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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시 힘들 때 갈게" 인도 콜카타
"정말 다시 힘들 때 갈게" 인도 콜카타
  • 엄지 사진관
  • 승인 2019.01.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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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삼수 시절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서울로 대학만 가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했던가. 결국 나는 삼수를 했고 긴 고생 끝에 서울로 입성했다.
낯설었던 서울 생활에서 외로움과 타인과 비교에 살아갈 무렵
우연히 시작하게 된 사진과 인도에서의 봉사활동은 내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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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웃는 사람들.
당시 인도의 콜카타 근처에 있는 한 기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활동 시간 외에는 길거리를 다니며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었다.
그때 매일 아침 숙소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풍경이 있었다.
아침부터 다들 어디를 그렇게 가는지 작은 트럭에 사람들이 참 많이도 탔다.
그런데 놀랍게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좁지만 다 같이 가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고 있었다.
같이 타고 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었다.
서울생활에서 투덜대기만 했던 나
조금 느려도 웃고
불편해도 웃는 그들을 보며 그동안 나는 서울생활을 잘 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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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휴대폰이 없다면 불안증에 살아가는 우리
다행이 인도의 시골에서는 휴대폰조차 터지지 않았다. 느려도 사람들은 웃는다.
“어차피 될 거야. 조금만 기다려봐.”
뭐 말이 통하는 건 아니지만 뭐가 이리 느리냐는 표정은 나의 표정에서 들어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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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아 맞지도 않는 시계를 계속 쳐다보았다.
그때였다.
“어차피 올 텐데 뭘, 조금만 더 기다려.”
답답하다는 마음이 얼굴까지 드러났나 보다.
아저씨의 말과는 달리 버스는 끝내 오지 않았다.
짜증 가득히 릭샤에 올라타니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아저씨 조금만 천천히 가요.”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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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기억하는 법
여행을 가면 간판이나 낯선 풍경이 보이면 사진기부터 들게 된다.
특히, 일상적인 사진을 찍을 때는 사람을 먼저 보게 된다.
언어가 달라도 사진에 찍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당시의 생각이나 감정이 느껴진다.
인도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풍경보다 사람이 먼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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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었을 때 떠났던 여행
사실, 나는 여행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의 감동은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 순간이 무척 그립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다 하더라도.

다시 간다면
그때의
그 냄새
그 모습
그 느낌
그대로를 느낄 수 있을까,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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