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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 여행기
미국 와이오밍주 샤이엔 여행기
  • 앤드류 김 | 앤드류 김
  • 승인 2018.05.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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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가진 도시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곧게 뻗은 고속도로 따라 와이오밍주 주도 샤이엔으로 향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달려도 하늘과 맞닿은 녹색 초원지대는 끝이 없었다. 가도 가도 변변한 시골 마을 하나 눈에 띄지 않고, 오가는 차량도 드물어 짙은 외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60만 인구가 전부인 와이오밍주에 들어서면 고립이란 단어가 실감 나는 도시 샤이엔에 도착한다.

서부 컨트리 뮤직 가사에 가끔 등장하는 샤이엔은 익숙한 영화 속 작은 서부 도시 같다. 유명한 서부 영화 감독 존 포드의 <수색자>나 <황야의 결투> 등이 떠오르겠지만, 그의 작품 중에는 샤이엔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는 <샤이엔의 가을>도 있다. 미국 서부 개척 당시, 샤이엔이 대륙 횡단 열차의 중부와 서부를 잇는 주요 교통 요새였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약 150년 전, 대륙 횡단 열차를 개설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한 유니언 퍼시픽 레일로드Union Pacific Railroad의 사장 토마스 듀랜트Thomas Clark Durant는 이곳에 고풍스러운 현대식 역사를 완공한다. 대륙 횡단 열차 시승식과 함께 역사도 완성 시켰는데 현재도 우아한 역전으로 사용된다. 역전 광장에는 백여 년 된 시보레 승용차가 놓여있어 도시의 연륜을 더 해 준다.

발길을 돌려 찾아간 주 청사에는 와이오밍주의 모든 것이 담긴 대리석 휘장이 있다. 휘장 한가운데 여자가 있고, 양옆으로 카우보이와 농부가 서 있다. 이 사람들 사이에 EQUAL STATES(평등한 주) 라고 써진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 문구는 와이오밍주가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 곳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새겨졌다.

그리고 대리석 기둥에는 와이오밍주의 대표 산업이 적혀져 있다. LIVESTOCK(가축), GRAIN(곡물), MINES(광산,) OIL(석유)이다. 연방을 의미하는 독수리 발톱 아래 새겨진 44라는 숫자는 1890년 7월 10일에 와이오밍주가 미국의 44번째 주로 편입됐음을 의미한다.

역 앞과 주 청사 앞에는 여자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바로 와이오밍주의 에스더 판사다. 1789년 민주주의 국가를 내세우며 세계 최초로 대통령 선출한 미국이었지만, 미국식 남존여비 때문이었는지 여성에게 투표권이 없었다. 그 뒤로 90년이 넘어서 에스더 판사가 여자와 남자는 동등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있음을 주장한다. 결국 미국 최초로 와이오밍주에서 여성 투표권을 통과시켰다. 와이오밍주의 영웅이 된 그녀는 샤이엔 광장에 멋진 가방과 기다란 우산을 들고 당당하게 서 있다.

이 외에도 샤이엔이 중심이되어 이뤄낸 업적은 한둘이 아니다. 미국에서 최초로 여성에게 주지사와 조폐국 책임자를 부여했고,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이란 명칭을 만들어 선포했다. 바로 1872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옐로스톤 국립공원이다.

샤이엔 출신 캣 린은 서부로 달려오는 백인들에 의해 자연유산이 손상되는 것을 막으려고 연방에 많은 탄원서를 보냈고, 결국 정부가 그의 뜻을 받아들여 국립공원이 탄생한 것.

와이오밍주 캐치프레이즈인 Forever West(영원한 서부)처럼, 와이오밍주가 푸르른 초원의 기를 받아 또 다른 서부 개혁을 발표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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