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적 절경 품은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원시적 절경 품은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 앤드류 김 | 앤드류 김
  • 승인 2018.07.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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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이오밍주 여행하기

수직으로 솟구친 아찔한 화강암이 줄지은 티톤 산맥과 4197m 최고봉을 가진 티톤 산. 만년설과 빙하를 머리에 얹은 봉우리들이 웅장함을 더한다. 자연 그대로 보전된 와이오밍주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앞에 서면 위풍당당함에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이나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만큼 우리의 귀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주목할 만한 곳이다.

은빛 화강암 첨봉, 영롱한 빙하 호수, 그 앞으로 구불구불 흐르는 스네이크강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시선을 압도한다. 미국의 저명한 풍경 사진작가 엔젤 에담스도 스네이크강과 티톤 산맥을 흑백 사진에 담았다.

티톤 산맥을 트레킹하려면 잭슨홀 산악마을을 거쳐야 한다. 이곳의 구식미 넘치는 레스토랑, 숙소, 시설이 눈길을 끈다. 산악마을 한가운데 작은 공원이 있는데 입구마다 무스 뿔로 쌓아 올린 아치도 관광 명소다. 잭슨홀 마을에서는 그랜드 티톤의 눈 덮인 첨봉들이 선명히 보인다. 원시림과 신비로운 호수의 어울림도 절경이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에는 크고 작은 빙하가 만든 호수들이 더욱 원시적 절경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잭슨 호수에서 발원되는 스네이크강의 도도한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평화롭다.

경관이 아름다운 제니 호수는 1만2천년 전에 생성된 빙하가 흘러 내려오면서 만든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빽빽이 들어선 원시림, 산 정상의 빙하와 만년설, 신비로운 호수의 어울림은 이곳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든다.

호수 주변을 도는 올레길로 들어가 본다. 덩치가 큰 회색 곰을 만나면 곰 퇴치 스프레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경고문구가 구간마다 설치돼 긴장감이 든다. 원시림 아래로 곰이 좋아하는 허클베리 열매가 무성한데, 회색 곰의 겨울잠과 번식을 위한 필수 식물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대함이 그대로 보존된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이 미국 내에선 작은 국립공원에 속하지만, 그 가치는 어떤 국립공원 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윌리스 스테그너의 ‘미국이 20세기에 만들어 낸 최고의 아이디어는 국립공원이다’라는 말이 그대로 가슴에 와 닿는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빙하가 깎아 놓은 수직의 산봉우리, 만년설, 은빛처럼 빛나는 강과 호수를 품은 원시림은 보고 또 봐도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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