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자전거 라이딩과 SUP 체험기
한강 자전거 라이딩과 SUP 체험기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8.06.21 07: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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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는 그녀들

30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가만히 선풍기를 쐐도 줄줄 흐르는 땀은 멈추지 않는다. 에어컨을 찾아 카페, 도서관, 실내를 찾지만, 창문 넘어 보이는 뭉게구름과 초록빛 세상은 에디터를 밖으로 유인한다.

여름엔 물놀이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발가락 사이로 고개 내미는 백사장, 시원한 차림의 서퍼들. “이번 휴가는 바다로 가야지”라며 신나게 달력을 확인하는데, 21일에 박힌 커다란 별표가 눈에 들어왔다. 마감이 임박했다는 표시다. 에디터는 잡지의 숙명을 거부하고 여행하기엔 쫄보다.

우울 모드를 풍기며 자전거 메이트 아영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녀의 처지역시 에디터와 별다를 바 없다. 주말마다 기업 행사를 주관하는 마케팅부 아영 씨. 자전거 애호가지만 몇 년간 일에 치여 제대로 된 라이딩을 미루기만 했다.

바쁜 에디터가 바쁜 아영 씨에게 제안했다. 서울 시내에서라도 자전거를 타자. 그 대신 여름이니 물에 들어가자고. 그렇게 색다른 라이딩 계획을 세웠다. 지난여름 알게 된 패들보더 추연정 씨도 함께했다.

푸른 한강에 자전거 타고
“오전 11시 여의도에서 만나요.” 세 여자의 중간 지점인 여의도를 출발지로 정했다. 마침 여의도에 자전거 매장 ‘위클’이 있어 자전거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곳은 오픈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깔끔하고,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가까워 접근성도 좋다.

한강 라이딩 체크 리스트
1. 브레이크 작동 여부
2. 바퀴 공기압 (바퀴 프레임 PSI 수치에 맞게 조정)
3. 안장의 높이 (안장을 골반 위치에 고정)

체력이라면 자신 있는 여자들이지만 임도 라이딩은 시간 상 무리였다. 그래서 길 좋은 한강 자전거 길을 선택한 것. 피크닉을 즐기고 뚝섬 서울윈드서핑장에서 SUP도 체험하면서 쉬엄쉬엄 주행하기로 했다. 고로 이번 여행의 테마는 ‘여유로운 감성 여행’이다.

쫄쫄이 의상을 입고 속도 경쟁하기는 싫었다. 그래서 자전거 전용 복장을 벗고, 헐렁한 반바지와 반팔을 입었다. 아영 씨와 연정 씨도 마찬가지다. 마치 입을 맞춘 듯 모두 일상복 차림이었다. 낮 11시 30분, 정장 차림 증권맨의 부러운 시선을 지나 여의도 한강공원에 입성했다. 28도가 넘어가는 날씨였지만 햇살이 좋았다.

출발 전, 시냅스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연정 씨가 걱정이었다. 혹시나 무서워하지 않을까,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오산이었다. 연정 씨는 자전거를 장만해야한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주행 내내 “너무 재밌어요”를 외치는 연정 씨. 시작이 좋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정작 에디터가 기어 조절 방법을 잊어버린 것. 석 달 만에 타는 캐논데일 시냅스 카본 디스크 SE 울테그라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전방에는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럴 땐 자전거 전문가 아영 씨가 답이다.

“아영 씨, 기어 조절 어떻게 하죠?”
“핸들 바 오른쪽 브레이크 보세요. 길이가 큰 것과 작은 것 두 개가 있어요. 큰 것을 누르면 기어비가 낮아지고, 작은 것을 누르면 올라가요. 평지에서 빠르게 달리거나 업힐을 만나면 큰 것으로 기어를 조절하고, 무겁게 달리고 싶을 때는 작은 것으로 기어를 조절하세요.”
“왼쪽 브레이크도 같나요?”
“왼쪽은 오른쪽 브레이크와 반대예요. 큰 것을 누르면 기어비가 올라가고, 작은 것을 누르면 낮아지죠.”

자전거 교육을 마친 세 여자는 본격적으로 한강을 달렸다. 속도가 붙자 점점 신나게 질주한다. 길잡이 에디터를 필두로 연정 씨, 아영 씨가 뒤를 잇는다. 뒤에서 들리는 그녀들의 웃음소리에 에디터의 마음이 뿌듯해졌다.

