다른가. 수제맥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모든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봤다. 그 첫번째 이야기를 공개한다.

완성된 맥주가 숙성되는 공간. 사진제공. Korea Craft Brewery

PART I. 크래프트 비어란
수많은 술 중 유난히 맥주를 사랑한다. 에디터의 취향은 특히 에일 맥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맛있는 에일 맥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세상이 변했다. 맛있는 맥주를 찾는 이들이 늘었고, 그에 발맞춰 다양성을 내세운 브루어리가 몇 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제 마트에서도 소규모 브루어리가 내놓은 수제맥주(크래프트 비어)를 손쉽게 구입한다.

맥즙을 추출한 뒤 곡물을 제거하는 브루어.

국내 수제맥주 시장
한국에 수제맥주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다. 서울 강남 일대에 브로이하우스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각 집 마다 고유한 레시피로 만든 수제맥주를 판매했다. 그러나 당시의 주세법은 술은 만든 곳에서만 판매가 가능했고, 외부 유통이 불가능했다. 주세도 과도하게 매겨져 영세업자들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결국 100여 개가 넘는 브로이하우스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사진제공. Korea Craft Brewery

수제맥주 1세대가 짧지만 굵게 불타오른 뒤 1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4년, 제조한 술을 외부로 유통할 수 있도록 주세법이 완화되면서 수제맥주 시장이 다시 꿈틀거렸다. 특히 주세법 개정에 맞춰 문을 연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가 다양한 수제맥주를 병·캔은 물론 소매점에 납품할 케그 형식으로 유통하면서 수제맥주 대중화에 앞장섰다. 그 후 3~4년 사이 국내에는 120여 개의 브루어리가 생겼고, 다양한 수제맥주가 출시되며 제 2의 붐을 이끌고 있다.

사진제공. Korea Craft Brewery

소비자들의 입맛도 다양해졌다. 하이Ο과 카Ο이 맥주의 전부인줄 알았던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졌다. 비용을 좀 더 투자해 ‘맛있는 맥주’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은 맥주 시장의 판도를 서서히 바꾸고 있다. 2017년 수제맥주 시장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400억 원 규모로 커졌으며, 매년 100% 이상 신장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물론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전체 맥주 시장 규모의 1% 남짓이다. 미국이 13%, 일본이 6~7%인데 반해 한국 수제맥주 시장은 여전히 시작 단계다.

수제맥주 시장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맥주 마니아들에게는 즐거운 소식이다. 브루어리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레시피의 맥주를 만날 기회도 당연히 많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크래프트 비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코리아크래프트브류어리.사진제공. Korea Craft Brewery

“수제맥주가 정확히 뭡니까”
수제맥주, 즉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는 다소 개념적인 단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수제맥주다’라고 명확하게 구분 짓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연간 300kl 이하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크래프트 브루어리라고 규정하며, 하이Ο. 카Ο, 맥Ο 같이 대기업에서 대량생산방식으로 제조한 맥주가 아닌 소규모 양조장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맥주를 보통 수제맥주라고 부른다.

우리가 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입하는 맥주는 아메리칸라이트 라거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반면 수제맥주로 유통되는 맥주는 대부분 에일 맥주다. 여기서 궁금증. 라거와 에일은 무엇이 다른가.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과 맥아, 홉과 효모가 필수다. 맥아, 즉 발아한 곡물(보리, 밀, 조, 수수 등 다양한 곡물로 맥주를 만들 수 있다)을 분쇄해 물과 섞어 당화하고 맥즙을 추출한다. 맥즙을 끓이는 과정에서 홉을 추가하고 다시 여과 과정을 거친 즙을 식혀 효모를 투입해 발효 과정을 진행하는데, 이때 발효 방법에 따라 에일과 라거가 나뉜다. 상온에서 발효가 이뤄지는 상면발효는 효모가 거품처럼 위로 뜬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맥주가 에일이다. 반면 상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면 효모가 바닥에 가라앉으며 하면발효가 일어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주가 라거다. 보통 에일 맥주는 상면발효로 인해 부유 단백질이나 효모의 잔여물이 남아 다소 탁하고 과일이나 꽃향기가 풍기는 향긋한 맛의 맥주라면 하면발효한 라거는 부유 단백질과 효모 잔여물이 대부분 제거돼 맑고 깔끔하며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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