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큐로 아웃도어 공동체를 찾다
바비큐로 아웃도어 공동체를 찾다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자료제공 차영기
  • 승인 2018.05.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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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기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장

리처드 랭엄의 <요리 본능>에 따르면, 인류는 화식을 하며 진화하게 됐다고 한다. 리처드 랭엄은 열량이 낮아 항상 허기졌던 생식에서 열량이 높고 위가 휴식 할 수 있는 화식으로서의 진화가 인류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대한아웃도어바비큐협회의 차영기 회장 역시 같은 생각이다. 차영기 회장은 그 옛날, 화식으로 시작된 인류의 음식 문화를 지금의 아웃도어 씬에서 재연하고 싶어 18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스포츠 바비큐라는 개념이 생소한 독자가 있을 텐데요.
스포츠 바비큐는 원시적이고 실험적인 바비큐 대회입니다. 먹거리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며 바비큐어들끼리 경쟁하는 형태죠. 하와이에서 처음 시작한 바비큐대회를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인데, 선수들이 저마다의 기술을 뽐내며 바비큐를 하면 심사위원이 맛과 태도, 위생상태 등을 보고 판단하죠. 일반인들도 누구나 와서 사먹을 수 있고, 선수들의 시그니처 상품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계셨네요.
모든 시작은 즐기며 일할 순 없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됐어요. 주말마다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떠나며 이 일에서 직업을 찾자는 생각을 했죠. 몇 년 전 tvN의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프로바비큐어’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어요. 지금은 한국 직업 능력 개발원에 정식 허가를 받고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30명이 바비큐 전문가 과정을 마스터 했습니다.

전국 단위 바비큐 대회를 다양하게 개최하셨어요.
2010년 영동 아마추어 바비큐 컨테스트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코리아오픈 천안 바비큐 챔피언십, 홍성 아웃도어 바비큐 카니발, 2016년 포천과 이천에서 바비큐 마스터스 대회, 2017 코리아 바비큐 마스터스 여주대회까지. 말하고 보니 정말 쉼 없이 달려왔네요. 그동안 신규 직업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을 도왔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많아요. 미국은 매년 500개 이상의 바비큐 대회가 열릴 만큼 활성화됐는데 그 정도 수준까지 발전시키고 싶어요.

미국과 한국의 바비큐 문화는 다를 텐데요.
많은 분이 바비큐는 서양에서 온 조리법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사실 바비큐는 매우 동양적인 음식문화입니다. 바비큐의 어원인 바베꼬어(Babercoa)도 동양인이 통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을 스페인어로 옮기며 생겨난 것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 우리 민족 역시 200년대 <삼국지> 위지동이전(魏志東夷傳)에 기록될 만큼 수렵과 고기를 즐겼어요. 결국, 바비큐를 어느 지역에서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규정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예요.

그렇다면 한국만의 바비큐 문화를 창조하는 일이 관건이네요.
그 옛날, 조상이 했던 것처럼 자연 속에서 즐기는 건강한 음식문화를 재현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동시에 잃어버린 공동체 의식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합니다.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이유이기도 하고요. 다양한 축제형식의 대회를 열어 아웃도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잘 노는 삶’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더욱 활발한 바비큐 문화의 교류를 위해 최근 일본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연계해 국제아웃도어바비큐 연맹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웃도어 독자들을 위해 바비큐 팁을 주신다면.
바비큐는 불이 아닌 열로 굽는 것이 맞습니다. 이때 열만큼 중요한 것이 연기죠. 좋은 불만큼 좋은 연기가 맛을 좌우합니다. 활엽수나 과일나무의 잘 마른 속살을 장작으로 쓰면 고기가 더 풍미 있어요. 참나무나 호두나무, 벚나무 껍질을 벗긴 속살을 칩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많아요. 그런 장작을 쓰는 것도 추천합니다. 탄 고기는 무조건 먹지 마세요. 잘 모르겠다면 키친 타올에 찍었을 때 검은 그을림이 아닌 투명한 기름이 찍혀 나와야 합니다. 그릴은 뚜껑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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