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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장거리 라이딩의 세계
리얼 장거리 라이딩의 세계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9.01.04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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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블 바이크, 강원도 85km를 정복하다

프로 단거리 라이더 에디터. 그동안 10~20km 거리의 자전거 여행만 떠났다. 지난달 MTB를 경험하고 나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85km 코스의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계획한 것. 강원도 미시령으로 캐논데일 시냅스를 몰았다.

여정의 시작
이번 달에는 산바다스포츠 위클 북악점 실장 하재영 씨, 전산팀 채수민 씨와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9년째 자전거를 타고 있는 재영 씨와 최근 자전거에 재미를 붙인 수민 씨. 그들을 따라 갈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용기와 패기로 똘똘 뭉친 에디터가 기죽을 리 없다. 오히려 더 길고, 어려운 코스를 기획해 그들 앞에 선보였다.

이번 여행은 1박2일 장거리 라이딩이다. 첫째 날은 약 32km로 강원도 인제의 설악산 산림 수련관에서 시작, 미시령 옛길을 따라 고개를 넘고 고성의 왕곡마을까지 간다. 둘째 날은 약 53km로 속초 영금정에서 일출 감상 후 양양을 거쳐 한계령을 넘는 총 85km 라이딩 코스다.

“핫팩, 장갑, 버프, 경량 재킷, 보온병, 고글….” 미시령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에 단단히 준비해야 했다. 특히 발에 붙이는 핫팩이 필수품이다. 클릿 슈즈 커버를 씌우거나 두툼한 운동화를 신더라도 칼바람이 신발 속으로 들이치기 때문. 게다가 땀이 식으면 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동상에 걸릴 위험이 크다. 핫팩을 발바닥에 붙여 항상 보온에 유의해야 한다. 세찬 바람과 강한 햇볕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고글도 중요하다.

설경과 커피의 만남
강원도로 떠나는 날 남양주를 지나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자동차 라디오에서는 눈길 사고 소식을 보도했다. 강원도 전 지역에 폭설이 내릴 예정이라는 둥, 미끄러짐 사고에 주의하라는 둥 걱정되는 이야기에 에디터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다행히 설악산 산림 수련관에 도착하니 눈발이 잦아들었다.

미시령 옛길로 자전거를 몰았다. 입구에는 자동차 진입 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도로가 미끄러워 며칠째 통제중이라는 관리자의 말에 유념하며 페달을 밟았다.

미시령 옛길은 강원도 인제군과 고성군 사이에 있는 고개로 태백산맥을 넘는 주요 교통로였다. 2006년 미시령 터널이 완공된 후 자동차 이용객이 줄었지만, 외설악의 비경이 아름답고 자전거 우선 도로로 지정돼 라이더가 많이 찾는 곳이다.

굽이친 도로를 지나치니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났다. 하얀 외설악의 풍경이 장관이다. 그곳에서 잠시 쉬면서 커피를 드립해 마셨다.

잔잔한 눈이 내리자 회색 도로가 흰색으로 바뀌었다. 에디터와 수민 씨는 캐논데일 시냅스, 재영 씨는 캐논데일 슬레이트를 타고 있었다. 가벼운 임도를 달릴 수 있는 시냅스였기에 눈길도 안정적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험한 임도에서 빛을 바라는 슬레이트 역시 부드럽게 질주했다. 약 10km의 미시령 옛길 라이딩을 마치고 고성 왕곡 마을로 향했다.

과거를 찾아서
에디터의 사심이 듬뿍 들어간 고성 왕곡 마을 투어. 영화 <동주>의 촬영지로 마을에 초가집과 기와집이 즐비할 뿐만 아니라 얕은 동산이 있어 가벼운 임도도 주행할 수 있다.

이곳의 초가집 내부에는 오래된 정미소 기계들이 이리저리 놓여있고,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기자기한 돌담길을 따라 느릿느릿 걷는 노부부와 창고에 잔뜩 쌓인 장작에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노부부의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 페달을 돌렸다. 그네와 널뛰기 체험장, 마을 회관, 전통 한과 만들기 체험장, 디딜방아 체험장을 지나 마을의 가장 높은 곳 큰백촌집에 다다랐다. 고즈넉한 마을을 한눈에 담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핸들 바 방향을 동산으로 돌렸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자 질퍽한 산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영 씨와 수민 씨가 거침없이 산길을 올랐다. 일행이 가는데 혼자만 뒤처질 수 없다. 에디터도 페달에 힘을 줬다. 낙엽과 진흙이 뒤섞여 돌부리와 뾰족한 나무뿌리가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달 인천 신‧시‧모도에서 경험한 시냅스의 안정적인 승차감을 믿고 질주했다. 미끄러지듯 여유롭게 산길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험로에서는 슬레이트가 최강자다. 슬레이트는 두껍고 오돌토돌한 깍두기 바퀴를 장착해 거친 노면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제동한다. 또한 레프트 포크 시스템을 갖춰 충격 흡수에도 강하다. 안정적이고 편한 승차감을 원하는 MTB 초보자와 자갈길, 흙구덩이 등 자유자재로 이동하기 원하는 라이더에게 안성맞춤이다.

