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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양반’
  • 글·김경선 기자ㅣ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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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TRAVEL 안동 | ④ 맛 기행

군침 꿀꺽 넘어가는 ‘안동 三味’…간고등어·찜닭·헛제삿밥

안동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음식 세 가지가 있다. 간고등어와 찜닭과 헛제삿밥이다. 양반 많기로 소문난 안동. 이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사로잡은 음식의 맛이 궁금하다. 안동에 가면 꼭 한 번은 먹어봐야 할 음식을 소개한다. 

맛하나, 간고등어
쫄깃한 살 발라 한 입에 쏙~

안동의 별미하면 간고등어다. 그런데 좀 생뚱맞다. 서쪽으론 백두대간이 동쪽으론 낙동정맥이 꿋꿋하게 버티고 서있어 바다와 동떨어진 내륙에 웬 고등어? 고등어가 어떤 생선인가. 잘 상하고 비리기로 치자면 둘째가가 서러운 생선 아닌가.

안동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것은 바다와 먼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간고등어의 생명은 소금 간. 경북 안동에서 바다가 제일 가까운 강구, 축산, 후포 등지에서 우마차와 지게로 꼬박 1박2일 동안 고등어를 실어 나르면 현재는 수몰된 임동면 채거리에 고등어를 넘길 때 쯤 상할 듯 말 듯 한 상태가 된다. 이 때 소금으로 간을 했더니 최상의 간고등어 맛이 나온 것이다.

안동 간고등어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마트,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 팔리고 있다. 적당히 간을 하고 손질해 포장된 간고등어는 조리가 쉽기 때문이다. 안동 일대만 가더라도 간고등어를 내세운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하나 같이 ‘안동 간고등어’ 집이다. 그 중에서 안동댐 인근 월영교 옆 음식거리에 간고등어집들이 몰려있다.

고등어 요리로 이름 난 음식점 ‘양반밥상’은 안동간고등어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주)안동간고등어가 연 프랜차이즈 1호다. 음식점의 주 메뉴는 간고등어 구이와 조림. 안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지글지글 고등어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긴다.

간고등어 구이는 먼저 눈을 매혹시킨다. 기름이 좔좔 흐르는 간고등어 한 마리에 각종 나물과 밑반찬이 한상 차려진다. 게다가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간고등어 살을 발라 흰 쌀밥과 같이 먹으면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맴돈다. 어느새 밥 한 공기가 뚝딱 사라진다.

‘양반밥상’의 류영동 사장은 “고등어를 구울 때 청주를 조금 뿌려 잡냄새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며 담백한 고등어의 참맛을 느끼고 싶다면 구이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간고등어는 구이 외에도 조림과 찜 등 다양한 조리법이 있다. 큼직하게 썬 무와 각종 야채를 함께 곁들어 졸인 조림도 칼칼한 맛에 인기가 좋다. 구이는 7000원, 조림은 8000원, 고등어양념구이는 9000원이다.
안동댐 월영교 인근의 양반밥상(054-855-9900), 하회마을 입구의 옥류정(054-854-8844) 등이 유명하다.


맛둘,  찜닭
전 국민 사로잡은 꼬꼬댁의 재발견

몇 년 전 서울에서는 유래 없이 찜닭집이 성행했다. 일명 ‘안동찜닭’을 표방한 음식점들이다. 얼마나 그 맛이 훌륭하기에 까다로운 신세대 입맛까지 사로잡았을까.

찜닭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동 도성 안쪽에 살던 사람들은 특별한 날에 닭을 쪄서 먹는 풍습이 있었다. 사람들은 도성 안쪽 사람들의 먹거리를 가리켜 ‘안동네 찜닭’이라고 불렀는데 이후 안동네 찜닭이 ‘안동찜닭’이 됐다는 것이다.

안동사람들이 떡볶이 먹 듯 자주 먹는다는 찜닭은 안동 구시장 통닭 골목이 원조다. 현대, 우정, 중앙, 유진, 매일 등 자그마한 통닭집 20 여 곳이 골목 양쪽으로 빽빽하게 들어서있다. 메뉴는 간장조림닭, 야채닭, 통닭 등이지만 뭐니뭐니해도 찜닭이라 부르는 간장조림닭이 가장 인기다.

