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이곳이 어떤 괌Guam?
여름엔 이곳이 어떤 괌Guam?
  • 글 사진 이두용
  • 승인 2018.08.03 0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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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와 숲의 향연, 뜨거운 여름을 즐기는 방법

여름의 정점 8월이다. 이상 고온 탓에 기온은 매년 최고를 경신한다. 더울 때면 이구동성으로 ‘바다’를 외친다. 탁 트인 하늘과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는 무더위에도 이열치열을 가능하게 한다. 여름마다 바다로 피서를 떠난 당신! 동해를 시작으로 서해, 남해까지 마스터 했다면 올해는 여기 어떤 괌Guam? 유리알 같은 바다는 기본, 다양한 워터 프로그램에 이국적인 천혜 자연은 보너스다.

이나라한 마을의 기암괴석이 만든 자연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
이나라한 마을의 기암괴석이 만든 자연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아이들.

휴양지는 바다로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삼면이 바다라 사계절 물을 찾아 떠날 곳이 많다. 해안을 따라 빼곡하게 자리한 해수욕장을 여름마다 골라서 가는 재미도 있다. 피서지로 숲이 만든 그늘과 흐르는 계곡의 유혹도 크지만 아무래도 인기는 바다가 우선이다.

전망대 계단을 걸어 내려가서 유리창 밖을 통해 수중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계단을 걸어 내려가서 유리창 밖을 통해 수중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지간한 국내 해수욕장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괌이 새로운 대안이다. 4시간 반 정도 비행만으로 미국 자치령 휴양지에 닿을 수 있다. 영어를 잘한다면 좋겠지만 놀라울 정도로 곳곳에 한글 안내판이 많고 한국어 안내도 받을 수 있다.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이유기도 하지만 다니기에 진짜 편하다.

바다를 찾아 괌으로 떠나왔지만, 물놀이는 일단 호텔과 리조트에서 시작하자. 어지간한 숙소에는 밖을 전혀 나가지 않고도 근사한 피서를 누릴 수 있는 시설이 준비돼 있다. 대형 수영장은 물론 카약과 카누에 올라 물길을 따르며 패들링 할 수도 있고, 파도와 맞서며 인공 서핑까지 즐길 수 있다. 괌 여행 시 숙소를 정할 때 동반할 가족에 맞는 물놀이 시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리조트가 점유한 해수욕장도 있을 정도니 발품 파는 게 싫은 사람은 리조트 근처에서 휴가 전체를 즐길 수 있다.

뻔한 얘기지만 괌은 서태평양에 있는 섬이다. 규모는 생각보다 작다. 길이 48km, 폭은 6~14km로 남북이 길쭉하게 늘어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총면적이 546㎢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 거제도와 비슷한 크기다.

괌의 해수욕장은 휴양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해변이 한산하다.
괌의 해수욕장은 휴양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해변이 한산하다.

섬이다 보니 물가로만 나가면 해수욕장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놀라운 것은 휴양지라고 해도 의외로 물놀이 즐기는 사람이 적다. 한여름 해운대와 광안리, 경포대 등을 상상하고 온 사람은 신기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한적한 곳에서 힐링을 겸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괌은 사계절 기온이 비슷한데 한여름에도 기온이 26~31℃ 정도다. ‘덥겠지?’하고 갔다가 한국보다 즐기기에 좋은 날씨를 만나면 쾌재를 부르기도 한다.

배를 타고 근해로 나가 낚시와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을 즐길 수 있다.
배를 타고 근해로 나가 낚시와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을 즐길 수 있다.

대표 해수욕장은 투몬비치다. 어떤 색인지 정확히 모르면서 바다만 보면 ‘에메랄드빛’을 남발했던 나도 무릎을 ‘탁’쳤다. 우리나라 가을에나 볼 수 있는 짙푸른 하늘과 그 하늘색을 끌어안은 푸르지만 뽀얀 바다는 당장이라도 겉옷을 훌훌 벗고 뛰어들고 싶게 만든다.

사람이 적어 백사장에 파라솔 하나 펼쳐놓고 누우면 신선놀음이 부럽지 않다. 투명한 공기 덕분에 수평선도 선명하다. 바다와 마주하며 쉬고 있으면 무엇 하나 하지 않아도 “잘 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카야킹, 숙소마다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한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카야킹, 숙소마다 다양한 워터 액티비티를 제공한다.

물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휴양지와 관광지는 다른 말이다. 쉬는 게 우선인지 돌아보며 즐기는 것이 우선인지에 따라 나눈다고 한다. 몇 달 전 한 가이드에게 들은 얘기다. 그 말이 맞는다면 괌은 휴양지면서 최고의 관광지다. 즐길 것도 볼 것도 많다.

물에서 즐기는 것도 한둘이 아닌 데 호텔과 리조트의 수영장, 해수욕장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휴식이 되고 즐거움이 되지만 괌까지 와서 그냥 가면 아쉬운 즐길 거리가 많다.

