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의 영웅, 멋진 군인
산 속의 영웅, 멋진 군인
  • 박신영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8.05.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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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환,박성현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대 중사

지난겨울 설악산에서 진행된 제42회 한국등산학교 동계반 수업. 훤칠한 키의 젊은 남자들이 나타났다. 우람한 사내들이 양손에 피켈을 들고 빙벽을 오르는 모습에 일반 수강생들의 고개가 절로 돌아간다. 공군 항공구조대 SART(Special Airforce Rescue Team)이다. 한동안 멋진 모습이 잊히질 않아 정식으로 다시 만났다.

왼쪽 이충현 중사, 오른쪽 박성현 중사
왼쪽 이충현 중사, 오른쪽 박성현 중사

제42회 한국등산학교에서 뵙고 오랜만입니다.
이충환(이하 이) 안녕하세요.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의 항공구조대 이충환 중사입니다. 7년째 공군에서 항공구조사로 복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에 한국등산학교 동계반을 수료했고 옆에 있는 후배 박성현 중사가 올해 한국등산학교를 다녀왔습니다.
박성현(이하 박) 안녕하세요.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의 항공구조대에서 5년째 복무 중인 박성현 중사입니다. 저와 이 선배는 두 기수 차이가 나지만 제일 가까운 선후배 사이입니다.

항공구조사가 되려면, 한국등산학교 과정을 반드시 수료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항공구조대는 비상 탈출한 조종사를 구하기 위해 산, 강, 바다 등 지역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작전을 수행합니다. 전시에는 적진 한복판에도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격, 공중 침투 등 군사적인 수행능력은 물론이고 산악 등반, 수중 침투, 응급 의료 등 많은 특수 훈련을 합니다. 한국등산학교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암벽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항공구조사 개인이 선택해 입소합니다.
많은 항공구조사들이 암벽 능력 향상과 새로운 장비 동향 등을 알아보기 위해 입소합니다. 올해 한국등산학교 동계반은 설상훈련 위주로 진행돼, 눈밭에서의 다양한 기술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기술이 수반되는 만큼 항공구조사는 아무나 될 수 없겠어요.
공군 홈페이지의 항공구조사 채용 공고에 지원해 서류와 체력 테스트를 합격해야 합니다. 키 170cm 이상, 맨눈시력 0.8 이상의 성인 남녀 누구나 지원 가능 합니다. 체력 테스트인 턱걸이,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수영, 입영(물 위에 상체를 수직으로 세우고 떠 있는 기술)등을 통과하면 정식 항공구조사가 될 수 있습니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도 밑바탕 되어야 합니다. 체력 시험을 합격하면 입소 후 1년간 항공 구조 기본 교육을 받습니다. 많은 기술을 전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만큼 정신적, 육체적인 고통이 따릅니다. 항공구조사가 된 후에도 자기 관리를 위해 매일 운동하고 훈련을 거듭해야 합니다. 우리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항공구조사가 될 수 있습니다.

왼쪽 이충현 중사, 오른쪽 박성현 중사
왼쪽 이충현 중사, 오른쪽 박성현 중사

항공구조사 별로 담당하는 분야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격, 등산, 수영, 응급 등 모든 분야를 기본적으로 다루지만 각자 담당하는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수영선수 출신인 저는 해상 구조를 담당합니다.
저는 장비 담당입니다. <아웃도어>에서 나오셔서 말씀드립니다만, 실제로 항공구조사의 장비와 아웃도어 장비가 거의 동일합니다. 요즘에는 민간인분들도 고기능의 아웃도어 제품을 소지하고 있어 때때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일반 아웃도어와 군용 장비가 다를 거 같은데.
항공구조사의 의류와 장비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군용 보급품으로 기능성 제품을 다룹니다.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방수, 방풍은 물론이고, 난연 처리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합니다. 민간인들과 달리 화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군화는 고어텍스가 적용되고 접지력이 우수한 제품을 착용합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다면요.
지인과 종종 등산을 가며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접합니다. 그럴 때면 항공구조사가 아니라 일반인으로 아웃도어 제품을 구매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브랜드는 물론이고 아크테릭스, 511택티컬 등 해외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담당분야가 장비라 자연스레 아웃도어 브랜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타고니아 디자인을 선호합니다.

독자들을 위해, 산행 중 조난당했을 때의 대처법을 알려주세요.
무엇보다 체온을 유지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 후에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자리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헬기가 조난자를 감지하기 위해 거울 등 빛을 내는 물건을 소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항공구조사로서 또는 이충환,박성현으로서 꿈이 있다면요.
제 이름은 충성 충(忠) 빛날 환(奐)입니다. 이름의 뜻처럼 국가에 충성을 다하는 게 목표입니다. 항공구조사의 임무대로 내 목숨은 버리더라도 위험에 빠진 조종사의 목숨을 구하는 게 제 삶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제 목표도 이 선배와 동일합니다. ‘언제 어디든 우리가 간다’는 신념으로 각종 조난 상황에 빠진 조종사를 구출하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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