찜닭은 닭볶음탕과 갈비찜의 중간쯤을 연상시킨다. 닭과 야채를 고열에 익혀 쫄깃한 당면을 넣어 안동 스타일의 닭요리를 만들어냈다.

“이 골목에서 찜닭이 생겼어요. 20년 전만해도 골목에는 닭장이 가득할 정도로 난장이었죠. 닭털 날아다니는 골목 한 귀퉁이에서 상인들이 닭을 튀겨 팔면서 닭골목이 형성됐습니다. 그러다 단골손님들 요구대로 이것저것 넣다 보니 찜닭이 만들어진 거죠.”

1980년대 초부터 찜닭을 만들어 왔다는 ‘유진통닭’은 현재 닭골목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원조집 중 한 곳. 닭골목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한 ‘유진통닭’의 박춘혜 사장은 찜닭을 ‘중독’이라고 정의했다.

“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찜닭을 좋아하는 연령층이 다양해요.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중독성이 있거든요. 그래도 찜닭은 매울수록 제 맛입니다.”

고춧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음에도 찜닭은 맵다. 몇 입 베어 물다보면 입술이 얼얼해질 정도다. 매운 맛의 비결은 청량고추. 하지만 매운맛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주문 전에 “맵지 않게 해주세요” 한 마디면 충분하다.

찜닭은 3~4명 정도가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이 푸짐하다. 찜닭 한 접시에 2만원이다. 유진통닭(054-854-601), 현대통닭(054-852-3161), 남성통닭(054-854-2306), 밀레니엄통닭 (054-855-5414) 등이 있다.


맛셋, 헛제사밥
양반님 허기 달래는 야참

저녁을 아무리 거하게 먹어도 야심한 시각만 되면 으레 뱃속에서 야참 달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아무리 양반이라고 한 들 배꼽시계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안동 헛제삿밥은 양반들이 밤참거리로 애용하던 허드레 음식이다.

헛제삿밥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 안동지역에 살던 유생들이 제사음식을 차려 놓고 풍류를 즐기며 허투루 제사를 지낸 뒤 음식을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과 외지에서 온 손님에게 제삿밥과 똑같이 음식을 대접해 헛제삿밥이 됐다는 설이다.

어떤 설이 진짜든 간에 헛제삿밥은 정갈한 맛이 일품이다. 거기다 제사 음식이야 갖은 정성을 다하기 때문에 맛은 기본이다. 헛제삿밥은 제사에 사용되는 세 가지 색 나물과 각종 전과 적이 한데 담겨져 나온다. 특이한 것은 산적에 간고등어와 상어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또 탕과 간장, 밥 한 그릇이 함께 나온다. 제사 음식이 그렇듯 고춧가루와 마늘 등 자극적인 양념을 넣지 않은 음식은 시종일관 담백하다.

안동에서 헛제삿밥으로 가장 유명한 집은 안동댐 근처에 있는 ‘까치구멍집’이다.

“안동에 워낙 종가가 많다보니 당연히 제사도 많았죠.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을 한 데 모아서 비빔밥을 만들어 먹던 것이 발전해 헛제삿밥이 된 거에요.”

‘까치구멍집’ 주인 말처럼 헛제삿밥은 각종 나물과 밥을 비벼 먹는 음식이다. 고사리, 무, 취나물, 콩나물 등을 조물조물 무쳐 한 그릇에 담고 간장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고소한 맛을 낸다. 중요한 것은 고추장대신 간장으로 간을 한다는 것.

헛제사밥과 더불어 인기 있는 것은 안동식혜다. 일반적인 식혜와 다르게 붉은 국물에 잘게 다진 무가 첨가된 안동식혜는 새콤하고 매운 맛이 독특하다. 담백한 맛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헛제삿밥과 궁합이 잘 맞는다.

안동에서 양반의 밥차림이 궁금하다면 헛제삿밥을 먹어보자. 넉넉한 인심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상차림을 받으면 진짜 양반이 된 듯 입과 마음이 뿌듯해진다. 헛제사밥은 6000원, 양반상은 1만원, 쇠고기산적 6000원, 상어꼬치 6000원이다. 안동댐 인근의 까치구멍집(054-821-1056), 하회마을 입구의 민속식당(054-856-1145), 민속음식의 집(054-821-2944)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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