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악회와 함께하는 빙벽학교
한국산악회와 함께하는 빙벽학교
  • 글 사진 김혜연 기자
  • 승인 2018.02.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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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기어의 빙벽 초보 탈출기

매서운 한파가 한반도를 장악한 겨울,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을 벗어나고자 사단법인 한국산악회의 빙벽 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산악회는 1945년 9월 15일 창립돼 본회 회원 및 일반 산악동호인을 대상으로 산악 강좌, 교육, 간행물 발간, 국내외 등산 교육기관과의 교류 등 기타 필요한 사업을 수행한다. 또한 과학적인 등산 교육을 실시해 올바른 등산기술을 전수하고 유능한 산악 지도자를 육성한다.

첫 주는 빙벽 장비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이론으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착용해보고 스스로 깨우치며 금세 장비 사용법을 숙지했다. 일반 아이젠보다 날카롭고 긴 스파이크를 가진 크램폰을 빙벽화에 착용하고 보행법을 연습했다.

둘째 주에는 판대 아이스파크 인공 암벽장에서 본격적인 빙벽 등반을 시작했다. 기본적인 등반법과 타격법을 배우고 강사님의 시범을 본 뒤 직접 얼음 위에서 자세를 잡았다. 차갑고 단단한얼음벽과 마주했을 때, 떨어지지 않겠다고 아등바등 매달렸다. 조그만 크램폰과 바일에 몸을 맡긴 체 얼음벽에 붙어있자니 아래를 내려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교육 후 근육통에 시달렸지만, 그 또한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즐거웠다.

셋째 주, 이제 제법 안정적인 자세가 나왔다. 여유가 생기자 X바디, 지그재그바디, N바디 등반 자세를 잡아봤다. 손발이 계속 꼬였지만 자세 교정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등반을 할 수 있게 됐다.

3주간의 교육이 얼음과 친해지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넷째 주는 믹스등반으로 실전에 도전한다. 교육장으로 가는 길은 아찔한 바위를 오르고 꽁꽁 언 계곡을 지나는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설악산의 숨은 비경은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깊은 산속에 숨어있는 자연 빙벽은 그 위용만큼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또 이런 기회가 찾아올까 하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그곳을 누볐다.

오르락내리락 웃고 울고 깨방정 떨다 보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지막 교육 날이 왔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빙벽 학교를 시작했는데, 많이 변해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것은 비단 등반의 실력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배려하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 방법을 익혔다.

배움은 항상 소중하다. 소중한 배움의 기회에 감사드리며, 무럭무럭 성장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받은 배움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졸업식 날 원장님께서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냥 늙어가지 않고 탐스럽게 잘 익어갈 수 있도록 매사에 바른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장비 대여부터 많은 등반 및 삶의 지식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한국산악회 산악연수원 허욱 원장님 외 강사님들 그리고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이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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