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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영롱한 구로베 협곡 도롯코 열차
깊고 영롱한 구로베 협곡 도롯코 열차
  • 김경선 부장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8.10.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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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즈키역~게야키다이라역 약 20.1km 구간, 아찔한 V자 협곡 일품

구로베 협곡을 가르는 도롯코 열차는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한다. 우나즈키는 구로베강 주변에 료칸과 온천호텔, 음식점, 기차역이 들어선 일본의 전형적인 온천마을로 자그마한 시골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도롯코 열차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박력 넘치는 대자연 속을 달리는 도롯코 열차. 구보베 협곡 한글 리플릿의 제목이다. 대자연을 달리는 박력 열차라니. 제목부터 범상치가 않다. 플랫폼에는 이 험준한 계곡 열차를 타기 위해 일본 전역은 물론 멀리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오전 8시 17분, 우나즈키발 오픈 객차에 올랐다. 도롯코 열차는 창문 없는 오픈 객차와 (창문이 있는)릴렉스 객차, 특별객차, 세 종류의 열차를 운행하는데,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협곡의 민낯을 가장 생생하게 대면하는 오픈 객차를 추천한다.

총 길이만 87km에 달하는 구로베 협곡 중에서도 가장 깊고 험한 구간을 지나는 도롯코 열차는 우나즈키역을 출발해 구로나기~가네쓰리~게야키다이라역까지 편도 20.1km 거리를 달린다. 에디터의 목적지는 가네쓰리역. 약 1시간을 달려야하는 거리다.

플랫폼을 빠져나간 열차는 터널을 지나 구로베강을 건넜다. 붉은 아치가 돋보이는 신야마비코 다리에서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구로베강이 내려다 보였다. 탁하기도 하고 영롱하기도 한 오묘한 옥색 물결. 신비로운 물빛의 원인이 궁금해 가이드에게 묻자 석회석 성분이 계곡 바닥에 침전돼 햇빛이 비칠 때마다 청색으로 반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열차가 점차 속력을 더하자 ‘덜컹, 덜컹’ 객차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과거에는 도롯코 열차를 타기 위해 ‘생명을 잃어도 괜찮다’는 서약서를 써야했다는데, 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주행감에 의자를 잡은 두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 사이 열차는 우나즈키 댐과 신야나기가와라 발전소, 원숭이 현수다리를 지나 구로나기역에 도착했다. 열차 내 안내방송에서는 시골 간이역처럼 소박한 역사 인근에 ‘우나즈키 온천의 원천이 있다’는 정보가 흘러나왔다.

열차가 아토비키 다리를 지났다. 수면과 열차 사이의 거리가 가장 멀다는 다리답게 철로 밑으로 보이는 구로베강이 아찔하다. 열차는 협곡을 가르며 삐걱삐걱 쉴 새 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깊은 V자 계곡을 이리저리 누비는 사이 협곡은 깊어졌고, 아찔한 풍경에도 익숙해져갔다. 한 시간 후 드디어 가네쓰리역이다.

역사를 나오자 구로베 만년설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자 건너편 사면에 눈과 토사가 겹겹이 쌓인 만년설 단층이 보였다. 리플릿에 적힌 대로 얼핏 티라미스 케이크 같은 모양새다.

가네쓰리역 인근 계곡은 어딜 파나 노천탕이 솟아난다. 계곡에 물이 많지 않을 때는 삽으로 땅을 파 개인 노천탕을 만들기도 한단다. 단, 비가 많이 오면 계곡이 불어 위험하기 때문에 출입을 통제한다. 에디터가 찾은 날도 그랬다.

약 45분 후, 돌아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오로지 열차로만 만날 수 있는 구로베 협곡과도 이제 안녕이다.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른 길.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도롯코 열차

100여 년 전 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레일을 깐 것이 지금의 관광명소가 됐다. 우나즈키역에서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약 20.1km를 달리며, 편도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매년 4월 중순부터 11월 30일까지 운행한다. 우나즈키~게야키다이라 편도요금은 1980엔, 우나즈키~가네쓰리 편도요금은 1410엔이다. 자세한 사항은 구로베 협곡철도 홈페이지(kurotetu.co.jp/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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