속초 영금정, 새해 다짐 성공
미시령 옛길에서 고성 왕곡마을까지 약 32km를 달린 뒤 뻗었다. 처음 경험하는 장거리 라이딩에 초저녁부터 잠들었던 것. 무리했는지 온몸이 쑤셨지만,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다음 날 아침 7시에 속초 영금정으로 자전거를 몰았다.

영금정에는 많은 관광객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를 들고 영금정에 오르는 것은 무리로 판단했다. 대신 남쪽 방파제 부근에 있는 작은 정자로 향했다. 이곳은 해상 정자로 거대하고 아찔한 파도를 가까이서 보기 좋다.

속초 바닷바람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롱패딩으로 중무장한 사람들도 5분을 버티지 못하고 정자를 내려갔다. 하지만 에디터와 일행은 30분 동안 일출을 기다렸다. 그러나 일출 시각인 7시 30분을 지났는데도 하늘이 빨갛기만 할 뿐, 태양이 보이지 않았다. 밀려오는 구름에 가려 동그란 태양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아쉽고 억울한 마음이 동시에 들면서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영 씨가 말릴 때 말 들을걸.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재영 씨와 수민 씨의 얼굴에도 아쉬움이 가득했다.

빈속과 허전한 마음을 채우러 순대국밥 맛집으로 나섰다. 해안을 따라 주행 중 속초항에서 감격스러운 광경을 마주했다. 십분 사이에 구름이 걷히고 탐스러운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 것. 영금정에서 하지 못한 새해 다짐을 되뇄다. ‘내년도 지금처럼 행복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생고생 리얼 라이프
지금부터 본격적인 장거리 라이딩이 시작된다. 속초부터 양양까지 약 25km는 평지지만, 한계령 입구인 남설악터널부터는 경사가 심하고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진다. 또한 한계령에 폭설이 내려 바닥이 미끄럽고,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블랙 아이스(기온이 떨어질 경우,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남설악터널을 지나자 보기에도 아찔한 도로가 나타났다.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었지만, 속초에서 남설악터널까지 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소비해 어떻게 올라갈지 막막했다. 재영 씨와 수민 씨는 이미 앞으로 달려 나간 지 오래다. 차를 타고 이동할까 고민했지만, 장거리 라이딩을 완주하겠다는 초심을 되살려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한계령에는 자전거 우선 도로가 마련돼 있지 않아 도로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했다.

한계령 휴게소까지 가는 길은 끔찍했다. 갈수록 세지는 바람, 떨어지는 체감 기온, 높아지는 경사 등 포기를 부르는 환경이었다. 다행히 만성 어깨 결림과 무릎 통증이 없었다. 시냅스는 헤드튜브가 높게 장착돼 공격적인 포지션보다 편안한 승차감에 중점을 두고, 광범위한 기어비를 가져 경사가 높은 곳도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끌바와 질주를 반복하다 보니 업힐이 끝나고 한계령 휴게소가 나타났다.

‘백두대간 오색령’이라 적힌 비석이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세찬 바람을 맞아서인지 자전거로 한계령을 정복했다는 감격인지 눈물이 흘렀다. 지나치는 관광객마다 대단하다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설악산 1004m에 위치한 한계령 휴게소의 추위는 대단했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바람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급히 다운 힐을 시작했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한계령의 비경이 스쳐 지나갔다. 다운 힐 내내 감탄사 연발했다. 눈 쌓인 계곡과 깎아 지르는 절벽을 넋 놓고 봤다. 한참 풍경을 구경하는데, 자전거 바퀴의 이상을 감지했다. 기어 조절을 해도 속도가 나지 않는 것. 타이어 튜브에 펑크가 난 듯했다. 결국 일행에게 도움을 요청해 튜브를 교체했다.

다시 구불구불한 도로를 내달려 목적지인 장수대에 도착했다. 영하의 온도에 콧물이 줄줄 흐르고, 체력은 바닥났지만 다시 한계령을 넘고 싶었다. 그러나 아쉬울 때 떠나는 법이다.

처음엔 ‘85km 장거리 라이딩 할 수 있을까’ 의심했다. 체력과 인내심이 받쳐줄지,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출발 후에도 완주를 장담할 수 없었다. 포기하거나 꼼수를 부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완주할 수 있다는 확신이 커졌다. 넘어지고 도태되며 자전거와 더 친해졌고, 전날보다는 다음날 주행 능력이 훨씬 좋아졌다. 인내심과 체력도 늘었다. 1년 전, 동네에서 자전거 타던 에디터가 미시령과 한계령을 정복한 중수 라이더가 됐다. 누가 알겠는가. 에디터가 2019 백두대간 그란폰도를 완주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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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격 4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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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나 2019-01-04 12:37:07
오 진심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