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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엮는 공예 라탄
시간을 엮는 공예 라탄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8.10.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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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로 만든 티코스터 & 캔들 홀더

흠뻑 물 먹은 등나무는 날 때부터 그랬다는 듯 손 대는 대로 휘어지고 움직인다. 젖은 등나무 소리만 가득한 한참의 시간이 지난다. 한 숨 쉬려 허리를 펴 보면, 아까의 등나무는 어느새 바짝 말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등나무를 엮은 건지, 시간을 엮은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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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스터

TEACOASTER

청량한 여름이 떠오르는 라탄은 먼 옛날부터 다양한 곳에 사용되었던 재료로 국내에선 등나무라고 부른다. 아열대 기후 토지에서 자생하는 덩굴성 식물로 긴 줄기를 갖는데 200m가 훨씬 넘는 높이로 자라기도 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자라는 등나무는 가볍고 강인하고 탄력성과 내구성이 좋다. 작은 바구니에서 침대, 소파 등의 다양한 가구류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등공예의 기초는 기둥이 되어주는 뼈대인 날대와 기존 날대 사이에 끼워주는 덧날대, 면적을 채워주는 사릿대의 원리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먼저 만든 티코스터는 초보라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과정이다.

열여섯 개의 날대를 재단한 뒤 네 개씩 네 방향으로 나누며 시작한다. 두 개의 사릿대를 교차해가며 엮는데, 처음에 중심을 잘 잡고 시작한다면 곧 익숙해지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위아래로 교차해가는 사릿대가 가뿐하게 자리 잡는 것이 신기해진다. 사릿대는 위, 아래, 양옆이 겹치지 않고 모두 엇갈려야 하는데, 날대가 짝수이기 때문에 어느 순간 겹치게 되는 부분이 생긴다. 그럴 땐 또 하나의 사릿대를 이어가면 되는데, 이를 따라 엮기라고 한다. 물을 흠뻑 머금어 유연한 등나무가 생각하는 대로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이 마냥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등나무는 화학약품 등 인위적인 처리를 전혀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재료다. 물에 닿거나 음식과 직접 닿아도 무해하다. 시간이 지나면 색이 조금씩 변하는데, 이 또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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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홀더

CANDLE HOLDER

캔들 홀더처럼 깊은 바구니를 만드는 재료로 등나무만큼 적합한 것은 없다. 10~15분 정도 물에 담가놓고 부러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연한 상태로 만든다. 티코스터가 정자(正字) 바닥으로 시작한 것과 달리 캔들 홀더는 십자(十字)바닥으로 시작한다. 열 한 개의 날대를 여섯 개와 다섯 개로 나눈 뒤 사릿대를 대고 디귿자를 두 번 만들며 엮는다. 나뉘어 시작했던 날대를 두 개씩 엮어가며 벌리고 붙이는 작업을 한다. 엮는 작업을 해봤다면, 혹은 뜨개질을 해본 적 있다면 캔들 홀더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만들 때 너무 당겨 엮으면, 건조된 후 오그라들 수 있으니 걸친다는 느낌으로 유연한 곡선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기둥이 되는 아이들의 간격을 맞춰가며 물을 뿌리고 형태를 조율하며 만들어나간다. 작업을 하다보면 등나무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라탄공예에서 그런 점은 놀랍지 않다. 나무다 보니 당연히 부러질 수도 있는 것. 이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 다른 나무로 엮고 이을 수 있으니 걱정 말자.

바구니처럼 균형이 명확해야 하는 제품들은 바로 앞 한 땀에만 집중해선 안 된다. 여기저기 보며 균형과 결과를 머리에 그려 넣고 완성된 그림을 상상하며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엑스자나 일자 등 원하는 무늬를 중간에 넣어가며 마무리는 날대만 가지고 이으면 끝. 바닥이 울퉁불퉁하게 잘 서지 않는다면 중심부터 만지며 설 수 있도록 해준다. 물과 친한 등나무는 수정을 원할 때 물에 적신 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라탄스튜디오

한국 등공예협회 회장이 운영하는 라탄스튜디오는 원데이 클래스부터 지도자반까지 라탄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자유롭고 가뿐하게 나무를 엮어가는 행복을 느끼고 독특하고 무한한 라탄의 매력으로 빠질 수 있다.

서울시 동작구 사당로 29가길 6, 1층

02-558-8549

@rattan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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