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의 고장에서 만나는 문화…고택체험, 전통문화 체험, 박물관 기행
‘양반의 고장’ 안동은 도산서원, 병산서원, 봉암서원 등 수십 개가 넘는 서원과 하회마을, 수애당, 지례예술촌 같은 고택들이 즐비한 ‘전통의 고장’이기도 하다. 학문과 예절, 가문과 혈통을 중시했던 옛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안동. 이 고장에는 즐길 거리도 넘쳐난다.
달빛에 영그는 나그네의 밤, 고택체험
안동에는 각 시대를 망라한 280여 점의 다양한 문화재와 함께 서원ㆍ종택ㆍ정자 등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목조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고장이다.
최근 안동에서 인기 있는 여행 테마는 고택체험. 고풍스러운 한옥에서의 하룻밤은 전통문화를 몸소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낮잠도 자보고 뜨끈한 온돌방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례예술촌은 임하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어 아침이면 자욱한 물안개에 잠긴 고택을 만날 수 있다. 4인실은 10~15만원, 2인실은 5만원이다. 추가요금은 1인당 5000원. 이 외에도 제례체험, 서예·탁본 체험, 국악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054-822-2590 www.chirye.com
우리 것은 소중한 것, 전통문화 체험
도시의 편리함에 젖어 우리 것의 소중함을 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통문화는 생소하기만 하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통문화는 낯선 것이 현실. 하지만 안동에서는 우리 것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만한 공간이 많다.
전통문화 체험은 좀 더 빠르고 자극적인 것을 쫓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선물한다. 매일 게임기를 벗 삼는 아이나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과의 소통이다.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 잠시 자연과 호흡하는 사이에 가슴을 짓누르던 스트레스는 저 멀리 사라진다.
전통문화는 자연과 소통하는 문화다. 하회탈 만들기나 도자기 만들기, 장승 만들기, 천연염색 체험, 다도예절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우리의 문화를 배우며 자연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최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족 단위의 체험객들이 늘고 있다.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보고 느끼고 깨닫는다. 특히 2006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한 안동은 정신문화를 배우려는 체험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150만 명 이상이 안동에서 전통문화 체험을 했으며 외국인 체험객도 8000명 이상이다. 깊어가는 가을, 뜻 깊은 여행을 원한다면 안동이 제격이다.
머리를 살찌우는 박물관 기행
눈이 즐거운 여행도 좋지만 이제 머리가 살찌는 여행을 떠나보자. 시대별로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안동에는 무려 20여 개의 박물관과 전시관이 있다.
조상들의 얼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향토교육자료관은 지역사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와 민속자료, 화폐, 교과서 변천사 등이 전시돼 있으며, 안동대학교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안동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전시해 놓았다.
기와그림전시관, 안동한지전시관, 안동자연색문화체험관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기와그림전시관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후기까지의 기와그림을 만날 수 있으며, 한지전시관에서는 닥나무를 원료로 만든 한지공예품들을 볼 수 있다. 자연색문화체험관에서는 천연염색과 규방공예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밖에도 안동에서는 이육사 문학관, 독립운동기념관, 안동물문화관, 보물각(태사묘), 승원각(군자마을), 한동포전시관, 영모각(하회마을) 등 다양한 전시공간을 만날 수 있다.