시냅스 카본 디스크 SE 울테그라
캐논데일의 올라운드 카본 로드바이크
큼직한 타이어와 효과적인 충격 흡수
모험적인 라이딩이 가능한 엔듀런스 레이스 바이크

FEATURE
프레임 카본
무게 8.21kg
소비자가격 412만원
산바다스포츠

감성 라이더
배꼽시계가 요란하게 울려댄다. 아영 씨와 연정 씨를 보아하니 그녀들도 마찬가지. 뙤약볕을 피해 느릅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샌드위치를 꺼냈다. 오늘은 특별히 빨간색과 파란색 돗자리를 준비해 인스타 감성을 저격했다. 예쁜 돗자리,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 붉은 체리. 셀카가 빠질 수 없다. 배고픔을 참고 사진부터 찍었다. 역시 배고픔보다 셔터가 먼저다.

배를 채우고 다시 한강을 달리기 시작하니 멀리 잠실 롯데 타워가 보였다. 옆으로는 ‘한강뷰’의 멋진 아파트가 지나치고 있었다. 영동대교를 지났을 때쯤, 스마트폰을 열어 기온을 확인해 보았다. 30도였다. 음료가 필요한 순간이다. 마침 근처에 커먼그라운드가 있어 들렀다 가기로 결정했다. 이곳은 파란색 컨테이너에 다양한 상점이 들어선 쇼핑몰로 종종 SNS에 감성 배경으로 올라온다. 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않듯 우리도 커먼그라운드에서 커피를 마셨다. 파란 컨테이너를 배경으로 한 사진은 덤.

와이키키? 한강키키!
서울윈드서핑장에 도착했다. 연정 씨의 일터이기도 한 이곳은 한강에서 윈드서핑, SUP(패들보드), 카이트 체험을 진행한다. 우리는 SUP에 도전하기로 했다. SUP란 ‘Stand Up Paddleboard’의 약자로 물에 뜨는 보드 위에서 노를 젓는 스포츠다. SUP는 뛰어난 밸런스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가 높아 주목받고 있다.

자전거로 바람을 갈랐다면 SUP로 바람을 가를 차례. 연정 씨의 주도하에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한강으로 나섰다. “자전거 라이더는 균형 감각이 좋기 때문에 SUP도 금방 배울 수 있어요.” 연정 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영 씨의 패들보드가 빠르게 나아갔다. 반면 에디터는 패들보드 위에서 덜덜 떨었다.

수영을 못하는 에디터는 무서웠다. 물론 발목에 패들보드와 몸을 연결해주는 리시를 착용했지만, 물은 여전히 무서운 존재였다. 앉아만 있어도 무서운데 일어서는 건 터무니없는 소리. 물과 친해지는 게 우선이었다. 패들보드 위에 앉아서 오분간 깨작깨작 노를 저으니 어느 정도 물과 익숙해졌다.

“신영 씨, 일어서보세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살짝 점프해 디디세요.” 연정 씨가 옆에서 열심히 코칭해 주지만,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머뭇거리며 조금씩 반복하자 드디어 일어서기 성공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을 주니 패들 보드도 함께 요동쳤다. “힘 빼고 편하게 서세요”

슬며시 힘을 빼자 패들보드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노를 젓고 앞으로 나가세요” 연정 씨의 코칭을 받으며 조금씩 일행과 SUP를 즐겼다.

어느새 머리 위에 있던 태양이 수평선과 가까워졌다. 아침부터 시작한 여정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라이딩, 피크닉, SUP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나니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주어진 환경과 시간대로 소소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집에 묵혀 둔 자전거를 들고 한강으로 출발하자.

서프오션
한강 뚝섬유원지에 위치한 워터스포츠 전문 클럽
전문 강사의 SUP와 윈드서핑 교육
장비 대여 서비스 제공
투어 및 각종 회사, 단체, 모임, 워크샵 행사 진행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윈드서핑장 40호 서프오션
070-7522-0730
surfocean.co.kr
*예약 필수

위클 여의도점
위클은 We+Cycle의 합성어로 여의도에 오픈한 자전거 판매장 겸 정비소다.
캐논데일, 브롬톤, 스트라이다, 베스비 등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정기 라이딩도 운영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4-8 신영증권 지하 1층
월~토요일 11:00~20:00, 공휴일 11:00~19:00 (일요일 휴무)
02-780-5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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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8-11-05 00:59:22
기어조절하는법을 까먹었다니.. 누굴 잡으려고..

아욱도어 2018-06-21 15:42:30
아직 6월인데요? 기사는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