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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전, 최초로 하늘을 난 도시
115년 전, 최초로 하늘을 난 도시
  • 앤드류 김 | 앤드류 김
  • 승인 2018.11.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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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키티호크

1903년 오하이오주 데이톤시의 작은 집에서 온 식구가 모여 감격의 성탄절 파티를 열였다. 바로 일주일 전, 가족의 두 아들인 형 윌버와 동생 오빌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하늘을 날았기 때문이다.

미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158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키티호크라는 바닷가 마을이 나온다. 이곳이 인류 최초의 동력으로 인간이 하늘을 날게 한 라이트형제의 피와 땀방울이 묻힌 곳이다. 수없는 실험을 통해 비행 성공을 이룬 역사적 현장이다. 형제의 투혼과 집념이 대지와 하늘 사이의 공간을 가르며 다가오는 듯하다. 바로 옆에는 이런 글이 있다. They Taught Us To Fly!(형제가 인류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라이트 형제는 신문에서 독일 행글라이더 연구가가 실험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는 비보를 읽고 비행기를 개발하겠다고 결심했다. 형제는 ‘새들은 비행 중 추락을 하지 않는데, 행글라이더는 왜 추락할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그날 이후, 형제는 운영하던 자전거 수리점을 폐업하고 본격적으로 비행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매일 높은 산에 올라 독수리 비행을 관찰했다. 비행기를 만들려면 먼저 독수리의 비행에서 정답을 찾아야 한다고 믿은 것이다.

몇 달간 연구 끝에 독수리의 활공 노하우를 찾아냈다. 독수리는 상승과 하강하는 동시에 좌우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형제는 상승키와 하강키를 따로 만들기로 했다.

형제는 자전거 바퀴의 회전 링 부속을 이용해 상승키와 하강키를 만들었다. 땅에서 페달을 밟아 굴러가던 자전거 부속이 하늘을 나는 비행기 부속으로 신분 상승한 셈이다. 이후 자전거 수리점 직원이었던 찰리 테일러의 도움으로 12마력의 힘을 내는 4기통 수냉식 엔진을 제작해 비행기에 장착했다.

비행기 초기작으로 천 번 이상 실패를 거듭한 끝에 형제는 기자를 불러 비행기 제작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1903년 12월 14일 윌버가 핸들을 잡고 키티호크에서 이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비행기가 앞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날지 못하고 상처를 입었다.

12월 17일 긴급 수리 후, 오빌이 다시 비행기 엔진 시동을 걸었다.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35분, 비행기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오빌이 상승키를 올리자 비행기가 12초간 36미터를 날았다. 두 번째 비행에서는 무려 59초 동안 243.84미터나 비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행 기술은 급격히 발전했다. 첫 비행 성공 2년 후에는 40km 장거리를 38분 만에 비행하면서 라이트형제는 1905년 세계 최초로 실용비행기 특허를 출원했다.

그러나 형 윌버가 보스턴에서 장티푸스에 걸려 사망하고, 유럽과 미국의 대기업이 비행기술을 모방하면서 너도나도 최신비행기를 제작했다. 결국 동생 오빌은 비행기 제작 사업을 접고 은둔 생활로 생을 마감했다.

비행기술의 개발로 지구촌 곳곳이 하나의 이웃으로 맺어졌다. 우주로 날아갈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린 지금, 라이트형제의 피나는 비행기 개발에 대한 집념과 열정을 키티호크에서 느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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