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소설 <황금피켈> 저자 김헌상
산악소설 <황금피켈> 저자 김헌상
  • 글·김경선 기자 |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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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산은 인간에게 용기와 영감, 진리와 지혜를 선물합니다. 직접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산에 오르는 이들의 삶속으로 뛰어 들어가 우리의 삶을 한번쯤 뒤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산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겨 있는 소설 <황금피켈>의 저자 김헌상(41세) 씨는 책의 집필의도를 이렇게 말했다. 저자 스스로도 히말라야의 많은 고봉을 등반한 경험이 있어 자신의 체험과 오랜 세월 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을 풀고 싶었다는 김헌상 씨. 많은 산악인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산에 오르는 이유가 그의 책에 담겨 있는 것이다.

책을 통해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생생한 묘사와 산악인의 고뇌는 그의 경험에서 나왔다. 초오유(8201m), 시샤팡마 중앙봉(8013m), 안나푸르나(8091m), 다울라기리(8167m), 로체(8516m) 등 수많은 고산을 등반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직접 느꼈던 그이기에 소설은 더욱 절실하고 리얼하다.

세계 최초로 k2 북벽을 등정한 한 산악인이 현실을 뒤로한 채 에베레스트에 올라 최후를 맞이한다는 그의 소설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서라도 산에 오를 수밖에 없는 산악인들의 숙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학시절 산악부에 들어가 산을 만났습니다. 학창시절 내내 책상에 않아 공부만 했던 것에 대한 반발심이라고 할 수 있죠. 편안한 동아리도 많았지만, 저는 제 몸을 혹사시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산을 만났고 산을 너무 사랑해 지금껏 산과의 인연을 놓지 못하고 있는 김헌상 씨는 대한산악연맹에서 10년을 일했고, 얼마 전 <노스페이스>를 전개하고 있는 골드윈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다. 20년 가까이 산은 그의 삶이고 생활인 것이다.

이번 소설 <황금피켈>은 그의 두 번째 소설이다. 2005년 첫 소설인 <빙하의 꿈>을 발간한 이후 한 선배의 죽음을 계기로 <황금피켈>을 집필했다. 프로 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작가가 직장생활을 하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었지만, 그는 자신 안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풀어내고 싶었다.

“산을 너무나도 사랑하던 한 선배가 간암이라는 병을 안고 아무도 모르게 섬에 들어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토록 산을 사랑했던 선배가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니…. 과연 그에게 산은 무엇이고, 죽음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 사건이 저에게 영감이 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황금피켈’에는 그가 말하고픈 주제가 담겨있다. 오늘날의 보편적인 가치는 황금만능주의다. 늘 최고를 추구하며 1등이 아닌 이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김헌상 씨는 “여기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1등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어떤 목표가 있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황금피켈>의 주인공을 통해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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