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전거 전시회인 ‘유로바이크 2009(EUROBIKE 2009)’가 지난 9월1일 ‘데모 데이(Demo Day)’를 시작으로 5일까지 독일 프리드리히샤펜(Friedri chshafen)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대만과 미국에서 열리는 자전거 전시회를 포함해 세계 3대 자전거 전시회로 꼽히는 ‘유로바이크’는 이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전시회와 자전거 관련 업체들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유로바이크’ 전시회 기간 동안 자전거 제품 판매만 약 1억70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에 이르고, 기타 자전거 의류와 부품 등까지 합치면 3억2000만 달러(한화 약 39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한다. 단 며칠간 열리는 전시회로는 실로 놀라운 매출이다.
경제 불황 속에 점점 커지는 세계 자전거 산업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전거 산업도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자전거 주요부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시마노(Shimano)>의 수입담당자 베른하드 랭(Bernhard Lange)은 “오늘날 자전거 산업은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황금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자전거 산업은 경제위기에 오히려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이다”라며 앞으로도 자전거 산업의 더 큰 성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미래에도 자전거 산업만큼 아웃도어 시장에서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야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에코(ECO)정책의 일환으로 자연과 환경보호를 위해 자전거 타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에 ‘자전거 타기 캠페인’, ‘자전거도로 증설’, ‘자전거 주차장 늘리기’, ‘지하철 내 자전거 전용칸 도입’ 등 국가적 차원에서 자전거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유로바이크’는 국내는 물론 세계 자전거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다. 고도화 사회에서도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자전거산업, 그 중심에 서있는 ‘유로바이크’를 들여다봤다.
다양한 기능의 의류와 용품 출시
특히 ‘유로바이크 2009’에서는 자전거 관련 제품들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배낭 부문에서는 초기의 제품들이 남녀의 신체 차이만을 구별했다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인간의 체형과 신체구조의 차이를 분석해 적용한 제품들이 많았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제품들이 바이어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는데, 독일의 아웃도어 배낭 브랜드인 <도이터(Deuter)>는 키가 큰 남자들을 고려해 만든 ‘도이터 EL’ 모델을 출시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액세서리의 발전도 눈에 띠었다. 자전거 GPS 시장이 커지면서 단순한 속도계나 디지털 지도로서의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심장박동과 페달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의 GPS가 출시됐다. 즉 이번 전시회의 자전거 관련 제품들은 ‘인체공학’과 ‘다기능 전자화’라는 두 테마가 조화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꺼지지 않는 테마, 초경량 자전거
매년 ‘유로바이크’를 찾는 이들이 기대하는 관심 중 하나가 바로 ‘어느 업체의 자전거가 현재의 경량화 기록을 깰 것인가’다. 자전거의 가격과 디자인을 떠나서 사용자들에게 효율적인 기능과 차체의 경량화가 구매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매년 ‘유로바이크’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치열한 각축이 벌어진다.
올해에는 소재의 변화를 통해 강하고 부식이 없는 차체를 개발하고, 기어시스템과 체인 형태 등의 변화를 통해 훨씬 가벼워진 자전거가 많이 선보였다. 또한 혁신적인 소재 선택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경량화 다툼을 가속하여 최근까지 7kg 내외였던 차체 무게를 6kg 안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독일의 대표적인 자전거 브랜드인 <스톡(STORCK)>의 경우 5.55kg에 불과한 ‘Fascenario 0.7’을 선보여 놀라운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최근 초경량 자전거는 단지 기술력을 입증하는 단계를 벗어나 점점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보통 8~10kg 내외의 MTB나 사이클의 경우 1000만 원 선을 왔다 갔다 하지만, 그만큼 구매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자전거 업체에서도 초경량 자전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6kg 대의 벽이 무너진 만큼 과연 어디까지 가벼워질지 내년 유로바이크에서도 가장 기대를 모으는 관심사다.
어워드, 패션쇼 등 다양한 행사도 열려
‘유로바이크 2009’에서 골드 어워드를 수상한 제품으로는 <카본 키네틱스 리미티드>의 ‘E-Bike’, <비르즈만>의 ‘드래곤플라이(DRAGONFLY)’, <포커스 바이크>의 ‘레이븐 익스트림(Raven Extreme)’, <아메리칸 바이시클 그룹>의 ‘퀸타나 루(Quintana Roo)’, <O-Synce>의 ‘미니프리(MINIfree)’, <다혼>의 ‘IOS XL 폴딩바이크’, <자이언트 MFG>의 ‘어센드(Accend) 1’ 등 총 8개가 수상했다. 그린 어워드에는 <부시&밀러 KG>의 범용 전원공급 및 충전장치인 ‘E-Werk’가 유일하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쎄븐써미트 박근영 대표
“미래의 자전거 트렌드를 알 수 있는 교류의 장”
해마다 전 세계의 자전거 전시회를 다녀보지만,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바이크는 세계 자전거 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정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를 알 수 있고, 여러 관련 업체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유로바이크 2009’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다양한 행사 규모로 치러졌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자전거 산업이 얼마나 커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전기자전거의 제작 기술 발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띤 제품은 역시 완성차 부문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제품의 경량화가 이어질지 모를 정도로 해마다 앞 다투어 선보이는 초경량 자전거는 가장 관심 있게 본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수입하는 <고스트>의 경우 모든 제품군에 걸쳐 컬러가 바뀌는 등 새로운 콘셉트로 변화를 추구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스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펼치는 자전거 경쟁은 유로바이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입니다. 유로바이크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만큼 놀라운 기능을 갖추고 있었고, 무엇보다 친환경 자전거 제품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앞으로의 자전거 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유로바이크 2009’가 내년에 선보이는 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하루빨리 국내에서도 최신 자전거들을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