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캠핑의 달인, 박은하 인터뷰
와일드 캠핑의 달인, 박은하 인터뷰
  • 박신영 기자 | 사진제공 박은하
  • 승인 2018.12.26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걸크러시 뿜뿜, 유튜브 크리에이터

와일드 캠핑 달인, 특전사 출신 캠핑 고수, 영화 <툼 레이더> 실사판. 모두 박은하 씨를 대표하는 말이다. 그는 항상 기상천외한 부시크래프트로 일반인을 사로잡는다. 부시크래프트 새내기인 에디터의 호기심 발동. 그녀에게 초보자의 부시크래프트에 관해 물었다.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 출연 이후 어떻게 지내세요.
안녕하세요. 유튜브 <은하캠핑> 크리에이터 박은하입니다.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부시크래프트와 캠핑 요리를 공유하려고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부시크래프트를 정의 내리자면?
부시크래프트는 편의성을 추구하는 요즘 캠핑과 달리 최소한의 장비로 아웃도어를 즐기는 레포츠입니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면서 자연물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죠.

언제 시작했죠?
2001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어요. 미국 911 테러 사건을 접하고 특전사에 지원했거든요. 테러를 방지하고 국가에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운 좋게도 여성으로 소수만 경험할 수 있는 특전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라크 파병과 훈련을 거듭하면 부시크래프트 기술을 익혔죠. 은퇴 후 직업군인인 남편과 결혼하고 세 아이의 엄마가 됐습니다. 아이들을 보니 개울가에서 개구리, 가재 등을 잡거나 새총을 만들던 시절이 그리워졌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산과 들로 오토캠핑을 떠나기 시작했어요. 밖으로 나오니 그동안 육아로 잊고 지낸 야생성이 올라왔습니다. 특전사 훈련 중, 흙바닥에 피곤한 몸을 누이고 바라 본 아름다운 별빛,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다는 희열과 성취감 등이 생각나더군요. 모든 경험이 떠오르면서 다시 부시크래프트 매력에 빠졌어요.

부시크래프트 즐기는 본인만의 장소를 소개하자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지캠핑이나 부시크래프트 하기 좋은 국내 장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법적 규제가 엄격해졌어요. 사유지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부시크래프트 할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태안에 위치한 마검포힐링캠핑장을 애용합니다. 글램핑, 오토캠핑, 미니멀 캠핑, 부시크래프트 등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장소와 시설이 마련돼 있어요. 이외에 김포 여울지 숲 속 캠핑장, 포천 멍우리 협곡 캠핑장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대체로 혼자 캠핑을 가고, 시간이 맞으면 남편과도 부시크래프트를 즐깁니다.

야외 생활이 불편할텐데.
특별히 불편한 건 없어요. “화장실이 불편하지 않냐”고 질문 받는데 특전사 땐 땅속에서도 생활했는걸요. 누구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음식 냄새를 맡고 야영지로 몰려오는 야생동물입니다.

야생동물 습격을 받은 적이 있나요?
뱀을 만난 적이 있어요. 다행히 뱀이 진동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바닥을 내리쳐서 뱀의 습격을 피할 수 있었죠. 이외에 자연물로 기피제를 만들면 뱀이나 독충의 습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데, 기피제 제작법은 유튜브 <은하캠핑>에서 공개할 예정이니 참고하세요. 멧돼지를 만나면,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숨기길 바라요. 나무가 없다면 우의나 담요 등을 펼쳐서 몸집을 크게 만드세요. 멧돼지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생물을 보면 도망칩니다.

부시크래프터가 알아야할 필수 상식이 있다면요.
‘불 피우기’ 하면 보우드릴을 연상하는데, 성공 확률이 매우 적어요. 건전지 두 개와 껌종이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걸 추천합니다. 껌종이의 포일을 떼 바닥에 깔고 건전지 양극을 달리해 세웁니다. 남은 종이를 ‘ㄷ’자를 만들어 오린 후 건전지 위에 대면 불이 붙는다. 화장실의 경우, 땅을 파 비닐을 깔고 분비물을 회수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부득이하게 파묻어야 할 경우 30cm 이상 흙으로 덮어야 합니다.

필수 장비들이 있을 거 같아요.
아웃도어용 나이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나무를 깎아 여러 도구를 만들 수 있고, 요리할 때도 유용해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비는 <헬레>의 GT입니다. 그립감과 강도가 좋고 사용하기 편하거든요. 캠핑용 끈도 중요합니다. 물건을 걸거나 텐트를 단단히 고정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침낭은 두말할 것 없이 필수품이고요. 추가로 탐폰을 갖고 다녀요. 탐폰 속 솜은 초기 발화용 부싯깃으로, 탐폰 플라스틱은 정수기로 사용할 수 있어요.

초보 부시크래프터가 도전할 만한 기술을 소개해주세요.
매듭법을 익혀두면 유용해요. 다음으로 멀티툴, 나이프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하고요. 장비가 손에 익으면 다양한 방식으로 불을 피우고, 쉘터를 구축하는 것을 추천해요. 부시크래프트를 익혀 야외로 나가면 가장 먼저 쉘터를 구축하세요. 지금 같은 겨울철엔 체온유지가 필수니까요. 그 다음으로 불을 피우고, 먹을 것을 준비하면 됩니다.

부시크래프트에 도전하기 전,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내려놓기.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진정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어요. 호기심, 창의성, 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고요. 무엇보다 자연을 사랑해야 좋은 부시크래프터가 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부시크래프트 문화를 확장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LNT(Leave No Trace) 원칙을 생활화해야죠. 캠퍼 스스로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연과 공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시크래프트가 가능한 합법적인 장소도 필요합니다. LNT 문화 정착과 함께 오지캠핑 합법화 등 관련 법규가 제정되면 부시크래프트 문화가 확산될 거라 자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