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가 어렵다면 세이셸은 어때요?
몰디브가 어렵다면 세이셸은 어때요?
  • 글 사진 표현준 기자
  • 승인 2018.02.07 0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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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뛰어넘는 제2의 신혼여행지
휴양과 체험, 동시에

인도양, 넓은 바다 건너 아프리카 대륙에 조금 미치지 못한 곳에 모니터 풀스크린으로 세계지도를 펼쳐도 보이지 않는 작은 섬들이 모인 나라 세이셸seychelles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휴양지 몰디브에서 약 2000km 서남쪽(아프리카 대륙 방향)으로 115개의 섬들이 모여 나라를 이룬 군도 세이셸은 아프리카와 인접해 있지만 말라리아나 황열병 주사접종이 필요 없다. 대륙에서 1500km 멀리 떨어진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우기도 없고 비자도 필요 없다. 연중 22~32도를 유지하는 날씨는 휴양에 딱 적합하다. 눈부시게 하얀 백사장, 노란 화강암, 에메랄드빛 해변이 조화로운 바다와 에덴의 낙원이라 불리는 깊은 숲을 가진 세이셸의 매력을 살펴보자.

세이셸의 매력 3가지
첫째, 작은 나라 아기자기한 여행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 마헤Mahé에는 전체 인구의 80%인 6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마헤는 서울의 1/4 크기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로 알려진 빅토리아시가 있다. 빅토리아는 아담한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한 국가의 수도로서 모든 기능이 집약된 초정밀 도시다.

빅토리아의 중심은 인디펜던스Independence 스트리트 교차로 한가운데 서 있는 빅토리아 시계탑이다. 은색으로 번쩍이는 빅토리아 시계탑은 1901년 별세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추모하며 만들어졌다. 이후로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 작은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는 셈이다. 시계탑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어느 쪽으로든 걷다 보면 쉽게 도시의 경계를 만날 수 있다. 몇 걸음 걷지 않아도 거리마다 느낌이 다채롭다. 작은 면적 안에 병원, 우체국, 도서관, 마켓, 호텔, 경찰서 등이 밀집해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도시여행’ 하면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더듬듯 도시의 일부만 경험하고 오는데 세이셸은 잠깐의 산책으로 도시 전체를 돌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시내에는 싱싱한 수산물이나 채소, 향신료, 공예품을 판매하는 셀윈클라크마켓sir Selwyn-Clarke Market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세이셸에 가면 반드시 구해야 할 특산품 타카마카(럼)를 이곳에서 면세점보다 저렴하게 쇼핑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둘째, 에덴동산 세이셸의 아름다운 자연
세이셸의 115개 군도 중 가장 알려진 섬은 수도 빅토리아가 있는 마헤에서 북동쪽으로 45km 떨어진 섬 프랄린Praslin과 라디그La Digue다. 프랄린의 발레 드 메Vallée de Mai(5월의 계곡) 국립공원은 높이 30m의 야자수가 울창한 숲으로 1983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앙스라지오Anse Lazio 해변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화강암, 에메랄드 빛 바다의 조화가 빚어낸 아름다움으로 트립어드바이저, 기네스북에 소개된 프랄린 최고의 명소로 꼽힌다. 라디그 섬의 ‘앙세 소스 다종’ 해변 역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해변에 선정되었으며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세이셸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도 많다.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Aldabra Giant Tortoise)은 한 때 인도양에 널리 분포했지만 지금은 세이셸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자이언트 거북은 무게가 300kg이 넘고 평균수명은 100살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는 멸종 위기의 생물이지만 세이셸 내에서는 인구보다 많은 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코코 드 메르Coco de Mer Palms 역시 오직 세이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비한 야자수다.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 세계에서 가장 큰 씨앗 등의 수식어를 가진 이 나무는 씨앗의 무게가 무려 22kg이나 된다. 나뭇잎이 1년에 하나씩 자라서 나뭇잎 수를 세면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코코 드 메르는 암수를 구분하려면 25년이 지나야 한다. 이것은 세이셸의 거북과 마찬가지다. 태어났을 때는 암수 구분이 없다가 자라면서 성이 생긴다고 하니 여러모로 신비한 섬이다. 사람도 성인이 되기 전까지 남녀를 구분할 수 없다면 어떨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에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 외에도 200여 마리 멸종 위기의 세이셸 거북을 보호하고 있는 쿠리우스 섬이나 생태계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어 수많은 열대 새를 만날 수 있는 쿠쟁 섬 등이 인간의 노력으로 보존되는 최후의 낙원이라는 세이셸의 수식어를 지켜내고 있다.

셋째, 나를 만나는 시간, 리조트
세이셸이 외부로 알려지는데는 허니문 리조트 역할이 컸다. 유럽과 이외의 지역에도 오바마, 베컴, 폴메카트니, 토니 블레어, JK 롤링, 윌리엄 왕세손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의 리조트 방문이 알려지면서 부터였다. 세이셸의 리조트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시설 내에서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프랄린의 가장 매혹적인 해변으로 꼽히는 프라이빗 비치 앙스 조르주테도Anse Georgette 콘스탄스 르무리아Constance Lemuria리조트 내에 위치해 있다. 자연과 조화롭게 꾸며진 시설들은 이용객들이 세이셸의 자연에 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준다.

느린 시간 속으로 타임슬립
출발과 도착 사이의 모든 시간을 스케줄링 해야 하는 도시여행과 달리, 세이셸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떠나온 도시와 일상의 무게를 시계와 함께 내려놓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느린 시간을 즐길 수 있다. 고무줄처럼 늘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영원할 것 같았던 세이셸의 시간도 손가락 틈 사이로 흐르는 고운 모래처럼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남겨진 사진과 추억은 책상 위에 올려둔 방향제처럼 두고두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팍팍한 일상을 치유해 줄거라 믿는다. 혹, 세이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 있다면 꼭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섬에 머무는 동안 반짝거리는 시간을 흠뻑 즐기세요.

표현준
여행사진가

홍익대학교 대학원 사진과 졸업. 사진, 자연여행, 캠핑을 테마로 신문·잡지 기고 및 개인미디어 운영으로 독자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매년 두근두근 몽골원정대를 인솔해 몽골의 자연을 여행합니다. 저서로는 <쨍한 사진을 위한 DSLR활용 테크닉>(2005), <아이와거닐기>(2017)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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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름 2018-02-07 17:45:17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