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거리 트레일, 트리플 크라우너 정승재
미국 장거리 트레일, 트리플 크라우너 정승재
  • 박신영 기자 | 사진제공 정승재
  • 승인 2019.01.03 07: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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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가 들려주는 트레일 위의 삶

아웃도어 인스타그램 관리자인 에디터의 눈에 띈 한 사람 @travelvirus. 몇달 째 본인의 피드에 아웃도어 계정을 태그했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한 달간 염탐한 결과,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CDT, PCT, AT(총 12789km)를 완주한 프로 도보여행러였다.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 피드 사진이 멋져요.
안녕하세요. 도보여행가 정승재입니다. SNS 인스타그램에서 트래블바이러스travelvirus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도보여행 중 있었던 에피소드와 해외문화를 공유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때때로 매거진에 글을 기고하거나 여행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다니기도 하고요. 지금은 AT(Appalachian Trail)를 완주하고 휴식중입니다.

AT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PCT(Pacific Crest Trail), CDT(Continental Divide Trail), AT(Appalachian Trail)는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입니다. 식량을 포함한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지고 산과 도로를 끊임없이 걷는 여정이죠. 악천후와 짐승을 마주치거나, 향수병에 시달릴 수 있는 장거리 하이킹입니다. PCT는 약 4300km로 미국 서부에 위치해요. 영화 <와일드>를 통해 알려진 곳으로 실질적인 트레일 문화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어요. CDT는 약 5000km로 미국 중부에 위치합니다. 산세가 험하고, 코스가 긴 트레일이라 도전하는 사람들이 적죠. AT는 약 3500km로 미국 동부에 위치합니다. 트레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각종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 국내외 많이 알려졌죠. 코스는 짧지만 비가 자주 내려 난이도가 높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3대 트레일 모두 개인차에 따라 코스별로 4~7개월이 걸리는 대장정입니다. 저는 CDT, PCT, AT 순서대로 모두 완주했어요.

셋 중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요.
최근에 완주한 AT의 추억이 기억나네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동북부에 위치한 하퍼스 페리Harper’s Ferry 마을은 코스 절반 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어요. 마을 한편에 AT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데 모두 거기서 기념사진을 찍거든요. 또 절반을 왔다는 사실에 스스로 대견하고, 남의 절반도 안전하게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곳이에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소감을 말해주세요.
실감 나지 않았어요. 허무하기도하고 동시에 계속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또 다른 시작이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생이라는 한 페이지에 새로운 여백을 채울 기회가 주어진 거죠.

걷는 재미에 푹 빠지셨네요.
걷기의 매력은 무궁무진해요. 다큐멘터리와 달력에서 보던 아름다운 풍경이 매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특색 있는 마을을 지날 때 마다 거주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대부분 산에서 만나기 때문에 서로 공감하고 응원하거든요. 홀로 걷는 와중에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전우애라고 할까요? 또 마을 주민의 초대로 맛있는 식사를 맛보는 행운도 종종 마주칩니다.

도보 여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요.
네팔 배낭여행 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6박 7일 일정으로 다녀오게 됐어요. 당시 고산병으로 고생했지만, 트레킹 중 느낀 희열과 설렘을 잊을 수 없었어요. 그때부터 도보 여행의 매력에 빠졌죠. 그 후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몸이 아프거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 텐데요.
포기를 생각한 적 없어요. 아름다운 자연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트레일 문화를 즐기면서 걸었기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어요.

짐 싸는 노하우를 알려주세요.
무게가 중요합니다. 하루 평균 14시간 산행 해야 하기 때문에 가방이 무거울수록 몸에 축척되는 충격이 상당해요. 작은 부피의 가벼운 장비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음식도 작고 가벼운 토르티야를 챙겨갔어요. 칼로리가 높고 휴대성이 좋거든요. 토르티야에 참치와 마요네즈 또는 누텔라와 피넛버터를 발라 먹었죠.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다면요.
본인에게 잘 맞는 장비를 찾는 게 중요해요. 등산화의 경우 알트라Altra가 잘 맞았어요. 트레일 러닝화 브랜드인데, 마찰력과 접지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안정적이에요. 무엇보다 맞춤형 신발처럼 편하고요.

예비 트레일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3년 전 만 해도 국내에 트레일에 대한 정보들을 찾아볼 수 없었어요. 외국 사이트를 오가며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앞서 다녀온 사람들이 여행기를 출간하고, 블로그와 SNS를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니까 국내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길 바라요. 무엇보다 비우는 연습을 하러 간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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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골공주 2019-01-03 10:32:09
트리플크라운 정말 멋집니당 :)
기사를 읽으면서 어떻게 준비해서 갔을까 정말 대단하다구 느껴져요~ 늘 응원할게요.

해변시장 2019-01-03 16:59:18
우와 대단하셔요!!
머리띠도 잘 어울리시고 ㅠㅠㅠ
저도 당장 황령산으로 뛰어올라가고싶어지네요 !!!!!
기본적인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
골뱅이가 좋데요 ^^

함스 2019-01-04 17:20:38
멋지네요 아무나하지못하는건데 대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