먼저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귀가 번쩍 뜨일 피싱투어가 다양하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는 것인데 의외로 손맛이 좋다. 괌은 사방이 바다지만 관광이 주 수입원이다 보니 어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다. 배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다양한 어종과 개체가 넘쳐난다고. 낚시는 루어낚시다. 가짜 미끼를 바늘에 끼워서 물고기를 잡는데 대어를 낚는 사람도 종종 있다.

라이드 덕이 육지를 달리다가 바다에 올라서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나가서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낚시와 묶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여럿이니 하나도 둘도 검색이 필수다. 비용도 다양하니 인원과 기호에 맞춰서 선택하면 된다. 나는 스노클링을 했는데 물 위에 떠서 물속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대단했다. 물이 워낙 맑아서 깊이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물이 두렵다면 직접 물속에 들어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작은 섬에 진짜 별 게 다 있다. 먼저 유명한 투어 프로그램 중 하나인 라이드 덕(Ride the Duck)이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 성공한 수륙양용차량을 이용한 투어 프로그램이다. 약 90분간 육지 명소 몇 곳을 둘러보고 바다로 나가 오리처럼 물 위를 떠다니다가 돌아오는 체험이다. 출발 전 오리 주둥이 모양의 소리 내는 장난감을 선물로 나눠준다. 그리고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모두가 입에 물고 이동하면서 “꽥꽥” 소리를 낸다. 처음엔 재밌었는데 나중엔 시끄러워서 혼났다. 그래도 지나고 나면 모두 추억이 되고 장난감은 기념품이 된다. 아이들은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신나 한다. 라이드 덕은 달리던 차가 물 위에 오를 때 기분이 절정이 되는데 처음부터 배에 올랐을 때와 180도 다른 느낌이다. 이건 타 본 사람만 안다랄까?

세티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다른 지역과 완전히 다르다.

이밖에도 바다 한가운데 있는 전망대에서 바닷속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피시아이Fish Eye도 있다. 전망대 계단을 따라 수중세계로 내려가 실내에서 바다 풍경을 보는 것인데 신비롭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모금 들이키며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톺아보면 색다른 괌의 매력
앞서 괌은 우리나라 거제도 크기의 작은 섬이라고 소개했다. 누군가는 작아서 즐기고 볼 게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게 있으니 즐길 거리는 이미 충분하다. 그렇다면 볼거리는?

육지와 수상 레포츠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라이드 덕 수륙양용 자동차.

괌에 몇 번 오면서 마음에 든 것 하나가 작은 것이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차를 타고 두 시간이면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이유다. 놀라운 것은 두 시간 코스 안에 전혀 다른 자연과 가옥, 먹거리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해본 사람만 안다.

바다를 마주하고 즐비하게 늘어선 리조트와 호텔은 화려하고 해양도시의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면 금세 대자연이 막아선다. 진짜 눈 깜짝할 순간에 주변이 바뀐다. 괌은 열대기후라서 우리나라와 식생이 전혀 다르다. 당연히 양쪽에 늘어선 자연풍광이 이색적이다.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본 사랑의 절벽, 깎아지른 듯 아찔하다.

관광지를 돌아보려면 출발은 ‘사랑의 절벽’이 좋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투몬비치가 내려다보인다. 하늘과 조화를 이룬 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탄성을 지르지 않은 사람을 못 봤다.

이 절벽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과거 스페인이 괌을 통치하던 시절 아름다운 차모로 여인과 이 여인을 사랑하던 청년의 이야기다. 여인은 부모에게 스페인 장교와의 결혼을 강요받고 집을 나온다. 그리고 우연히 건장한 차모로 전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인의 부모는 둘을 갈라놓으려고 노력했다. 부모를 피해 이곳 절벽까지 다다른 연인은 서로의 머리카락을 묶고 사랑을 확인한 뒤 바다로 몸을 던졌다.

배를 이용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니 사전에 기호에 맞춰 검색은 필수다.

물론 전해오는 이야기지만 아름다운 절벽과 함께 음미하기에 좋다. 전망대를 찾는 사람들은 서로의 머리칼을 묶었던 전설 속 연인들을 기리며 난간에 자물통을 묶어두고 간다. 전망대 곳곳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자물통이 인상 깊다. 사실 우리나라 남산을 비롯해 세계 어느 명소에도 자물통이 흔해지긴 했다.

전망대에서 해안을 따르다 보면 세티만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부터는 큰 건물 하나 보이지 않고 열대기후의 자연만 나타난다.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코스는 산 디오니시오 성당과 솔레다드 요새를 지나 이나라한 마을까지 이어진다. 이곳은 자연이 만든 암석 수영장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바다에 기암괴석으로 이룬 해안이 아름답다. 괌의 천혜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곳에서 하루 정도 머물러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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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일 2018-08-06 14:52:09
이두용 기자님의 글과 사진을 매달 보고 있는데 글도 재치있고 사진도 쨍하고 너무좋습니다. 더운날 기자님들 모두 파이팅하세요. 회사다니느라 외국은 커녕 산에도 잘 못갔는데 가을오면 애들데리고 계곡이라도 다녀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