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유기농,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 김경선 부장
  • 승인 2018.10.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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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먹거리와 입을거리에 대한 고찰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주는 파워가 생각보다 강력하다. 유기농이 붙은 식품이며 옷, 각종 제품들은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유기농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면 더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 많은 브랜드들이 이 같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기농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물을 이용하는 농업 방식을 일컫는다. 잔류 농약 걱정 없으니 당연히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문제는 검증이다. 유기농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세 배가 비싸도 잘 팔린다. 급기야 유기농 홍수다. 얼마 전 논란이 된 미미쿠키 사태는 유기농 홍수시대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저렴한 마트표 식품을 포장만 바꿔 유기농 제품으로 판매한 미미쿠키는 신고 없이 인터넷 판매를 한 미등록 업소라 당국의 관리·감독에서도 자유로웠다.

진짜 유기농 제품을 찾기 위해선 공정하고 신뢰할만한 검증이 필요하다. 국내에 유기농 운동이 시작된 건 1970년대. 이후 1997년 정부가 친환경농업육성법 제정과 정부 인증제를 도입하며 규모가 확대됐다. 2008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를 시행하며 공정한 절차를 거쳐 유기농 판정이 난 제품을 감별해 유기가공식품 자격을 주기 시작했다. 유기가공식품은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축산물을 95% 이상 사용한 가공식품 중 보관, 취급, 사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인증하며, GMO 원료를 사용한 경우에는 유기농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먹을거리뿐만 아니다. 의류 역시 유기농이 대세다. 특히 출산을 앞두거나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면 의류를 찾는다. 유기농 면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최소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땅에서 재배한 면으로 당연히 농약으로부터 안전하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유기농 제품이 늘 안전하지만은 않다.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식중독 사고 원인으로 유기농 식품이 늘 상위권에 꼽힌다. 농약은 인체에 유해하지만 또 다른 위험 요소인 식중독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이 좋은지, 안정성을 유지할 만큼의 소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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